
1973년 가을, 당시 전공의 3년차이던 나는 정부의 무의면無醫面 해소책에 동원되어 충남의 한 작은 면 보건지소에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며 혼자 지내고 있었다.
마을엔 찻집과 주가酒家가 각기 하나씩 있어 한 주일이면 서너 날씩, 일과를 끝내거나 저녁식사를 마친 동네 유지들- 우체국장, 파출소장, 농협지소장,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면장과 동네 어른 두엇- 이 다방에 모여 관내에 하루 일어난 일들,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담소하듯 논의했다. 한두 식경이 지나 대충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으레 주당 서넛은 정례처럼 이웃 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막걸리 판을 벌렸다.
표현할 말이 이리 빈약 하니 이해 하게나
눈 한번 띠지 않고 작은 컴의 글씨를 토씨 하나 안빼고 일었다는것
알리네
전공의 때 벌써 위의 시를 썻다니
의사 생활 내내 어찌 저 마음응 잠재우고 지났나 .....
새로운 삶이 아닌 가슴속 깊이 눌러 놓았든 것들을
지금 풀어 내고 있구나 .....
읽으며 엣날 누가 썻었든 압로강을 읽을 당시의
그 감정이 잔잔한 따뜻함이 살아나는 마음이 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