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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이 무엇이기에~~~^^

2014.01.07 11:11

이화자 조회 수:196




결혼하고 나서 얼마 있다가 김필규 주례님이
나보고 하는 말"남편 왕따시키지 아느려면 골프를 배우라" 고
나는 워낙에 운동신경도 없고 골프같은 운동은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는데
그 날 이후 갑자기 남편이 골프용품 파는데를 데려가더니
채랑 신발이랑 일체를 사주고
춘천 집 가까이 있는 연습장에 데려가서
프로 선생에게 배우라고 했다.

나이66살 8월이었다.
두어달을 아이언7번으로 연습을 시키는데
전혀 발전도 없고 감도 없고 형편없어서
정말 재미도 없고 도저히 봐 줄수가 없는
운동치의 표본이었다.

그러다 가을이 되니 고질인 기침이 나기 시작해서
박희서한의원에 갔더니
박원장 하는말 "준경아 너 속았다"그러는거다.
할수 없이 따뜻한 뉴질랜드로 가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아이언 7번만 가지고 연습하던 나에게
남편히 다급하게 프로에게 드라이버 치는법을
빨리 가르쳐 주라고 주문을 했고
겨우 며칠 드라이버를 들고 쳐 보니 100m도 안 나가는데
어쩔수 없이 그냥 뉴질랜드로 떠났고
3개월간 하루도 안 쉬고 매일 골프장에 나가서 쳤는데
다행이 플레이어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고
준경씨의 무서운 질타속에서 눈물을 삼키면서
골프를 배웠다.

2년 연속 뉴질랜드에 갔고 중간 중간 일본도 다니면서 쳤지만
나의 골프 실력은 나아질 기미조차 안 보이고
한심하기 이를데 없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이곳 필리핀에 오면서 거의 일주일에 6일을 쳤는데
골프실력은 안 늘었지만 건강은 좋아졌다.
18홀을 걸어서 치니까 매일 6~7km는 걸으니까
기침도 안 하고 다리도 튼튼해지고
면역력도 좋아져서 감기도 잘 안걸리고
덜 늙는것 같고 정말 골프란 운동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실력은 별로 였는데
갑자기 재작년부터 건기만 되면 골프장이 말라서
거리가 늘기 시작했고 골프에 자신감도 생기고
골프란 이런거구나 하고 좀 알게 되었는데
다시 우기가 되면 질퍽한 땅 때문에
공이 딱 떨어지면 푹 박혀 버리니까
거리도 안나고 어깨에 힘은 더 들어가고 재미가 없어졌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다시 건기가 되니
거리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스코어도 아주 좋아서
준경씨가 감탄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첫주에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서 점심을
다 같이 먹으며 교제의 시간을 갖고
집에 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차로 5분거리에 있는 스프렌디도 골프장으로
요즘 우리집에 와 있는 준경씨 회사 동료분 내외와 같이 갔다

.여전히 공은 잘 맞았고
콘디션도 좋았는데
17번 숏홀에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내가 친 볼이 그린으로 올라가더니 홀컵쪽으로 굴러가는데
우리는" 아~버디는 하겠구나"하고 보는데
순간 쏙하고 빨려들어가듯 볼이 들어거 버렸다.

순간 우리 4명과 캐디 4명 도합 8명이 환호성을 지르고 나와 준경씨는
감격의 포옹을 하고 난리가 났다.

준경씨는 거의 40여년을 골프를 했는데 아직 홀인원을 못했다.
하긴 프로 선수 박세리도 못했다니
실력으로 하는게 아닌것은 분명하고
새해 벽두에 기분좋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월요일은 골프장이 쉬는 날이라
우리동네 친선 골프모임 회원 12분을 모시고 14명이
자연산 장어집에가서 점심을 푸짐하게 쐈고
그 분들은 꽃바구니와 샴페인으로
축하를 해 주어서 너무 기뻣다.
준경씨는 올해에 자기도 꼭 하리라고 다짐을 하는데
그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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