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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6.5.17)

2016.05.18 00:11

박문태 조회 수:130

임효제! 거의 십년 전에 어느 동창의 말을 통해 네가 고등학교 때, 고생을 무척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보다 

더 고생을 하며 학교를 어렵게 다녔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내 스스로 반성을 하며 어렵게 연락이 되어

충무로에서 다른 동창과 함께 무슨 국수정골을 맛있게 먹은 일이 있었다. 임효제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가 아무도 모르게 제일 고생하며 공부했다고, 속으로는 은근히 자부심 같은 것을 같고 있었다. 너를 만나고

나서 내가 많이 삶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 여기서 다른 친구 하나를 여러 동창에게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일기에 남긴다. 바로 김무경이다. 옆에서 우연히 관찰했는데

임효제를 끔직히도 챙기고 있더구나. 나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지금, 오늘까지 너를 불러 적적하지 않게 여러 얘기를

나누어주며 순수한 동창의 정을 나누드구나. 재작년 영종이네 집에 갈 때도 무경이를 데리고 갈 것 그랬다. 참, 제주의

김여사도, 연모 형수씨도 효제를 챙겨주고 있음을 무경이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문득 친구나 동창의

애사, 경사에 아주 매정하게 모르는 척하는 친구들을 보며, 얼마 전 타계하신 시나리오 작가 신봉승 선생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작가 중에 아주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자가 별세한 상가에 갔는데 아무도 문상 온 사람이 없어서 당신께서 빈소의 빈 자리를

혼자서 지키고 있었던 슬픈 이야기를 하였다. 차마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 동창 하나도 이런 쓸쓸한 일을 당할 것 같아서 괜시리

나까지 슬퍼진다. 그 친구 자식들이 속으로 얼마나 그 애비를 원망할 것인지... 내가 죽은 뒤에 애도를 표하며 찾아올 바보는 없을 것 같지만

송기방은 알고 있다. 나는 죽은 나를 의과대학에 기증하기로 했기 때문에 빈소고 뭐고 없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뭐 일기가 이러냐?

꼭 유언장이 되고 말았다. 미안하다. 오늘 효제의 혈색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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