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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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ㅡ <'여름용' 日記 (2927) >
2012.05.21 03:45

* 오늘 하루도 공원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아침부터 환경미화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 ( 2012.5.20.)
< 오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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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천 득 -
*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었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이 나였던 오늘.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쳐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得了愛情通苦
失了愛情通苦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었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듯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댓글 8
-
김영길
2012.05.21 03:45
-
하기용
2012.05.21 03:45
* 김박사 ! 오랜만야.
오월은 가장 좋은 계절.
둘이서 공원을. 산천을. 바다를
걷게 되면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일세 ...... ㅎ ㅎ -
연흥숙
2012.05.21 03:45
피천득선생님은 어떻게 이렇게 쉽고 간결하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잘 표현하실 수 있으실까?
선생님의 양복은 항상 대림질하지 않은 채로 보이고
모자도 우굴거려 보이고, 옆에 끼고 다니시는 가방역시
오래된것 같았다. 어느 하나 반듯하게 새롭게 보이지
않듯이 선생님의 글은 양복에서도, 모자에서도 가방에서도
짜면 짤 수록 묵은 정이 묻어 나온다. -
연흥숙
2012.05.21 03:45
승자야, 우리가 이런 선생님께 배운 날이 있었다는 것이
참 행운이지. 선생님을 생각하면 작은 얼굴에 웃음이 항상
있으셨고 목소리는 명확, 명쾌하셨고 인자하셨어. 이종수학장님,
장왕록 선생님, 그리고 우리과의 주정일 선생님 모두 오랫동안
가슴을 설레게 하신 분들이였어. -
김승자
2012.05.21 03:45
흥숙아, 피선생님의 모습을 잘 표현했구나.
Glaring glasses에 반영된 오월의 서정이 반짝이면서도
구김살 사이에 아이같은 청순함이 늘 고여있었던 것 아닐가? -
민완기
2012.05.21 03:45
피선생님은 제가 고 1때 을지로6가 교정에 오셔서 정원앞의
돌위에 걸터앉으셔서 뭔가를 읽고 계셨는데 그때는 누군지
모르고 웬 어른이 한잔하시고 쉬시나부다했는데 당시교직원들의
대하는 태도가 달라 어리둥절한 일이 있읍니다. -
민완기
2012.05.21 03:45
그훨씬후에 돌아가셔서 아산병원에 문상갔을때
"아 님은 가셔도 주옥같은 글을 남겨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하고 삼배올린일이 기억납니다. 감사. -
하기용
2012.05.21 03:45
* < 연 흥 숙 > 여사와
< 김 승 자 > 여사를 부러워 하면서
< 완기성님 > 의 삼배글월을 다시 한 번 읊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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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한바퀴 우리집 사람과 걷고 돌아
왔는데 정말 오월은 신록의 달이야. 누가 우리
집에 방문 한다고 하면 오월에 오라고 추천하고
싶으네. 함께 걸어 보고 싶은 길들이 많아.
하형 그곳도 오월 산천이 너무 아름답겠지.
앵두 딸기 모란 등등 보기만해도 마음이 새로와
지지. 남은 오월 다 가기전에 좋은 추억거리
하나 만들어 두시면 어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