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미 기아나 3국 여행기 - 프랑스령 기아나를 떠나며 (끝)
2012.11.09 08:47
![]() 2004년 7월 19일, 월요일, 밥 버스
(오늘의 경비 US$85: <불령 기아나> 40, 1, 1, 식수 1, 환율 US$1=0.83 유로, <브라질> 택시 40, 버스 47, 환율 US$1=3 real)
오늘 아침 8시에 프랑스령 기아나 수도 Cayenne를 떠나서 11시경에 브라질 국경으로 향했다. 미니버스는 큰길가에서 손님 7명을 태우고 떠났는데 Cayenne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골목길로 들어서서 갔다. 그러다가 좁은 골목길에서 반대쪽에서 오는 경찰차와 마주쳤다. 두 차가 동시에 갈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라 미니밴이 길 한쪽으로 비켜서서 경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는데 경찰차가 지나가지를 않고 차를 세우더니 경찰이 우리 미니밴으로 와서 손님들 신분증 조사를 했다. 그리고 손님 한 명을 연행해갔다. 불법 입국한 브라질 사람인 것 같았다. 프랑스령 기아나는 임금이 브라질보다 훨씬 높아서 불법 입국하는 브라질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연행된 친구는 돈을 많이 벌고 브라질로 돌아가려다 걸린 것 같았다. 아마 이 친구가 경찰 심문을 피하기 위해서 미니밴 운전기사에게 골목길로 가달라고 부탁을 한 것 같았다. 그 일이 있은 후에는 미니밴은 골목길에서 큰길로 나와서 시내를 빠져나갔다.
브라질 국경으로 가는 차도는 며칠 전 St. Laurent에서 Cayenne까지 온 길과는 달리 상태가 아주 나빴다. 그런데도 미니밴은 과속으로 달렸다. 제한 속도가 시속 50 km인데 100 km 속도로 달렸다. 지형도 산악지대로 바뀌어서 꼬불꼬불 산길이었다. 남미 여행하는 동안 제일 위험한 것은 과속하는 버스다. 특히 미니버스의 과속이 제일 위험하다. 국경으로 가는 도중에 Regina라는 조그만 도시에 들려서 손님을 두 명 더 태웠다. Regina는 어제 가본 Kourou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했다. 백인은 하나도 안 보이고 흑인들만 보였다.
Regina에서 국경에 있는 St. George까지의 길은 불과 2년 전에 만든 길이란다. 그 전에는 전혀 길이 없었다는 말이다. 일부 구간만 포장이 되어서 비포장도로가 많았다. 그러나 비포장이라도 도로는 좋았다. 뻘건 흙이 노출되어 있어서 흡사 푸른 정글이 수술을 받고 봉합을 안 한 것 같았다. 국경도시 St. George에 도착하여서 출국 수속을 하는데 출국 스탬프를 찍을 곳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제 여권에 빈곳이 거의 없다.
조그만 모터보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브라질 도시 Oiapoque에 도착했다. 브라질 돈을 좀 바꾸고 입국 수속을 하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Federal Police 경찰서로 찾아 갔다. 수속을 마치는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비자 유효기간이 90일인데 6월 29일로 90일이 끝났다는 것이다. 그럼 브라질에 입국할 수 없나? 새 비자를 내야하나? 아니면 불령 기아나로 돌아가야 하나? 결국 브라질 첫 번 입국했을 때 53일, 두 번째 입국했을 때 1일, 도합 54일을 브라질에 체류했으니 아직 90일이 안 지났다고 편법 해석을 하고 입국을 허가해 주었다. 대신 15일 내에 출국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담당 경찰관은 입국허가를 해주고 싶기는 한데 마땅한 구실을 찾을 수가 없어서 시간을 끈 것이었다. 브라질 도시 Mapaca 행 버스가 오후 6시에 떠난다 해서 점심을 잘 먹어두었다. 저녁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많이 먹어두었다.
돌이켜보면 가이아나에서 3일 밤, 수리남에서 3일 밤,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3일 밤, 도합 9일 밤을 기아나 3국에서 보냈다. 이 세 나라에 가는 길에 관한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안 가려하다가 갔는데 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아나 3국 방문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프랑스령 기아나의 St. Laurent과 Devil's Island에 있는 빠삐용이 십 수 년을 보낸 형무소 방문이었다.
초라한 도시 Regina
이 강을 건너면 브라질이다, 이제는 가이아나 3국 여행이 다 끝났다 하는 안도의 기분이 들었다
불과 2년 전에 개통된 Oiapoque-Macapa 도로
일부 구간만 포장되고 대부분은 아직도 미 포장이다
도로 양쪽은 끝없는 정글이다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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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2.11.09 08:47
-
하기용
2012.11.09 08:47
* 비포장 도로지만
그런대로 넓어서 좋다 ...... -
김동연
2012.11.09 08:47
여행도 중독이 있나요?
마라톤도 뛰지않으면 안되고,
여행도 하지 않으면 안되고...ㅎ.ㅎ.
뉴질랜드 호주 구경할 기대에 차 있습니다. -
박일선
2012.11.09 08:47
달리기는 중독 상태 같구요
여행은 일단 시작했으니 끝내자 하는 기분으로 다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3년 정도면 그 목표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
김승자
2012.11.09 08:47
"흡사 푸른 정글이 수술을 받고 봉합을 하지 않은것 같은" 붉은 황토길의 표현이
재미있네요. 부드러운 황토길로 뛰고 싶었겠어요.
다음 여행도 계속 건강하고 즐겁게 다니기가 바랍니다. -
박일선
2012.11.09 08:47
황토길 색깔이 너무 붉어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하늘에서 보면 더 그렇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
연흥숙
2012.11.09 08:47
입출입에 관한 이야기가 다른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것 같군요. 하루 87불을 들여 이렇게
좋은 여행을 할 수 있군요. 흔히 볼 수 없는 곳을
다녀오셔서 우리도 구경을 잘 했습니다.
다음 여행도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
박일선
2012.11.09 08:47
여행자들은 대부분 항공편으로 출입국을 할 것입니다.
육로로 하는 사람들은 아마 현지인들 뿐일 것입니다. -
권오경
2012.11.09 08:47
현지인들만 하는 육로이용자, 용감한여행가청년박일선님. 흥미로운 눈으로 읽고있지요.
이런 여행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도 하고 인사회에서 점심도 함께하니 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요! 큰 자랑.
이젠 다음을 기대하겠습니다. -
박일선
2012.11.09 08:47
감사합니다. -
남들이 가 보기 힘든 미지의 세계를
장기간 여행하는 박형이 부럽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
박일선
2012.11.09 08:47
성회장, 고맙습니다. -
임효제
2012.11.09 08:47
산악 도로를,,
100km로 미니 버쓰로 달렸다니,
무시~ 무시~ 오싹~~ 하하하...
다사 다난한 이야기로,, 기아나 3국 여행기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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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호주 여행 얘기를 올리겠습니다.
그 동안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