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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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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2.07.25 05:30

오세윤 조회 수:140

 

                                           "문학은


실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묘사할 때


예술성을 획득한다.


문학의 목적은 진실과 정직이며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안톤 체호프 (1860~1904)






 

신참 작가들을 위한 지침서

 

 

 

안톤 체호프

 

 

축하선물 - 우체통을 대신하여

(작가 의 글을 읽고 감동받은 독자들의 편지,

원고를 청탁하는 편지 혹은 원고료를 담은 편지 등이 많기를)



갓 태어난 아기들은 모두 열심히 씻겨야 한다

그리고 최초로 받은 주변의 인상에서 잠시 쉬도록

한 다음에는 매질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촉구하여야 한다



'쓰지 마! 쓰지마! 작가가 되면 안돼!'

만약 이러한 태형에도 불구하고 이 젖먹이가 작가적 소질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살살 구슬리기를 시도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구슬리기도 도움이 안 된다면 그 때는

단념하고 '가망 없음' 이라고 써라



작가가 되고자 하는 열망은 불치의 병이다

글쟁이의 길은 처음부터 가시, 못, 쐐기풀이 사방에 뿌려져 있다

따라서 건전한 분별을 갖춘 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작가라는 직업을 스스로 피해야 할 것이다. 만일 혹독한 운명이

이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작가의 길로 떠밀어 버렸다면

그 때에는 그와 같은 자기 운명의 불행을 경감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지침서를 지표로 삼도록 하라



1) 우연히 작가가 된 사람이나

취미로 작가가 된 사람이 전업 작가보다 더 좋다는 점을 기억하라

시를 짓는 역무원이 역무직에 종사하는 시인보다 더 낫다



2)문학 분야에서는 실패는

성공보다도 천 배나 좋은 일이라는 점 또한 염두에 두라

전자는 단지 환멸과 우체통이 주는 솔직한 모욕만으로 벌을 주지만

후자는 원고료를 받기 위한 지긋지긋한 행진, 원고료를 수령하기

그리고 새로운 시도들을 초래한다



3) '예술을 위한 예술' 로서의 글쓰기가

돈을 벌기 위한 창작보다 더 돈벌이에 유리하다

글쟁이들은 주택을 구매하지도 않거니와 1등칸 좌석에 앉아

여행하지도 않으며 도박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거처는

가구가 딸린 월세방이며 이동 방법은 두 발 보행이다



4) 명성은 시인의 낡은 누더기 옷에 대한 확실한 보수이다

문학적 명성 또한 '작가' 라는 단어를 터득하기 위해서 '3만 단어

외래어 사전' 을 참고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나라에서나 있을 법하다



5) 글쓰기 행위는 이름, 종교, 연령, 성별,

교육 수준에 따른 법정자격, 그리고 가족 상황에 무관하게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시도할 수 있다. 미친 사람도, 연극에 심취한 사람도,

심지어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조차도 글 쓰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가능성으로 볼 때 등단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단 성인들이다



6) 보통 수준의 지능 이외에도

자기 인생 나름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가장 높은 원고료를 받는 사람은 산전수전 다 겪은 자들이다

가장 낮은 원고료는 순수하고 퇴폐적이지 않은 자들이 받는다

전자는 다음과 같다: 3번 결혼한 자, 자살 미수 유경험자, 도박으로

재산을 날리고 패가망신한 자, 결투에 나서는 자, 빚을 지고 내뺀 자, 기타 등등

후자는 다음과 같다: 빚이 없는 자, 새신랑, 술 안 마시는 자,

여학교 학생,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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