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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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도 / 퍼옴
2012.08.08 15:49
아름다운 기도 - 송길원 교수 -
나와 아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오른손잡이 인데, 아내는 왼손잡이다.
그래서 습관에 따라, 국그릇을 왼쪽에다 잘 갖다 놓는다.
별거 아닐 것 같은 그 차이가, 신경을 건드린다.
거기다 나는 종달새 형이다. 새벽 시간에 일어나 설친다.
늦잠을 자면, 무조건 게으르다고 여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올빼미 형이다.
밤새 부엉부엉 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든다.
도대체 맞는 구석이 없다.
나는 물 한 컵을 마셔도, 마신 컵은 즉시 씻어 둔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언제 해도 할 일이며
제가 다시 손을 댈지 모를 일 아닌가말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게 안 된다.
찬장에서 꺼내 쓸 그릇이 없을 때까지, 꺼내 쓰다가
한꺼번에 씻고, 몸살이 난다.
나는 미리 준비하는 스타일(style)이다.
그런 나와 달리, 아내는「떠나야 할 시간에」
화장한다고 정신이 없다.
다가가서 보면 참으로 가관(可觀)이다.
화장품 뚜껑이라는 뚜껑은, 다 열어 놓고 있다.
나는 그게 안 참아진다.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낸다.
“아니, 이렇게 두고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향(香) 다 날아가고 뭐 땜에 비싼 돈 주고 화장품을 사
차라리 맹물을 찍어 바르지. 확 부어버려.
맹물 부어줄까 그래.”
거기다 나는 약속 시간에 늦은 적이 거의 없다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성경책까지 들이밀었다
“여보, 예수님이 부활만 하시면 됐지, 뭐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 세마포와 수건을 개켜 놓고 나오셨겠어?
당신같이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에게, 정리정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게 부활의 첫 메시지야
당신 부활 믿어. 부활 믿냐고?”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세울 때
하늘의 음성을 들었다.
"야, 이 자식아
잘하는 네가 해라
이놈아 안 되니까「붙여 놓은 것」아니냐 ”
너무 큰 충격이었다.
생각의 전환, 그렇게 나 자신을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나의 은사(gift)는 무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를 알 수 있다.
내 속에서 생겨나는 불평과 불만,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은사인 것이다.
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나뒹구는데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정리정돈에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
하나님은 이 은사를 주신 목적이
상대방의 마음을 박박 긁어 놓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무기로 사용하라는데 있지 않다. 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섬기라고」주신 선물이다.
바로 그 때,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아내한테는, 뚜껑 여는 은사가 있고
나에게는, 뚜껑 닫는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ㆍㆍ
그때부터, 아내를 대하는 제 태도가 바뀌었다.
아내가 화장한다고 앉아 있으면, 내가 다가가 물었다
"여보, 이거 다 썼어?
그러면 뚜껑 닫아도 되지. 이거는?
그래, 그럼 이것도 닫는다."
이제는 내가, 뚜껑을 다 닫아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렇게 야단을 칠 때는
전혀 꿈쩍도 않던 아내가, 서서히 변해 가는 것이다.
잘 닫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잠갔던지, 이제는 날 더러 뚜껑 좀 열어달라고 한다.
아내의 변화가 아닌, 나의 변화(變化).
그렇게 철들어진
내가 좋아하는 기도가 있다.
"제가 젊었을 때는
하나님에게,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되었을 때
인생이 얼마나 덧없이 흘러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평안히 살도록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늙어
여생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저는 저의 우둔함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드리는 기도는
저를 변화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처음부터 이런 기도를 드렸더라면
제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댓글 10
-
김영종
2012.08.08 15:49
-
김영종
2012.08.08 15:49
좀 선선하여지면 한차레 나들이길 계획하여 보입시다
이리저리 어슬렁 거리는 재미도 괸찮다우 -
오세윤
2012.08.08 15:49
더위에 어찌 지내슈?
워디 좋은데라도 갔다 온게유?
가끔 떨어져 지내다보니 새삼 마누라 가치를 깨닫는다오.
9월부텀은 꼬박꼬박 봅시다그려. ㅎ -
김동연
2012.08.08 15:49
늙으면 철이 들어서 자기를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송길원 교수는 자신의 기도가 아름답다고
말하기 위해서 부인을 매도하고 있군요.
우리 아버지 세대이신 것 같습니다. -
오세윤
2012.08.08 15:49
당연하죠.
상기도 나타나기만 하시면 가슴 설레는 남정네가
한 둘이 아닌걸요. ㅎ -
김동연
2012.08.08 15:49
문학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글 해석을 잘 못했군요.
하~ 도치법이라는 것이 있구나...
아내를 칭찬하는 것이 팔불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아버지 세대라는 생각이 자꾸듭니다.
내가 너무 젊은 세댄가? -
오세윤
2012.08.08 15:49
뭐 매도까지야 -.
늙어 정이죠 뭐.
난 두 사람이 반대였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도치법 표현이지요.
아내를 칭찬하는 팔불출이 되기가 쑥스러웠던 게 혹 아닐까 하구요. -
신승애
2012.08.08 15:49
그래 그렇지?
나도 글제목이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어. -
김동연
2012.08.08 15:49
나도 우리 보다 젊은 사람인 것 알아.
나이 젊어도 생각은 할아버지 같은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 많아.
목사님이라 교훈의 메세지를 넣다 보니
좀 과장을 하셨겠지. 나도 이해해.
그렇지만 아름다운 기도 같지는 않네... -
신승애
2012.08.08 15:49
동연아, 송길원 교수는 우리보다도 젊은 사람이야.
위와 같은 내용을 직접 말로하고 다니지.
나도 어느 모임에서 그의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
도치법도 아니고 그냥 있는대로 이야기 한거야. 요즘 세상에
여자가 정리 정돈 잘 못한다고 해서 그렇게 흉이 되는 것도 아니니
부인을 매도 했다고 말할 것 까지는 없지 않겠니?
나도 엄청 늘어놓고 다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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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지 않나 하게 되는것이 그래도 지금처럼 무덤덤 한것 보다는
낳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