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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2015.01.28 22:19

오세윤 조회 수:156

  

 

통기타 시대라고 할만큼 통기타 연주와 노래가 문화를 주도하던 70년대...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에 전혀 기교를 부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야말로 여성스런 고운 분위기로 참하게 노래하던 여가수가 있었다.

그녀의 친오빠는 당시 인기 있는 영화 배우(윤양하氏).그녀는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던 고려대 의대생과 사귀게 된다.

서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가 되지만남자의 어머니는 귀하게 키워 의사로 만든 아들이

대중가요 따위(?)나 부르는 얼치기 딴따라 여가수와 교제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겨서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게 되고....

효자이던 남자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절교를 선언하고선을 보아 만난 여자와 결혼하고 만다.

혼자 남겨진 여자는 노래하는 것도 그만 두고 조용히 침잠하여 하루 하루 살아가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70년대 그녀와 함께 활동하던 통기타 가수들이 30년만에 뭉쳐서 그 시절의 노래들을 부르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녀를 찾게 되고...

어느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가 이 콘서트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면서 이 여가수도 함께 오랜만에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고 적으며무슨 생각이었던지 그녀는 "아직도 미혼으로 혼자 살고 있다"는문구를 기사에 덧붙인다.

그 한 줄의 문구가 그녀의 인생에 대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면서....

그녀가 30년만에 무대에 다시 서서 노래를 부른다는 기사를 두 아가씨가 보게 된다.

그들은 아버지의 첫사랑의 연인이그 유명한 노래 "얼굴"을 부른 그 옛날의 통기타 가수인 것을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아버지에게 그녀를 찾아가서 만나볼 것을 권유한다.

"배신자(^^) 고려대 의대생"은 결혼하여 두 딸을 두었지만 이혼하여 홀몸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딸들의 집요한 권유에 못이겨 옛사랑의 여인이 운영하는 홍익대 앞 카페를 찾은 남자...

하지만 그녀는 그날따라 가게를 비워서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만다.

하는 수 없이 메모를 적어두고 돌아온 남자는 딸들의 연이은 강권에 못이겨 다시 그녀를 찾아가고....

사랑의 약속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배신남과 그 아픈 이별의 상처를 안고 혼자서

오롯이 30년의 세월을 헤쳐온 여자는 얄궂은 인연으로 27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몇번의 만남 끝에 남자는 다시 청혼을 하게 되고 오랜 세월 기나긴 기다림의 세월도 아니고

그저 야속한 30년 세월을 홀로 보내던 여자는담담히 그 청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30년만에 무대에 서게 된다는 소식을 전하는 신문 기사에무심코 한 줄 덧붙인

 

"아직 미혼에 홀로 살고 있다"는

 

문구 때문에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금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 두 사람의이야기는 무슨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기구하기도 하다.

사랑을 배신하고 30년이나 혼자 살게 만든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녀는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남자에 대한 미움도 야속함도사랑의 아픔도 다 잊고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가 찾아와 만나게 되니 어제일처럼 옛사랑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더라고 했다.

그녀가 젊은 시절 불러서 크게 히트했고 또 오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는 노래"얼굴"을 부를 때마다 떠오르던 얼굴은

야속하고 미웠지만 그래도 그녀가 사랑했던 그 남자의 얼굴이 아니었을까?

"얼굴"의 가수 윤연선씨가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친딸들처럼 또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지는두 딸들과

용기 있는 청혼으로배신의 세월을 용서 받은 옛사랑과 함께오래 오래 행복하게 지내며 우리들 곁에 오래 있어주길 빌어본다.
윤연선(본명-윤금옥) 출생 :1952년 (60세) 오빠 :영화배우 윤양하 데뷔 :1972년 1집 앨범 '평화의 날개'

 

어느듯 환갑을 넘긴 중년의 윤연선.

요즘은 홍대앞에서윤연선의 얼굴 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자신의 노래를 기억해주는 팬들의 사랑에 행복해 한다. '얼굴'을 듣던 중년의 관객들은 한 순간"아! 이 노래가 윤연선의 것이었구나"라며 추억을 되새기기도합니다.

 팬들의 변치 않는 사랑으로 그녀는 이제'가수였음'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여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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