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ㆍ 함께하는 부고인
' 차가운 겨울을 지나며 ㅡ
2013.01.04 11:35

* 차가운 겨울을 지나며 ㅡ 조금 어렵고 약간 긴 詩 한 수를 읽어 본다 --- ( 2013. 1.4.)
< 문학동네 - 2012 겨울 호 中에서 - >
----------------------------------------------
폭풍 속의 화가
- 마 종 기 -
노르웨이의 골목길 미술관에서, 병든
화가의 바람 세찬 유화를 오래 본 후,
불안에 시달리는 나이 든 마을의 밭은 기침,
피 토하는 자의 공포가 어둠 속에 나타나고
혀가 녹아 연체동물이 되어가는 이웃에게
죽음 보다 힘센 삶을 살겠다고 외치다.
폭풍 심한 밤에도 자신의 밤이 보일까.
마돈나였던가, 천사였던가, 그냥 나부였던가,
사촌기의 눈으로 보았던 잠옷 벗은 옆집 누님,
부드러운 가슴은 늘 누구를 찾고 있었지만
그림자도 잘 만들지 못하는 쉽고 가는 몸매로
머리 풀고 눈 감고 창백하게 숨 거두시던 누님.
겨울이 왔지만 밖에는 눈이 오지 않고
긴 침묵만 밖으로 걸어나와 얼어버린다.
사람다운 사람을 보기 힘들었던 청추에는
벌거벗은 목소리만 화폭 위로 뛰어다녔다.
바람이 시고 마침내 인간이 서로 반기며
껴안는 실내, 흩아진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하늘도, 낮은 구름도 아직 많이 젖어 있지만
제발 저 환한 불빛만은 우리를 지켜주기를,
속수무책의 젊은 고통도 잊지 말아 주기를.
* 마 종 기 :
1939년 日本 도쿄 出生.
연세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 졸업.
1959년 < 현대문학 >에 詩를 발표하여 등단.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 수상.
시집 < 조용한 개선 > < 두번째 겨울 > < 변경의 꽃 >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 등이 있음.
댓글 3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7455 | K야, 아는 게 병이라는데 [10] | 박문태 | 2013.01.06 | 259 |
7454 |
' 빙상의 여왕 < 김 연 아 > ㅡ
[1] ![]() | 하기용 | 2013.01.06 | 122 |
7453 | 편안한 클래식 모음 [2] | 심재범 | 2013.01.05 | 134 |
7452 |
' 오늘은 소한, 중앙공원으로 ㅡ
[1] ![]() | 하기용 | 2013.01.05 | 158 |
7451 | 나의 "그니" [7] | 신승애 | 2013.01.04 | 193 |
7450 | 우리 함께 이것 저것 19 / 행글라이딩 [7] | 이문구 | 2013.01.04 | 120 |
7449 | [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행글라이딩 [6] | 김동연 | 2013.01.04 | 127 |
7448 | [re][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행글라이딩 [3] | 연흥숙 | 2013.01.05 | 105 |
7447 | [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행글라이딩 [2] | 이태영 | 2013.01.05 | 65 |
» |
' 차가운 겨울을 지나며 ㅡ
[3] ![]() | 하기용 | 2013.01.04 | 119 |
7445 | 제 366 회 금요 음악회 / 신년 금요 음악회 [15] | 김영종 | 2013.01.04 | 136 |
7444 | 방콕하며 한 일 [13] | 신승애 | 2013.01.03 | 171 |
7443 | 눈내리는날 듣고싶은 클래식 음악 [6] | 심재범 | 2013.01.03 | 119 |
7442 | 2013년 첫 날에는 [28] | 김동연 | 2013.01.03 | 152 |
7441 |
' 겨울다운 추위가 좋다 ㅡ
[9] ![]() | 하기용 | 2013.01.03 | 133 |
7440 | 가요 섹스폰 연주곡 골라듣기 [2] | 심재범 | 2013.01.03 | 235 |
7439 | 우리 함께 이것 저것 18 /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 [6] | 이문구 | 2013.01.03 | 116 |
7438 | [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 [7] | 김동연 | 2013.01.03 | 119 |
7437 | [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 [3] | 이태영 | 2013.01.03 | 86 |
7436 | [re][re] 우리 함께 이것 저것 /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 [4] | 연흥숙 | 2013.01.04 | 73 |
7435 | 영혼을 울리는 클래식 연주곡 [2] | 심재범 | 2013.01.02 | 126 |
7434 | 추천하고 싶은 좋은 영화 레 미제라블. [5] | 이태영 | 2013.01.02 | 176 |
7433 | 새해 인사 및 e-mail 주소 변경 [6] | 김주영 | 2013.01.02 | 115 |
7432 |
' 새 해가 밝아 온다 ㅡ
[4] ![]() | 하기용 | 2013.01.02 | 128 |
7431 | 癸巳年 동문님들께 인사드림니다. [12] | 김인 | 2013.01.01 | 192 |
내년 봄을 준비하는 몸부림이지요.
하기용씨,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부지런히 사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