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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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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가는 날

-千祥炳詩人을 보내며-

- 許洧 詩人

 

 

 

        商科大學은

훌륭한 銀行長들과

훌륭한 代表理事社長들과

훌륭한 長官 局長 企劃管理室長

그리고 휼륭한 敎授들을 길러냈지만,

 

        한 사람의 빛나는 詩人도 길러냈다.

 

        말은 바른 말이지만

商科大學이 千祥炳을 가젔다는 것은

榮光이다.

 

 

        그는 예순 셋된 때묻지 않은 영원한 어린아이,

이 나라 文壇史에서 가장 맑고, 천진하고, 눈물겨운 詩를 쓴 사람,

눈꼽만큼의 욕심도 없고,

눈꼽만큼도 남을 해칠 줄 모르는 사람,

다만 한 사발의 막걸리와,

벌어진 앞니 사이로 튀어나오는 침을 참을 줄 아는 친구들과

하루 오백원의 용돈만 필요한 사람.

 

 

그는

“좋다 좋다 참 좋다”를 연발하며,

이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라고,

예쁜 아내와 후덕한 장모님과 반갑의 담배,

한 병의 맥주가 있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소냐고.

 

 


        그는 이제 갔다.

소풍가듯 이제 하늘나라로 갔다.

 

        저승가는대도 차비가 필요하다면 차비가 없어 저승도 못가겠다고

걱정하던 그가 淸明한 新綠의 아침에 저승으로 갔다.

 

        이세상에 소풍오듯 왔다가

소풍가듯 저 세상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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