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 안 주는데 ?
2015.02.23 05:08
< 와 안 주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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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농사밖에 모르고 살아온 한 할머니가 큰집으로 이사했다는 아들네를
댕기러 기차를 타고 서울로 출타를 했다.
* 드디어 서울역에 도착한 할머니가 아들을 기다리느라 대합실에 앉았는데 생전
처음 보는 큰 빌딩들 하며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
자니 그만 정신이 횅한 게 갑자기 몹시 목이 말랐다.
* 그래서 어디 물 좀 마실 데 없나 두리번거리는데 때마침 한 아이가 자판기 앞에
서더니 동전을 넣고는 사이다를 뽑아서 아주 달게 벌컥벌컥 마시며 지나가는 게
아닌가 !!
* '옳거니 ! 서울서는 저리 뽑아 먹는갑다 !!' 생각한 할머니는 급한 걸음으로 자판
기 앞에 섰다.
* 그런데, '이를 우짤꼬 ?' 도대체 암만 봐도 어디로 동전을 넣는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 그렇다고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뭐해 할머니는 혼자서 한참을 그렇게 끙끙거리
다가 드디어 동전구멍을 발견하고는 '아, 이리로 동전을 넣는갑다 !' 생각하며 얼
른 허리춤에서 동전을 꺼내 그리로 여남은 개를 집어넣었다.
* 그런데 어라 ? 어떻게 된 게 자판기란 놈이 동전을 그리 많이 처먹었는데도 아무
것도 안 내어놓고 마냥 묵묵부답인 게 아닌가 !!
* '혹시 내가 돈 준 걸 모리나 ?'
할머니는 자판기를 통통 치며 말했다. " 이 보이소 ! 지가예 모~옥이 마른데예 사이~
다 좀 주이소 ! 고기 돈 냈잖십니꺼 ! "
* 처음엔 남의 이목도 있고 해서 할머니는 이렇게 점잖게 사정을 했다.
그랬는데도 자판기란 놈이 계속 아무런 대꾸를 안차 할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 이번엔 쎄게 자판기를 두들기며 소리를 질렀다.
" 이 보소 ! 와 안 주는데 ? 내 목마르다 안켔소 ? 내 사이다 좀 달라카는 소리 몬들었는교 ?"
* 이렇게 할머니가 한참을 자판기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서울엘 처음
올라왔음직한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그런 모습을 계속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다가는 한마디
거들었다.
" 거, 함 딴 거 돌라케 보이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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