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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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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자 올린다. 네가 뭐, 요즘 잠수타고 있다고 하지만 가끔은 숨을 쉬러 물 위로

목은 내밀더구나. 그래서 잠깐 시간 내어 읽어보고, 내가 오즉했으면 이러는가

이해해주기 바란다.

  사마천이 공자를 일컬어 상가집 개(喪家狗)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상가집 개의

신세는 어떨지 시골에서 실제로 초상을 치러보아야 알 수 있는 개념이다. 요즘 병원에서

행해지는 장례식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정경이다.우선 초상집은 표면적으로나마

슬픔에 잠겨있다. 다음은 인근 동네 사람들, 특히 살림이 넉넉치 못한 사람들은

초상집의 수발을 들어주기 위하여 거의 모두가 모여서 바쁜 척(?), 일이 많은 척

하며 북새통을 이루는 집이다. 이런 곳에 그 집의 개나 이웃 집 개가 한 몫 끼어

여기 저기(정지(부엌)로, 멍석 깔고 차알을 쳐 놓은 마당 구석으로) 돌아다니며 음식 떨어진

것을 먹으러 다니면, 일을 거들어주러 나온 동네 주민들은 '저리가.'하며 몰아낸다.

상주네 식구들은 초상이 난 경황이라 자기 집 개조차도 어떤 처지에 있는지 신경 쓸 경황이 없다.

이 상가집 개는 아무 한테도 대접은 커녕 인정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 있다.

특히 하루 한끼라도 어느 누가 챙겨주지도 않는다. 다 지가 알아서 눈치 껏 먹어야 굶지 않고 

초상 기간을 보낼 수 있다.

  K야, 행여 내가 초상집 개의 모습이 아닐지 신경 쓰여서 서두를 길게 늘어놓았다.

공자는 당시에 24개 현(縣)을 다니면서 유교의 뜻을 펼쳤다. 이 말을 듣던 군주들은 여러 형태로

공자를 밀쳐내었다. 말은 근사하지만 듣기 싫다는 것이었다. 대접 받지 못하는 초상집 개 신세가

되었으나 후대에 성인(聖人)으로 존숭을 받았다. 정직하게 고백하면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반열에 끼일 수 없으나 어떤 동창의 거룩한 말, 초연(?)한 행동으로 보면 꼭 초상집 개 같은 사람 같아서

하는 말이다. 다른 목적으로 초상집과 병실을 잘 찾는 사람이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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