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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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의 선우정수님께
2013.02.28 11:43
우선 황망 중에 전화로 사정을 알려드리지 못해 미안하게 되었음을 사과드립니다.
그간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에서 떠날 때 전화 roaming을 할 수 없었답니다.
전화기가 국제용이 아니어서 안된다고 하여 그냥 비행기에 탈 수 밖에 없었답니다.
당초 여행계획에 뉴욕에서 식품을 사서 아이스박스에 저장하고 다니면서 밥도 해먹고
라면도 끓여 먹으면서 미국 땅을 반 바퀴쯤 돌려고 했던 것인데 뉴욕의 한국 식재료 상점
을 못 찾아서 정수님의 핸드폰으로 연락을 했던 것입니다. 옛날 기억과 많이 틀려서 한 참을
해매고 공중전화까지 불통이 되어 난감하던 차에 한국인 2세의 가게를 발견하고
그 집 전화로 급하게 연락했던 것입니다. 시장도 보고 뉴욕도 잘 빠져나와
연락을 하려고 했으나 그토록 많던 공중전화기가 너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소인이 멍청했던 것은 모텔의 전화기를 쓸 수도 있었는데
그것을 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한국에도 일체 연락을 하지 않고 여행을 하자는 제안, 즉 무슨 일이 생겼어도
귀국할 수 없을 바에야 모르는 것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해서 사실 아무 한테도 전화를
하지 않아서 모텔의 전화기를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것이 전화를 걸어 볼 단초를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엄청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귀국하면 연락 주십시오. 제가 한턱 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