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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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ㅡ <'여름용' 日記 (2849) >
2012.03.12 04:17

< 홍세화가 말하는 홍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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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우연이 있었다. 하나는 프랑스 땅에 떨어진 것, 또 하나는
파리에서 빈대떡 장사를 할 자본이 없다는 것.
아무 카폐든지 한 귀퉁이를 빌려서라도 빈대떡 장사를 해 보겠노라
고 마누라와 꽤나 돌아다녔다.
그때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면 지금도 열심히 빈대떡을 부치고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나는 빈대떡을 아주 잘 부친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 대신
'나는 빠리의 빈대떡 장사' ? 글쎄,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아무튼 두 가지 우연과 몇가지 필연,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란게 합쳐져
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나는 나이를 꽤나 먹었지만 나이 먹기를 꽤나 거부하려고 한다.
[양철북]의 소년도 아니면서 말이다.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는 게 주책없
는 일임을 안다.
그렇다고 하릴없는 수작이라고 까지는 생각지 않는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한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 봤자 사병으로 남는다.
실재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이 사병으
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오래전부터 가졌던 생각이다. 따라서 나에겐 나르시시즘이 있다.
내 딴에는 그것을 객관화함으로서 자율 통제하려고 애 쓴다. 그러면 전투
는 왜 하는가 ? 살아야 하므로, 척박하나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
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이고자 한다.
거름이고자 하는 데에는 자율 통제가 필요치 않다. 욕망이 춤춘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이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
댓글 5
-
김동연
2012.03.12 04:17
-
하기용
2012.03.12 04:17
* 1994년 NZ로 옮겨가
매일매일 적적하게 지내던 어느날,
하나밖에 없는 우리 책방에서 [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 ]
를 발견하고 눈물로 지새우는 < 홍 세 화 > 와 같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귀국 후 그가 한겨례신문의 기획위원으로 있는 것을 보구
별로 기대하지 않고 지내고 있음다 ...... -
연흥숙
2012.03.12 04:17
두분의 독서량이 맞수가 되시는군요. 전 하수 ㅋㅋ
하기용씨 그 때 그 눈물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
하기용
2012.03.12 04:17
* 홍세화는 우리보다 2~3년 후배로
처음엔 서울공대 건축공학과에 입학 후
취미에 안 맞아 다음해에 문리대 국문학과
로 방향을 바꾼 우수한 학생으로서, 문리대
시절 각종 대모를 주도하다가 막판에 파리로
도망가서 10년동안 무지하게 고생한 친구지요 ...... -
하기용
2012.03.12 04:17
* 홍세화는 경기고 졸업.
< 쎄느강은 좌우로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
< 악역을 맡은자의 슬픔 >
< 빨간 신호등 > 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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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를 읽고
홍세화씨를 아주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이 땅에 사는 것이 전투라고 생각하고
척탄병이고 싶다니 싫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