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신축 도서관을 찾아서 -관정관
2015.04.14 13:13
아름다운 봄날에 모교 교정의 흐드러진 꽃길을 따라 걸으면서 행복하고 뿌듯한 하루를 보냈지요.
가정대학 목련회 신입동창 환영 모임에서 우리 부고 12회 후배들도 만나고 오랫만에 반가운 만남이였지요.
초대 손님으로 껌팔이로 성장한 성범이를 키워낸 성악가 박정소를 모셔서 그들의 생활을 다큐멘타리로 꾸민 것
을 보면서 중간 중간 본인이 출연했던 오페라 이순신, 안중근을 부르면서 우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답니다.
제가 오늘 길을 떠난 또 하나 이유는 새로 선을 보인 세계수준급의 중앙도서관의 관정관을 구경하기 위함입니다.
요즈음 만나는 키티교수님이 서울대학교에 도서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변모를 했다고 칭찬을 하신다.
그래서 혼자서 하바드보다 좋다는 관정관을 찾아 나섰다.
많은 기증자들이 후배를 위해 돈을 천사같이 사용한 곳이다.
사대부고 11회의 절친한 친구 남편의 함자가 한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 역사 및 정보를 알리는 정보판에서 졸업앨범을 클릭해 보았다.
졸업 1963년, 학교명 사범대학
앨범이 짠하고 나타나 통채로 한권을 찍어 왔다.
가정대학을 창립하시느냐고 수고하신 장명욱, 현기순 교수님, 영어를 가르치신 피천득, 장왕록 교수님,
교육행정을 가르치신 이영덕교수님, 윤리를 가르치신 김석묵교수님 모두 지금 우리 보다 젊으시다.
와! 이것도 있었구나. 임원자교수님의 의상학시간에 자기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패션 쇼를 하면서
이 디자인을 선택한 동기와 소재 그리고 소요금액을 발표한 이벤트를 마친 우리과 친구들이다.
출입증: 졸업생이라니까 이름을 묻더니 검색을 해보곤 이런 사람 없다고 하면서
63년 졸업생은 입력에서 빠진 모양이라면서 다른 졸업생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달랜다.
생활과학대학 동창모임 순서지를 보여주고 주민등록증을 맡긴 후 겨우 얻었다.
내가 살아있는 고스트인가? 앨범은 살리고 학생이름은 사라지고 이건 무슨 정책일까?
관정관은 구도서관과 연결통로가 있어 책을 빌려서 이곳에 와서 충분히 개별, 그룹별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복잡한 구도서관을 여유있게 연장한 형태이다. 1층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기증자 중심의 자료가 있다.
2-4층은 그룹스터디를 할 수 있는 작은 방들이 있다. 5층은 관장 및 행정실이 있고, 6층은 정보검색을
위한 공간과 소극장도 있다. 7,8층은 노트북 작업 공간, 그룹연구실 (캐럴)과 넓은 독서공간이 있다.
대기업 빌딩 못지 않게 여러대의 엘레베이터가 있다.
서서 신문을 슬슬 돌리면서 보는 학생이 있어 뒷모습을 찍었는데 어느새 알아 채고,
"제 얼굴 지워주세요"라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학생이 없는 공간만 찾아서 재미있는 부분을 놓쳤다.
스터디 룸이 4인, 6인 등 다양하게 2, 3, 4 층에 있어서 참 좋았다.
필리핀에서 고등학생들이 숙제를 하면서도 그룹으로 하는 것을 보고 우린 왜 혼자하나 했었는데..
방마다 기증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함자를 표기헸디.
토요일 오후에도 멀티미디어실에서 열심히 정보검색을 하고 있다.
7, 8층은 책을 읽는 곳인데 방이름이 상상의 방, 기억하는방, 진리의 방, 이상의 방 등으로
표기되었고, 중간중간 서고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우선 상상, 기억, 진리를 찾고, 이상을 가지란 말인가?
삼각대 모양의 책꽂이에 영시와 소설만 꽂혀있다. 우리동기 누가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낮에도 환하고 넓직한 이공간에 저녁 때 내가 나올 무렵엔 개별 스탠드 요청을 하란 공고가 뜨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로는 쉴 수도 잠을 잘 수도 있는 공간이 있다.
자리를 미리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도 편리하게 되어있다.
2층 스터디 룸엔 사용할 수 있는 룸이 7개 란다.
빨강색, 흰색 전화 부스가 있고, 예쁜의자에 앉아 기다리도록 배려를 했다.
조금 전에 늘씬한 남학생이 다리를 꼬고 스마트폰으로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전화기 없는 Phone Booth ; 상상도 못한 일이다.
6층의 소극장인데 여럿이 함께 동일한 프로를 보는 것이 아니고 개별로 또는 두서너명이 볼 수도 있고,
다양한 기기로 음악감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여긴 재학생만을 위한 공간이란다.
내가 필리핀 아테네요 대학에서 '블루우 다이야몬드" DVD를 보고 책보다 깨달음이 더 왔던 생각이 났다.
누워서도 볼 수 있도록 푹신한 의자와 대형스크린 그리고 풍부한 볼거리 자료들이 부러웠다.
오늘은 대충보고 가지만 언제 다시 와서 DVD검색을 한번 해 봐야겠다.
답답한 공간이 아닌 넓직한 도서관이지만 숨쉬기 편하고 눈이 편하고 햇볕과 꽃이 있는 정원이다.
키티 (김정자)교수님의 작품이 관장실 입구에 진열되어 있었다.
연꽃을 주제로 한 종이로 만든 작품이다. 기발한 착상인데 이걸 특별히 요청한 관장님도 수준급으로 보였다.
다른 층엔 신수진 동문의 작품이 진열되었다.
3시경에 왔는데 벌써 6시가 되었다. 나를 여기까지 태워 준 다른 친구들은 하이힐을 신고 와서 돌아갔다.
나와서 자세히 보니 기존의 도서관의 일부를 관정관이 업었고, 안에서 보이던 서고가 바로 구건물이였다.
교내에도 시내 버스가 들어오는데 여기저기 꽃들이 아름다워서 혼자 걸었다.
뛰어나는 인재를 본 듯 귀한 적송이 듬직하게 있어 좋았다.
너무 좋아서 또 한장을
수인디안 추장은 평화란 숲속의 크고 작은 나무들이 어울려사는 그런것이라고 한 말이 떠오른 곳이다.
배가 고파왔다. 악기가 있는 건물이 보인다. 작년에 하늘 나라로 간 형부가 "처제 여기서 밥먹고 가라"고 하는것
같아 안으로 들어가니 입구가 바로 학생식당이었다. 어느 대학원생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저녁을 들었다.
관정관에서 바로 나가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식당들이 있었으나 온길로 와야 길을 알것 같아 포기했다.
교문입구에 다 왔는데 발이 아프고 걷기가 힘드는걸 느꼈다.
서울대 뺏지 모양의 교문을 보면서 부여중 교사시절 첫삽을 뜨는 행사에 참여한 옛날이 새로웠다.
아무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 "나무들아 여기서 노벨수상자도 나오고,
세계 10위권의 학교가 될 때까지 멋지게 잘 버티거라"고 당부를 했다.
댓글 13
-
연흥숙
2015.04.14 13:13
-
김영종
2015.04.14 13:13
눈에 연흥숙씨의 그날이 그려 지는군요
같이 덩달아 서울대 구내를 잘보았 습니다
고맙습니다 -
연흥숙
2015.04.14 13:13
서울오시면 한번 둘러 보세요.
우리가 배운 곳은 아니지만 여기가 모교네요.
특히 우린 사범대학에서 졸업했지만 가정대로
다니다가 이젠 생활과학대로 갑니다. 동창회
목련회로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좋은 일이
있다면 그냥 좋아한답니다. 4년이 뭔지 그후
다닌 학교도 많은데 가장 맘이 가는 곳입니다. -
이태영
2015.04.14 13:13
관정관, 도서관의 내부가 특이한 설계로 만들어졌네요
아주 특이해서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차별화가 되는 멋진 설계로군요
김정자 교수님의 작품이 진열되어 있어서 좋으셨겠어요. -
연흥숙
2015.04.14 13:13
네, 아주 시원스럽게 여유있고 느리게 사는 공간이더군요.
우린 이런 학교에 다녀 보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좋지요.
88세에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시는 교수님이 바쁜 틈에
저희에게 재능기부를 하시고 계신 훌륭한 분이시지요. -
이광용
2015.04.14 13:13
뿌듯한, 기분 좋은 현기증이 온몸을 타고 내립니다.
정말 하바드 보다 낳을 것 같네요. 서울대학교 동창회
소속의 웅장한 장학 빌딩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훌륭한 도서관이 있는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그렇고 보니 관정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연 흥숙 씨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러다가 세계 10 위
안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새 생전에는 어렵겠......
좋은 것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연흥숙
2015.04.14 13:13
전 잘 모르는데 우리 키티교수님은 하바드, 에일 일류대
도서관 다 가보셨는데 관정관이 우수하다고 하시더군요.
영문학서가 한곳에 모인 곳에서 이광용씨가 오면 좋아하겠
다고 생각했어요. 학교는 다르지만 동연, 정은,훈이도 생각했지요.
도서관의 장서와 활용서비스가 건물보다 더 낳을 때가 있겠지요. -
이문구
2015.04.14 13:13
관정관을 다양하게 찍어 자세하게 설명도 해 주셨네요.
캠퍼스에 넘치는 봄기운까지 훈훈하게 풍겨오는 듯합니다.
멋진 게시물 만들어 올리는 데도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경쾌한 뻐꾸기 소리 들으며 구경 잘 했습니다. -
연흥숙
2015.04.14 13:13
도서관이 유리로 된 부분이 많아서 사진은 찍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밖에 나와서 찍은 사진은 고르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
김영은
2015.04.14 13:13
혼자서 차분하게 대학 도서관을 자세히 소개하여 주었구나.
네 말대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수 있는 후학 양성을
위해 큰 뜻을 세우신 관정 선생님을 우럴어 뵙는다.
도서관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해 보이는구나.
흥숙아, 많은 사진 편집하고 스토리 넣는 작업하느라
애 많이 썼겠다. 그러나 훌륭한 도서관 소개한 보람이 클거야! -
연흥숙
2015.04.14 13:13
이태영씨가 왔더라면 시각적으로 더 돋보이게 보여주었겠지만
난 내 손에 익숙한 방법으로 수수하게 올렸어. 참 세상엔 여기
부족하면 이리 채우고 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더라구. 양호도 이걸
보면 좋겠는데...내일 보자구요. 날씨가 좋아진다니 명동을 누벼보자. -
김동연
2015.04.14 13:13
와아 정말 자랑스럽구나.
이렇게 멋진 도서관이 서울대학에 있는 것 몰랐는데...
네가 아주 자세하게 멋지게 소개해줘서 눈이 번쩍 뜨이네.
역시 흥숙이의 모교가 대단해요.
나는 이대만 좋은(건물이) 줄 알았는데.ㅎ.ㅎ.
요즘 학생들은 참 행복해.
이런 시설에서 책도 보면서 공부할 수 있으니. -
연흥숙
2015.04.14 13:13
그러게 우리도 지금 학교 갈 나이면 좋겠어.
아마 너랑 나랑 이정란이는 소극장에서 매일 딩굴겠지.
20년만 어렸으면 대학원생이라도 될텐데...
그런데 동연아 우린 지금 하바드생이란다.
뭘 부러워하겠니. 서울왔구나.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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