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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나요?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니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3시간39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음성통화를 제외한 수치니까 매일 4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모습을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는 사람,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사람,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영화를 보는 사람까지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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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LOUD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민들 곁에서 외쳐 보려 합니다. 사회적 질병으로 확대되는 ‘거북목증후군’을 함께 예방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작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바로 지하철 승객들의 시선을 위로 유도하는 ‘거북이 스티커’입니다.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거북이 옆에는 ‘시민의 건강을 위한 화살표’라고 씌어 있는 노란색 방향 기호가 있습니다. 화살표 끝에는 목을 앞으로 쭉 뺀 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거북이가 ‘목 건강 주의’라는 글씨를 보며 깜짝 놀라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스티커를 보면서 자칫 거북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게 되겠죠. 스티커 제작에는 한 장당 6000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메트로의 동의를 얻어 지난 16일 지하철 4호선 객차 한 량에 시범 부착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하며 지하철 안으로 들어서던 승객이 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거북이 스티커를 바라봤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채순자(54)씨는 “신기한 게 붙어 있어 쳐다보게 됐다”며 “‘내가 너무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 좌우로 목을 풀어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전창희(64)씨도 “지하철을 타면 다들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며 “자세를 바로잡도록 일러 주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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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제안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이가희(24·서울 종로구)씨는 “캐릭터 옆에 만화라든지 재미난 읽을거리를 함께 붙여 놓으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시간도 길어지고 고개도 좌우로 움직이게 될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유영(30·서울 노원구)씨는 “평소에도 스마트폰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앞으로 빠지게 된다”며 “목 주변 근육을 풀어 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같이 알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안과 전문의 데이비드 알람비에 따르면 신문을 볼 때 눈과 신문 사이의 거리는 평균 40㎝라고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는 눈과 스마트폰 화면 사이의 거리가 35㎝로 줄고 인터넷을 검색할 때는 그 간격이 31㎝까지 감소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과 글씨에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겠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어중간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면 한 번씩 고개라도 들어 목을 쉬게 해 주면 어떨까요.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김태환 교수는 “스마트폰을 눈높이까지 들고 사용하고 30분에 한 번씩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목 스트레칭을 한다면 ‘거북목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혹시 지금 스마트폰으로 이 기사를 보고 계신 분이라면 잠깐 하늘 한 번 쳐다보시죠. ‘거북목’을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