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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1964년 12월 7일에 치러진 1965학년도 전기 중학입시의 공동출제 선다형(選多型) 문제 가운데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① 디아스타아제  ② 꿀  ③ 녹말  ④ 무즙


 


 당시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①디아스타아제였지만 보기 중의 하나인 ④번 무즙도 답이 된다는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무즙을 답으로 써서 1문제 차이로 떨어진 학생의 학부모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드디어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하기로 하고, 먼저 입시담당기관에 항의하였으나,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무로 엿을 만들어 입시와 관련된 모든 기관(교육부, 교육청, 대학 등)에 찾아가 엿을 들이댔습니다.



무즙으로 만든 엿을 먹어보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엿을 만든 가마솥을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어머니들의 교육열(?)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엿이나 먹어라! 이게 무로 쑨 엿이다. 빨리 나와 엿 먹어라! 엿 먹어라!
무즙으로 쑨 엿 맛이 얼마나 맛있고 달콤한지 정부는 아느냐. 엿 먹어라! 엿 먹어라! " 이 엿 사건은 장안에 엄청 화제가 된 사건입니다.


요즘 말로 최고 엽기적인 사건이었죠.


 


결국, 김규원 당시 서울시 교육감, 한 상봉 교육부차관 등이 사표를 내고
6개월이 지나 무즙을 답으로 써서 떨어진 학생 38명을 정원에 관계없이 경기중학 등에 입학시켜 수습됐지만 갈팡질팡한 입시 제도와 고관대작 부인들의 한국적 치맛바람이 어울려 유례없는 입시 혼돈이 빚어진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엿 사건은 인구에 회자하다가 끝내 욕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터무니없는 말을 할 때나, 진실을 가장한 거짓말을 할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엿이나 먹어라."


요즘도 입시 철이면 고사장 정문에 엿을 마구 붙이는데, 이것을 붙이기 시작한 때가 1965년 이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엿을 붙이는 이유는 엿이 잘 붙어서 합격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엿이 정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믿거나 말거나)


이 모든 내용이 거짓말 같지만 사실입니다. 1964년 12월 9일 신문을 뒤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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