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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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2013.02.07 08:35
박경리와 박완서의 노년


박경리
1926년 10월 28일 ~ 2008년 5월 5일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완서
1931년 10월 20일 ~ 2011년 1월 22일
다음은 노년의 박완서씨가 썼던 글입니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두 분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용한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던 분들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지요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라는 뜻입니다
물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이처럼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듯 싶습니다.
위의 두 분은 물처럼 살다 간 대표적인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 부쟁(不爭)의 삶을 보여주었고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에게 과시하려 하거나
결코 다투려 하지 않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초연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장강(長江)의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을 말했습니다.
말년의 두 분은 노년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이렇게 나이 먹어야 한다고
아무 말 없이 조용한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 구리의 어느 시골 동네에서
흙을 파고 나무를 가꾸면서 빛나는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년의 행복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말했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뿐입니다
더러는 조금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갑니다.
두 분의 삶을 바라보면 이 소중한 시간을
이해하면서 살라고
배려하면서 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둘도 없는 삶을
지난 날을 돌이키며 후회하기 보다는
남은 날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희망과 행복을 찾아 보자고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의 삶에서 배웁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게조차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
조그만 일에 끊임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노년
그렇게 넉넉한 마음의 행복을 배우게 됩니다.
- 옮긴글 -


박경리
1926년 10월 28일 ~ 2008년 5월 5일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완서
1931년 10월 20일 ~ 2011년 1월 22일
다음은 노년의 박완서씨가 썼던 글입니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두 분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용한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던 분들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지요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라는 뜻입니다
물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이처럼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듯 싶습니다.
위의 두 분은 물처럼 살다 간 대표적인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 부쟁(不爭)의 삶을 보여주었고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에게 과시하려 하거나
결코 다투려 하지 않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초연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장강(長江)의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을 말했습니다.
말년의 두 분은 노년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이렇게 나이 먹어야 한다고
아무 말 없이 조용한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 구리의 어느 시골 동네에서
흙을 파고 나무를 가꾸면서 빛나는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년의 행복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말했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뿐입니다
더러는 조금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갑니다.
두 분의 삶을 바라보면 이 소중한 시간을
이해하면서 살라고
배려하면서 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둘도 없는 삶을
지난 날을 돌이키며 후회하기 보다는
남은 날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희망과 행복을 찾아 보자고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의 삶에서 배웁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게조차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
조그만 일에 끊임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노년
그렇게 넉넉한 마음의 행복을 배우게 됩니다.
- 옮긴글 -
댓글 10
-
김영길
2013.02.07 08:35
-
오세윤
2013.02.07 08:35
유감이 많게 사셨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 속에 맺힌 응어리를 다 풀어내어 허허로워진게 아닌가 싶다오.
창작으로 자아성취를 이루었다고도 볼 수 있고요. 삶의 참 지혜를 터득하신거죠. 부럽지요. -
김영은
2013.02.07 08:35
문단의 거목, 두분의삶을 들여다 보면서
아름다운 우리의 노년을 다시금 생각 해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오세윤
2013.02.07 08:35
경계를 벗은 삶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
김동연
2013.02.07 08:35
두 분 다 존경합니다.
하시는 말씀도 공감이 많이 가구요.
나도 젊어지고 싶지 않고
옛날이 그립지도 않아요.
이 순간이 만족스럽고 감사할 뿐입니다. -
김동연
2013.02.07 08:35
아직이요.
창밖을 보니 싸락눈이 내리고 있네요. -
오세윤
2013.02.07 08:35
옛날이 그립지 않고 지금이 만족하다면 삶을 꼭꼭 채우며 살아오셨다는
말씀이지요. 知足의 경계가 느껴지는 답글입니다. 그런 경지가 되려면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신거지요. 그곳, 봄이 오나요? -
민완기
2013.02.07 08:35
두 어른이 모두 인생을 달관한 선배님들이시기에
말씀마다 경청하게되었지만 아직 돌아올수있는대도
돌아오기 싫다는 결론은 못내리고있는 어수룩함을
안고 삽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고 박경리씨는 말년에
암투병권유를 뿌리치고 그냥 가셨다고 합니다.지난
4일 태평회 모임에서도 어느 동문이 "이제 70대 중반인데
암이 걸려도 4-5년 사니 80이 다되서 간들 뭐 그리
서운하겠냐 ?" 라고 말씀하여 김동연여사부군인 김회장님의 사업이
생각이 났읍니다. 서양의 Catullus 라는 철인은 "Now we
are taveling the dark road to the place from which they say no one
has ever returned."라고 말했지만 소생은 "Oh my God ! I will try to
return after persuading him to make the one-way road into two- way"라고
아직 말하고싶으니 어리석기 이를데없군요. 감사. -
연흥숙
2013.02.07 08:35
옮긴 글인 줄 모르고 어쩌면 이렇게 풀이를 잘
하시는가? 감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책 한권 써보지도 못하고 어찌
두 대가의 경지를 이룰 수 있을까요? -
오세윤
2013.02.07 08:35
잘해야 중간밖에 못 하는 주제에 어찌 대가들을
평가 풀이하리오. 옮기면서 새삼 배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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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이해 됩니다.두분께서 다독여
주시는 지혜의 말씀을 글과 사진을 통해
잘 전달하고 있는데 친구여 수고 하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