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이야기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 La Traviata )를 관람한적이 있다.

화려한 음악으로 유명한 이 오페라는  젊은 귀족과 미모의 창녀 비올레타의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다

귀족의 아버지는 비올레타에게 가문의 명예와 집안의 평화를 위하여 아들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  극단적인

자기희생을 각오한 비올레타는 연인을 거부하는척하고.......              얼마 지나지안아 결핵에 걸린다. 마지막

장에서 비올레타는  친구 몇몇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는다,

그녀의 연인은 이 비보를 듣고 비올레타를 만나러 파리로 서둘러 달려온다. 이소식을 들은 비올레타는 희망과

기쁨에 들뜨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녀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된다

과거 관람 유무나 횟수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이 오페라를 볼때마다 비올레타가 숨지기

전에 젊은 귀족이 도착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긴장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녀가 죽기전에 연인을 꼭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페라에서 비올레타와 귀족은 결국 만나고 둘이함께 부르는 멋진 사랑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10분 동안 황홀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 후 비올레타는 숨을 거둔다.

왜 마지막 10분에 사람들은  그토록 몰입했던 걸까?  나는 비올레타의 수명에 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

그녀가 28살이 아닌 27의 나이에 숨을 거둔다는 말을 미리 들었더라도 그녀가 일 년 이라는 행복한 시간을

놓쳤다는 소식은 나에게는 무의미 했겠지만  마지막 10분은 중요했다. 더구나 두 연인의 재회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그들이 사실은 10분이 아니라 1주일 동안 같이 있었던 거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전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비올레타의 연인이 늦게 도착했더라면 <라트라비아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주요 사건과 기억할 수 있는 순간을 다룬다. 오페라 뿐만아니라 우리는

인생을  한편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그것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전체 인생에 대한 직관적 평가에서 절정과

종결법칙은 중요하지만  지속시간은 중요하지않다.       < 카너먼 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