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풍가는날 -시인 허유가 천상병을 보내면서
2012.12.13 13:25
소풍 가는 날 -千祥炳詩人을 보내며- - 許洧 詩人 商科大學은 훌륭한 銀行長들과 훌륭한 代表理事社長들과 훌륭한 長官 局長 企劃管理室長 그리고 휼륭한 敎授들을 길러냈지만, 한 사람의 빛나는 詩人도 길러냈다. 말은 바른 말이지만 商科大學이 千祥炳을 가젔다는 것은 榮光이다. 그는 예순 셋된 때묻지 않은 영원한 어린아이, 이 나라 文壇史에서 가장 맑고, 천진하고, 눈물겨운 詩를 쓴 사람, 눈꼽만큼의 욕심도 없고, 눈꼽만큼도 남을 해칠 줄 모르는 사람, 다만 한 사발의 막걸리와, 벌어진 앞니 사이로 튀어나오는 침을 참을 줄 아는 친구들과 하루 오백원의 용돈만 필요한 사람. 그는 “좋다 좋다 참 좋다”를 연발하며, 이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라고, 예쁜 아내와 후덕한 장모님과 반갑의 담배, 한 병의 맥주가 있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소냐고.
소풍가듯 이제 하늘나라로 갔다. 저승가는대도 차비가 필요하다면 차비가 없어 저승도 못가겠다고 걱정하던 그가 淸明한 新綠의 아침에 저승으로 갔다. 이세상에 소풍오듯 왔다가 소풍가듯 저 세상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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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노을 빛 함게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 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박완서 선생님은 이 시를 읽다가 그만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천상병 시인이 너무나 순수하여.
恨도, 원망도 없이 세상살이를 아름답게 보는 그의 마음이 선생을 울게 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