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가현산에 올라서 보면. .
2015.06.11 23:49
김포 가현산에 올라서 보면..
* 가현산 사진 촬영 콘테스트(!)에 임해준 문구, 태영, 지우. 창효에게 감사.
이 네 분의 사진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준 분, 동창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 *
나는 아침이면 김포의 가현산(歌絃山)을 오른다.
가현산은 해발 200m 정도의 낮은 산 이다. 하지만 김포 논 뜰의 널은 평야에 솟아 있어 그런지 멀리서 보아도 산세가 뚜렷한 것이 귀티마저 난다. 가현산의 정상부가 코끼리 두상 같고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이 마치 코끼리의 긴 콧잔등과 같다하여 가현산을 일명 상두산(象頭山)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한반도의 동쪽에서 주요 산의 연봉을 잇는 맥을 백두대간이라 하듯이, 반도의 서쪽에는 수원의 광교산, 광주의 오봉산, 부평의 계양산, 김포의 문수산을 남에서 북으로 이어서 형성하는 산세의 맥을 한남정맥이라 하는데, 이 맥의 주요 산봉우리의 하나가 김포의 가현산 이다.
가현산 정상에 오르면 문수산과 애기봉이, 그 너머로 하늘이 파랗게 높을 때는 북녘 땅 개성의 송악산도 확연히 보인다. 서해안의 푸른 바다가 보이는가 하면, 강화도 마니산,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영종대교, 멀리 바다 가운데 윤곽을 드러내는 안개속의 인천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김포반도를 휘돌아 서해 바다로 흘러드는 한강 하류는 마치 거대한 호수와 같다. 그런가 하면 가현산에서 내려다 보는 널은 들녘의 바둑판 같은 논밭 복판에 띄엄띄엄 자리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농촌마을이 김포 특유의 쌀의 곡창을 상징하듯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이다.
가현산 정상부에 올라 내려다 보는 맛도 훌륭하지만 가현산을 오르고 내리며 숲속 길을 누비며 걷는 맛도 재미가 솔솔하다. 가현산 정상부에는 꽤 넓게 퍼져 자생하는 진달래 군락지가 있다. 군락지 속으로 들어가면 눈앞을 가릴 정도로 빼곡한 진달래 꽃나무들이 어른 키를 삼킨다. 이른 봄 4월 중순이면 정상부 군락지에 만개한 진달래와 산등성과 골짜기 여기저기에 피는 진달래가 봄의 화신인양 가현산 일대의 산록을 진분홍으로 물드린다.
가현산의 주능선을 따라 걸을 때는 모진 풍상을 겪으며 자란 소나무들이 비록 낙낙장송은 아니나 그 서있는 자태의 모양세가 형형색색 하나같이 소반의 분재인양 일품이다. 능선 길 노면에 삐죽삐죽 솟은 돌무지와 그 사이사이로 소나무 밑둥의 굵은 뿌리가 노출된 솔밭을 지나로나면 마치 ‘미니 금강산’을 오른 듯한 착각 마저 든다. 이어서 하늘을 가릴 듯한 능선의 솔밭 숲길이 끝간데서 ‘가현산 사랑회’가 세운 팔각정 정자가 나온다. 정자 옆 몇 발작 떨어진 가파른 경사지에는 가현산에서 아주 드믈게 보는 세 개의 큰 바위덩이가 의좋게 걸쳐있어 ‘삼형제 바위’란 이름으로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등산객의 눈길을 끈다.
여기서 등산로 방향표지판의 길 안내를 받아 경사가 심한 산중턱의 계곡까지 내려가면 지하 100m 암반의 지하수를 끌어 올려서 마시도록 한 수도꼭지가 달린 식수대와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은 가칭 “가현산 약수터‘가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200여 미터를 더 하산하면 가현산 입구를 상징하는 2개의 장승과 가현산 등반로 안내 입간판이 서있다. 그 앞에는 몇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있고. 여기가 바로 장기동과 구래리 쪽으로 가는 방향이 갈라지는 지점이고 여기서부터 가현산 정상부까지 4m 폭의 산허리를 돌아 오르는 산복도로가 나있어 차편을 이용하여 산의 정상부까지도 등반이 가능한게 가현산 이다.
어째 거나, 장기동, 구래리, 검단 등 어느쪽 방향에서 오르든, 가현산 정상부의 진달래 군락지-능선의 솔밭길-정자와 삼형제바위-가현산 약수터-장승 입구-산복도로를 이어주는 등산코스는 가현산을 산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등반의 핵심 구간이다. 나는 이른 아침 이 핵심구간을 통해서 가현산을 산행한지도 12년째. 그러나 계절 따라 가을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현산을 보지 못하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이유인즉, 가현산에는 자생하는 단풍나무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생각하던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 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가현산에도 단풍나무를 심어야한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포 가현산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 개념의 숲길 조성 설계도면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작성해 놓았다.
그런 가운데 산림청이 주관하는 국유림 숲길 조성 정책의 일환으로 가현산 등산로 정비사업 계획을 추진하는데 내가 관여하게 되었다. 애초의 정비사업 계획안에 대한 수정 과정과 주민 설명회(2011. 7. 21)를 거치고 일선 작업 현장에 나가 관계관들을 만나면서 내가 구체적으로 구상하던 단풍나무 조림에 관한 나의 의지를 일부나마 관철시킬 수 가 있었다. 그 결과 가현산 약수터 하단부와 주변부에 100그루의 홍단풍 나무를 심게 되었다. 비록 100 그루의 시작은 작은 것이긴 하지만 이것이 밀알이 되어 가현산 등산로를 따라서 단풍나무 숲길 조성이 체계적으로 본격화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울긋 붉긋 물든 가현산의 단풍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그것도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짙게 물드는 가현산!”을 . . .
댓글 15
-
강창효
2015.06.11 23:49
-
김인
2015.06.11 23:49
창효,
그날 하루가 참으로 즐거웠고 마음이 탁 트이는 날이 였어.
70대 중. 후반 노인네들의 대화속에서 중심을 잡아 분위기를 리드하는 탁월함도 돋보였다오.
동영상 사진과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 콘테스트에 임해줘 다시 고맙다는 인사드리네. 인. -
이문구
2015.06.11 23:49
우리 친구들이 방문했을 때 친절하게 일일이 설명해 주던
김 교수의 가현산에 대한 자상한 내용이 다시 살아나는구려.
공부도, 구경도 잘 하면서 즐거운 산행 운동을 마치고 나서 하산해
푸짐한 갈비살 구이와 막국수의 맛과 대화에 취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그 날의 그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게 되었소이다.
다시 한번 정성스럽고 따뜻한 우정의 초대에 감사! -
김인
2015.06.11 23:49
문구,
이 세상에 자네만큼 자상한 친구가 또 있겠는가!
언제나 자네는 나에게는 영원한 궂은 일도 마다하는 자상한 싸부님 이라오.
가현산 등반길 봄에는 진달래 가을엔 단풍 숲길 조성에 설계도면 까지 손봐준 일등 공신이지. 이 지면을 빌려 또 감사! 인. -
김동연
2015.06.11 23:49
사진 잘 찍는 사람만 초대해서 "가현산과 김인" 을 멋지게 광고하시는군요.
다음에 사진 못 찍어도 인사회 식구들을 다 한번 초대해 주시면
국회에 나가셔도 될텐데요.
'봄에 진달래 가을에 단풍의 가현산' 너무 아름다울 것 같아서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콰이강의 다리도 건너보고 싶네요.
갈비살은 사양하겠습니다. -
김인
2015.06.11 23:49
제주댁, 동연님,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제주를 마다하고 이번 콘테스트에 초대를 하는 건데.
초대했으면 모든일 마다하고 와 주셨겠지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금년 가을이라도 가현산 단풍 보러 빨강 모자 쓰고 노랑옷 입고 사뿐이 오시면 기꺼이 모실게요. 갈비살은 걱정놓으시고! 인. -
연흥숙
2015.06.11 23:49
산을 사랑하시는 마음 표현이 아름답군요.
생각만 하고 그칠 수 있는 일을 실행하신 귀한 분이십니다.
단풍이 자라는 걸 지켜보는 환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
연흥숙
2015.06.11 23:49
네, 5년 안에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할께요. -
김인
2015.06.11 23:49
처음 부터 가현산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더했던 것은 아니고요.
봄에는 진달래 가을엔 단풍 이란 착상이 꿈에서 현실로 닥아서면서 가현산에 대한 사랑이 진짜 깊어지나 봅니다.
그래서 봄에는 진달래가 가현산을 물드리드시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드는 가현산을 기필고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
입니다. 아마도 앞으로 10년을 더 내다보며 가현산에 단풍나무를 보태 나간다면 내 살아 생전에 단풍으로 덥힌 숲
속도 보게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인. -
이태영
2015.06.11 23:49
김교수 덕분에 하루를 상쾌하게 보냈어
모처럼 친구들과 즐거운 담소도 나눴고
또 김교수의 가현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좋은 산행이 되었지
봄에는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서 볼만하겠드군
김교수의 가현산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는 것도 알았네
소주 한 잔 곁들인 점심 고마웠어 -
김인
2015.06.11 23:49
태영,
가현산에 왕림해 특출한 안목과 솜씨로 띄운 가현산 사진 진짜 일품이야 !
얼굴 보다 찍힌 사진의 모습이 더 잘생겼다는 말도 있지만 정말 그말이 맞는 것 같아.
슬로우 슬로우 그리고 퀵 퀵 순간 포착에 공드리는 모습이 지금도 내 눈에 선하다네.
좋은 기록 남겨 줘서 고마워. 다시 감사! 인. -
이민자
2015.06.11 23:49
김포 미래를 위한 가현산 사랑이 대단 하십니다.
가현산을 조성 하기 까지 많은 노력을 하셨네요.
친구 분들과 함께 걸작품 감상 하시며 아름다운 산행을 하셨군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친구들 몇몇이서 가현산 단풍보러
나들이 하렵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두분 건강 하십시요. -
김인
2015.06.11 23:49
이민자 여사님 오랫만입니다. 건강하시지요.
네. 언제든지 가현산 사계절,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솔나무,
가을엔 단풍, 겨울엔 나무 끝 가지아래 눈밭 발자국 내러 오세요 대환영입니다.
벆았 어른도 건강하시지요. 두분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 -
김영은
2015.06.11 23:49
내고장 김포 사랑이 세월을 더하며 가현산으로 이어졌군요.
지역 사회의 전문위원으로서 김포 발전에 기여 하셨으리라 압니다.
이름도 생소한 가현산을 봄 여른 가을 겨울로 소개하신 열정에
그곳의 사계를 상상하며 우리도 관심을 갖게 되는군요. -
김인
2015.06.11 23:49
김 여사님,
빈갑습니다.
이름을 부르는게 더 친금감을 느끄겠지요, 영은 님!
사진 촬영, 편집, 또한 인사회 활동에 감명를 받고 있답니다. 거치례 인사가 아님니다.
김포에 한번 오세요. 김포에도 제법 다녀볼데가 많답니다. 시간내시면 기꺼이 모시겠습니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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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산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줘서 고맙게 잘 읽었네, 김교수..
가현산으로 네명의 인사회 친구들을 불러서 촬영도 하고
또 점심도 푸짐하게 먹게 해 줘서 고마웠어...
그 날의 즐거웠던 하루,, 오래 오래 기억될것 같아..
김포의 그 식당--소 갈비살 1.2kg를 40,000원에 제공하는
그 집에를 다시 가서 또 고기 싫컷 먹어 볼 생각일세..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