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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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색한 당신에게 /퍼옴
2014.06.08 10:29
따뜻한 말 한마디
친구는 오늘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며 싱글벙글했다
“글쎄, 처음 만난 분인데 나더러
‘책 보다 나오셨나 봐요’라고 하더라.”
지적(知的)으로 보인다는 말을
참 독특하게 표현했다고 감탄하면서
나는 한껏 고무된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말 한마디가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돈 안 드는 말’이라고들 하면서도
막상 좋은 말에 인색하다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기분 좋게 말하면 좋으련만
대부분 사소한 시비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말 한마디에서 기인할 때가 많다
일찍이 우리의 지혜로운 조상님들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하셨는데
그 속담은 동서고금에서 통하는지
신문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프랑스 니스의 한 카페에서는
커피 7유로
커피 플리즈 4.25유로
헬로 커피 플리즈 1.40유로
라는 가격표를 붙여 놓았다고 한다.
우리 식으로 고치면
“커피(줘)!”
라고 반말하는 사람에게는 1만 원
“커피 주세요∼”
라고 예의 바르게 말하는 사람에겐 6000원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
라고상냥하게 말하는 손님에겐 2000원
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기발한 가격표를 만든 카페 주인은
손님들이 종업원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고
그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결국 그 카페에서는 말만 예쁘게 하면
똑같은 커피를 5분의 1 가격으로 마실 수 있는 셈이다.
세월호 침몰로 우울했던 지난 한 달여 동안
우리는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자기 자리에서
물러나는 고위직 공무원, 언론인, 대학교수를 보았다
수십 년 걸려 이르렀을 그 자리를 단칼에 베어버린
그들의 말 한마디는 평생 쌓은 자신의 명예까지 베고
상처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시 생채기를 남겼다.
말은 사람의 향기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향이 독하면 곁에 가까이 두기 어렵다
반대로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좋으면 그 꽃을 방 안에 들여놓게 된다
선운사에서 본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라는 푯말은 꽃을 꺾지 말라든지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보다 얼마나 은은하고 시적(詩的)인지
‘아니 온 것처럼’ 다녀가려고 저절로 몸가짐을 조심하게 만들었다.
같은 말도 독하게 내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누구를 내 안에 들여놓겠는가
말이 곧 인품이다.
- 수필가 윤세영-
댓글 12
-
강창효
2014.06.08 10:29
-
강창효
2014.06.08 10:29
오박사,, 또 새 책이 나왔나 보우? -
오세윤
2014.06.08 10:29
주소가 불명하야 책을 송부하지 못했소.
담에 기회가 되면 들고 나가리다. -
김영종
2014.06.08 10:29
시간이 난 모양 이구려
참 말이란 조심또 조심하여도 무의식 중에 툭 나오곤 하니 ㅎㅎㅎ
참 damyee536 과 무한정이 같은 쪽지요
몇일전에 무한정으로 쪽지 보냈는데 ... -
김영종
2014.06.08 10:29
별소리 아니고 잘 읽고 있다는
연락 이었소
damyee 로 보내도 무한정으로 되든데
무슨일인지
쪽지를 나한테 한번 보내 보구료 .... -
오세윤
2014.06.08 10:29
쪽지가 왔다는 싸인은 있는데
실제 쪽지함에는 없고....
워짠 변곤지 모르것소. -
김영은
2014.06.08 10:29
좋은글 감사합니다.
실천은 어려워도 마음에는 새겨 둬야지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의 향기가 있다 했는데
가까이 두고 싶은 향기로 남야야겠습니다. -
오세윤
2014.06.08 10:29
평소 그렇게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영은동문에게서 언짢은 말 한 번 들은 기억이 없는데....ㅎ -
이문구
2014.06.08 10:29
퍼 온 게시물이지만 재치있게 올린 솜씨가 범상치 않구려.
전공의로 마무리하고 훌륭한 수필가로 거듭난 오 박이
나 라면 엄두도 못낼 나박김치 담그는 실력까지 대단한데
인터넷마저 경지에 오르면 누가 감히 범접할 수 있을까.
가끔 인사회에 참여해 아까운 이 솜씨 좀 업그레이드 하세나. -
오세윤
2014.06.08 10:29
외화내빈이우.
박문태 책이 나온 모양인데 공지사항란에 올려주구려. -
김동연
2014.06.08 10:29
향기만 맡고 아니온듯 다녀갑니다. -
오세윤
2014.06.08 10:29
아니 간 듯 향기가 따라갔겠군요.
다다익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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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새겨 들어야 할 좋은 말씀일세...
자주 이런 글들 올려 주시게나 친구여...
반갑고 ,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