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만 있고 AI(인공지능)는 없다 - 조선일보 김신영기자
2016.03.04 00:34
이세돌만 있고 AI(인공지능)는 없다
조선일보 경제부 김신영기자
외계인 탐사 전문가인 미국의 세스 쇼스택 박사는 20년 넘게 지적(知的)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고 있
다. 몇 해 전 그를 만나 "외계인이 어떻게 생겼을까"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사전만 한 크기의 인공지능(AI)일 겁니다. 기계가 생물보다 생존력이 좋고, 지적으로 더 빨리 진화
하거든요." 흥미로운 상상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듬해 IBM의 인공지능 '왓슨'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도 공상과학이 연상됐다.
"근근이 세미나에 다니는 인간 의사와 세상의 모든 논문을 읽어들이는 인공지능 의사가 있습니다. 누
구를 선택하겠습니까.“
'인공지능 의사'라고 답은 하고도 속으론 딴생각을 했다. '일단 만들어 보여주시지….'
프로 기사 이세돌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달 초 맞붙는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인공지능
의사를 떠올렸다. 궁금한 마음에 '왓슨'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몇 시간을 순식간에 보냈다. 4년 정도
지났을 뿐인데 인공지능은 현실 곳곳에 침투해 있었다.
인공지능 의사는 2년 전 이미 미국 유명 암센터인 MD 앤더슨에 (인간)의사의 보조로 취업한 상태였
다. 프로농구팀 토론토 랩터스도 '모든 농구 데이터를 분석하라'며 왓슨을 고용했다. 한 제약회사가 인
공지능을 이사로 위촉하고 경영 조언을 구한다는 기사까지 읽고 나니 말 그대로 '뇌에 과부하가 걸리
는' 기분이었다.
지난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은 예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해 왔다. 관련 기술이 계속 개선되는 가운
데 인공지능이 습득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의 양까지 무섭게 늘어난 덕분이다. IBM·구글 같은 거대 기
업이 미래의 돈벌이라고 판단하고 인공지능에 앞다퉈 투자를 늘린 영향도 컸다.
인공지능에 대한 국제사회와 학계의 논의도 치열하고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유엔에선 인공지능 무기의 실전 투입 문제를 두고 미국(찬성)과 독일(반대) 진영이 맞서 팽팽
한 토론을 벌였다. 철학계에선 인공지능이 인간만 한 '생각' 능력을 갖추는 것은 시간문제이므로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의 정체성 혼란에 대비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
를 위협할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이런 흥미진진한 논쟁은 한국인에게 아직 공상과학처럼 들린다. 한국의 기술 수
준 자체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혁신과 멀어진 대기업들은 큰 관심이 없는 듯하고 정부도 대충 끌려가
는 모양새다. 정부는 연초 업무 보고 때 '올해 안에 인공지능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라는 한가한 계획
과 함께 일단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장기 국가 전략을 수립한 일본의 3%, 미국의 1%
수준에 그치는 금액이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다. 인공지능 선진국이어서가 아니라 바
둑 최고수 이세돌이 한국인인 덕분이다. 속 편하게 '이세돌 이겨라'라고 응원하기엔 어째 좀 머리가 복
잡하다.
댓글 12
-
박일선
2016.03.04 00:34
-
박일선
2016.03.04 00:34
잘 올렸네.
우리도 인공지능에 대해서 좀 알 때가 되었지.
로보트나 드론도 인공지능의 산물인데
바둑의 인공지능은 차원이 훨씬 높은 것 같아. -
김영송
2016.03.04 00:34
서봉수 9단이 2001년 가로수닷컴배 우승 프로그램인 '고메이트'와 9점 접바둑을 둔 적이 있는데,
장난기가 발동한 서 9단이 첫수를 '2의 二'에 둔 뒤 난전을 유도하자 고메이트가 갈팡질팡하다 몰살당했고,
서 9단은 '고메이트'의 실력을 9급으로 사정(査定)했다고하지만,
그후에 장족의 발전을 이룬 "인공지능" 기사이기에 올렸다네. -
이광용
2016.03.04 00:34
인공 지능을 만든 사람도 인간이고 이 세돌도 사람이다.
체스는 20 년 전에 인간이 인공 지능에 졌다고 하더라구.
Alpha-Go 는 중국 판후이에게 호선으로 5 연승 했고
Crazy-Stone, Zen, Fue-Go 등 컴퓨터에 494승 1패 했다는데
최근 16 만 건의 기보를 학습 시켰다 하더라구.
하지만 이 세돌이 4 연승 하고 마지막 판에는 첫 수를 天元에
놓고 Alpha-Go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이 세돌이 미소 지을 것 같아. -
박일선
2016.03.04 00:34
며칠 전 목진석 9단은 바둑 TV 인터뷰에서 강동윤 9단과 비슷한 말을 하드라구. -
김영송
2016.03.04 00:34
오늘 조선일보 이흥렬 바둑기자는 이창호, 김지석, 최철한 등 국내 유명 프로 대부분은
"아직은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한 판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고 했고,
LG배를 보유 중인 현역 세계 챔프 강동윤 9단은 "내가 나선다면 꼭 이긴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몸을 낮췄다고하네.
내주가 기대되네!! -
김영은
2016.03.04 00:34
얼마전 김신영 기자의 인공지능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구나 했는데..
이세돌 9단과 아고라의 바둑 대결의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요.
구굴 회장도 이 대국을 보기 위해 來韓한다네요. -
김영송
2016.03.04 00:34
오늘 조선일보 기사에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김진호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는 "모두들 인공지능이 아직 인간을 넘어설 때가 아니라고
하지만 내 생각엔 '사건'이 터질 여건이 마련됐다고 했답니다.
흥미로운 일입니다. -
김동연
2016.03.04 00:34
인공지능이 우리나라에 아직 없어도 걱정할 것 없어요.
그보다 더 급한 일이 산더미 같은데요...
인공지능이 상용화 되어 인간을 지배할때 만들거나
사가지고 와도 늦지않을 것 같아요. -
김영송
2016.03.04 00:34
!!!!!!! -
박일선
2016.03.04 00:34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이기면
다음에는 중국의, 그리고 세계의 제 1인자 커제에게 도전하지 않을까? (커제는 어제 또 이세돌을 이겼다).
알파고가 커제에게까지 이기면
인간 전문 기사들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컴퓨터 바둑 끼리 다투는 시대가 시작되지 않을까?
구글 바둑, 페이스북 바둑, 아마존 바둑, 카카오 바둑, 알리바바 바둑 등등.
그렇게 되다면 나의 바둑에 대한 흥미는 사라질 것이다. -
김영송
2016.03.04 00:34
그렇게 되면............
흥미가 없지!!!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12281 | 세상에 존재하는 희귀한 동물들 [1] | 홍승표 | 2016.03.09 | 11614 |
12280 | [충격 알파고 불계승] - 조선비즈에서 전재 [7] | 김영송 | 2016.03.09 | 122 |
12279 | ' 졸업 논문 ㅡ | 하기용 | 2016.03.09 | 98 |
12278 | 봄 가곡 듣기 [2] | 심재범 | 2016.03.09 | 120 |
12277 |
유럽 여행기, 모나코
![]() | 박일선 | 2016.03.09 | 93 |
12276 | 팔불출의 아들 자랑 [17] | 박일선 | 2016.03.08 | 192 |
12275 | ' 초콜릿 상자 ㅡ | 하기용 | 2016.03.08 | 127 |
12274 |
바클리 봄소식
[6] ![]() | 오계숙 | 2016.03.08 | 127 |
12273 |
유럽 여행기, 프랑스 Nice
[3] ![]() | 박일선 | 2016.03.08 | 82 |
12272 | Lovely Flower [8] | 이태영 | 2016.03.07 | 153 |
12271 |
유럽 여행기, 프랑스 Bastia
[5] ![]() | 박일선 | 2016.03.07 | 114 |
12270 | 조개 예술 [3] | 심재범 | 2016.03.06 | 105 |
12269 | ' 효심 ㅡ [1] | 하기용 | 2016.03.06 | 128 |
12268 |
유럽 여행기, 프랑스 Corsica 섬 Porto Vecchio
[4] ![]() | 박일선 | 2016.03.06 | 110 |
12267 | Mozart 의 봄 [17] | 김영종 | 2016.03.06 | 168 |
12266 | 일토회(一土會) 궂은 날씨에도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8] | 이문구 | 2016.03.05 | 152 |
12265 | ' 서양에서 가장 웃긴 유머 1위 ㅡ | 하기용 | 2016.03.05 | 100 |
12264 | 이런 며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2] | 심재범 | 2016.03.05 | 108 |
12263 |
유럽 여행기, 이탈리아 Sardinia 섬 Santa Teresa
[2] ![]() | 박일선 | 2016.03.05 | 59 |
12262 | 미국대통령후보 Mr. Trump의 주장들을 읽고 ---독후감(98-5-9)--- [4] | 민완기 | 2016.03.05 | 187 |
12261 | ' 재치 만점 학생 ㅡ | 하기용 | 2016.03.04 | 97 |
12260 |
유럽 여행기, 이탈리아 Cagliari
[4] ![]() | 박일선 | 2016.03.04 | 56 |
» | 이세돌만 있고 AI(인공지능)는 없다 - 조선일보 김신영기자 [12] | 김영송 | 2016.03.04 | 144 |
12258 | <매화축제> [30] | 김동연 | 2016.03.03 | 142 |
12257 | ' 고 인 ㅡ [5] | 하기용 | 2016.03.03 | 116 |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