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화백, 5월 말쯤에 태안에 갈까했는데 오 화백으로부터 반가운 댓글을 받고보니 텔레파시가 왔나보내요. 그때의 작업실을 집필실로 빌려 쓸까 해서요. 

소인이 모시던 울산대학교 총장 이상주 박사가 당신의 회고록(80세)을 책으로 출판하려는데 만만한 소인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교육부총리를 하셨는데 소인은 아직도 총장님이라고 부른답니다. 남들은 장관님, 총리님 하지요. 그래서인지 소인을 장세동씨의 이름만 따와 박세동 교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장세동씨는 의리의 사나이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얼굴도 나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가 막 구치소에서 출감했을 때, 방송에 중계되었는데, 우연하게도 소인의 양복과 그의 양복이 비슷했어요. 더 공교롭게도 그날 서초동의 먹자골목의 어느 선술집에서 그동안의 단골들을 초대하여 한잔들을 대접하는데 소인도 초대받아 거기에 갔었지요. 그런데 그 일대의 조폭들이 그 선술집에 들이닥쳐 보호비를 뜯어가려고 문 앞에서 설치고 있었어요. 주인 마담이 죽을 상이 되어 어쩔줄 몰라하며 저를 보잖아요. 의리의 박세동이 눈앞에 나타났어요. 그래 소인이 문앞으로 나가, '누가 형님이야? 오늘 형님이 고생하고 나오셔서 기분 풀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자네들 이 '미락' 단골이야? 가서 니네 형님 데려와  우리 형님께 인사드려. 오늘 나오셨어!' 그러자 그중의 한 놈이 '몰라보았습니다.'하며
꾸뻑 절을 하잖아요. '그래, 자네가 나를 알아보는구만. 여기는 내가 신경쓰는 집이야.'했더니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드라고요.. 이때의 증인이 당시 중앙대학교에 있었던 이연섭 교수이고 소인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방송 소속 방송쟁이었죠. 뭐, 시시껄렁한 일, 좋은 일 했다고 웃어 넘기세요. 책이 나오면 한권 보내드릴게요. '변덕'하고는 전혀 다른 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