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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팡세 (오세윤)를 읽고

2014.06.17 14:09

김무경 조회 수:245



世越號 참사(慘死)에 희생(犧牲)된 영령(英靈)들의 명복(冥福)을 빌며 그 유가족(遺家族)에게 심심(甚深)한 조의(弔意)를 표하는 바입니다. 모두가 panic에 빠져  의욕을 상실하고 나 또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우왕좌왕(右往左往)하고 있을 때  오 세윤 동문(同門)으로부터 그의 산문(散文)집 ‘아버지의 팡세’를 받아 정신 차리고 보았다.


우리 동문들은 다 알고 있는바 오 박사는 의사(醫師)로서의 그의 직(職)을 성실(誠實)하게 마치고 문인(文人)으로 등단(登壇)하여 이제 중견작가(中堅作家)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우리 동문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산문집은 6부로 구성되어 1~5부 까지는 수필(隨筆), 6부는 단편소설(短篇小說) 2편으로 짜여 있다.


항상 그의 책(冊)을 접할 때에는 그의 어휘력(語彙力)에 감탄(感歎) 하곤 한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명사와 형용사의 방대(尨大)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문장(文章)의 수려(秀麗)함은 이제 중견작가로서의 반열(班列)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축복(祝福)이었던 해방(解放) 그러나 우리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기에 분단(分斷)이라는 비극(悲劇)을 맞게 된다. 작가도 나도 이북에서 태어나 모든 것을 버리고 부모님을 따라 월남(越南)한 피난민(避難民)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북한의 6.25 남침은 온 나라를 폐허(廢墟)로 만들었고 먹고 살 수 있는 기반(基盤)마저 잃고 말았다. 그 후의 고생(苦生)이야 말로 표현(表現)할 수 있겠는가.


오 동문은 그런 어려움에서 가족의 생계(生計)를 위하여 헌신(獻身)했고 3년이나 늦게 학업(學業)을 다시 시작하여 공민학교(야간중학과정)를 거쳐 서울사대 부고에 입학하였다.


독문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꿈을 접고( 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勸誘) 의학을 전공하여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고 은퇴(隱退) 후 당초의 목표였던 문학가로서도 성공의 가도(街道)를 걷고 있다. 행복(幸福)한 친구다.


 


1부 ‘만향(晩餉)’:  아들의 해외근무로 손녀를 키워 대학까지 입학시키느라 아내와 따로 떨어져 가사를 전담(專擔)하여 요리에도 일가견(一家見)이 생겼고 같은 아파트 주민과의 일상의 여러 일들, 아내와의 주말 데이트,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치고 회식(會食)하는 장면 등을 담담(淡淡)하게 표현 하였다.


 2부 ‘만국기 소녀’: 의사인 그도 오십 견, 대장암 등 우리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병으로 고생함을 보여 주었고 특히 9 28후 신문팔이를 한 장면이 나에게 옛날을 회고(回顧) 하게한다. 그는 경향신문을 받아 덕수궁, 숭례문을 지나 염천교 쪽으로 뛰었으나 나는 서울신문을 받아 을지로, 왕십리 쪽으로 뛰었다. 한부에 20원에 받아 50원씩 받았는데 깎는 분들도 있고 전부 팔리지도 않아 많은 이익은 보지 못했다. 그러다 비오는 날 팔지를 못해 원금(元金)을 까먹고 말았다. 어머니에게 돈을 다시 달라고 하니 너는 장사꾼 기질(氣質)이 없으니 그만 하라고 하여 포기(抛棄)하였다. ‘세월’에서는 우리의 친구 고 김 00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학교 때 생도 대장을 했고 늠름(凜凜)한 친구였는데 사고로 요절(夭折)했고 오 박과는 절친(切親)했는데 그가 배우자를 얻는데 오 박이 일조(一助)를 했다는 이야기, 남편을 잃은 여인의 말년(末年)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일반적 현상은 씁쓸함은 느낀다.


3부 '정육점‘: 기업 형 슈퍼마켓으로 인한 소형점포들의 어려움을 보고 어떻게든 해결(解決)해야 할 숙제인 듯 했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톱밥 게’에서 나도 얼마 전 친구와 소래포구에 놀러 갔었다. 친구는 며느리가 집으로 온다고 암꽃게를 비싼 값으로 사고 나는 양식 가재를 좀 샀다.


친구 왈 그 꽃게를 삶아 식탁에 올리니 속이 텅 비었단다. 내가 산 가재도 마찬가지로 텅 비었다. 제철이 아니면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성복 천’  오 박은 복도 많다. 의사이다 보니 아직도 보건소(保健所)에 나가서 일할 수 있다. 그것도 선택(選擇)하여. 사실 돈 있는 사람이 무료 독감 주사를 맞거나 지하철 무임승차는 다시 고려(考慮)해 볼 일이라 생각된다. 젊은이들에게 너무 짐을 주는 것 같다.


 


4부 ‘아버지의 팡세’: 산문집의 제목(題目)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에게 아버지는 어렸을 때의 우상(偶像)이다. 자라면서 아버지를 알게 되고 나중에 아버지를 부양(扶養)하게 되면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이치(理致)를 깨닫게 된다. 만일 나라가 분단(分斷)되지 않았다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고 편히 고향에서 살았을 텐데 하면서도 그런 시련(試鍊) 없이 과연 지금의 오 동문이 있었을 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들을 강인하게 키우려고 바다에서 수영훈련을 시키신 아버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들의 학자금을 마련하시려고 고군분투(孤軍奮鬪)하신 아버지, 냉면집으로 데리고 가 냉면이 해장에 좋다고 권면(勸勉)하시는 자상(仔詳)하심,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극진한 사랑, 아들에 대한 믿음과 자랑 등 아버지의 면모(面貌)를 그의 가슴에 담았다.


우연(偶然)의 일치(一致)로 오 동문의 아버님이 근무 하셨던 회사에 나도 다닌 적이 있다. 그때는 오 박의 아버님은 은퇴하신 후라 직접대면은 없었으나 그 회사가 인천에 준설선 조선소를 건립하고 연안부두를 매립(埋立)할 때 내가 현장소장을 했었다. 유류파동(油類波動)으로 서해안 매립계획이 백지화 되어 결국은 회사가 파산(破産)한다.


5부 ‘물망초’: ‘여자동창’에서 처음 연정(戀情)을 느낀 우리 동창 P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55년이 지났건만 첫사랑(?)은 잊혀 지지가 안나보다. 또한 대학 동문들과의 만남과 애환(哀歡)을 스스럼없이 잘 표현(表現)하였다.


6부‘자귀나무정원’: 남자가 실수(失手)를 책임진다고 사랑하지도 않는 여인과 결혼을 하여 일평생을 산다는 것은 공감(共感)이 가지 않는다. 과연 그럴 수가 있을까?


‘해당화’ 우리 동문(건우 회)들이 양산박에 같이 갔다. 그날 밤 늦게 해당화(海棠花) 식당에서의 추억(追憶)은 아직도 새롭다. 거기에 fiction을 넣어 쓴 이 소설은 있음직한 분단의 비극(悲劇)을 잘 표현(表現) 했다고 생각된다.


졸문(拙文) 양지(諒知)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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