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2016.6.17)
2016.06.17 20:18
‘눈에 뵈는 게 없어!’ 이 말은 무식한 사람(깡X), 특히 불량배(不良輩)들 끼리 어떤 충돌이 생겨 한 판 붙으려고 할 때, 내 뱉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누군지 알면 이런 행동을 감히 나한테 할 수 있겠느냐?’이다. ‘그래, 네가 누군데?’하면 바로 상대방의 주먹이 나온다. 바로 내가 누군지 알려주려고 주먹을 날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먹을 날쌔게 피하고 전광석화(電光石火)의 박치기로 상대가 코피를 쏟게 한 경우가 있다. 한창 때의 시라소니가 박치기를 이렇게 빨리 잘 날렸다. 큰 소리 친 동대문 시장의 주먹패가 얻어터진 실화이다. 이렇게 쉬운 말을 관광지 안내원의 말을 빌리면, ‘비싼 돈 내고 관광하실 때, 아는 만큼 보이니까 제가 설명하는 말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가 된다. 대부분의 가이드는 미리 화장실 다녀와야 한다고 경고 하는데 그냥 흘려버렸다가 베르사유 궁전에 가서 낭패를 본다. 그래서 화장실이 없어 고생한 기억만 남지 루이 14세가 프랑스 절대왕정의 극치로 이 궁에 살면서 사치생활을 하였던 흔적은 못 보고, 안절부절 했던 기억만 안고 돌아오게 된다. 박문태는 배낭여행으로 둘이서 같기에 이런 화장실이 없는 것을 모르고 갔다가 한 참을 당황한 뒤, 더는 못 참고 그냥 자연산으로 해결한 일이 있다. 저 멀리 정원의 으슥한 데의 나무기둥에 실례를 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다리 하나를 들지 않고 의연하게 행동하였다. 증인이 있다. 어흠. 유명한 말, ‘아는 만큼 보인다.’가 이때 쓰인다. 조금 수준 높은 말을 쓰면, ‘관찰은 개념체계와 완전히 양립 불가능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이다. 사실 ‘관찰’, ‘개념체계’, ‘양립’, ‘불가능’도 더 쉽게 설명해주어야 할 어려운 낱말이다. 당연히 패러다임(paradigm)의 뜻풀이는 기본이다. 이것은 강사료를 받고 할 일이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다음 장면으로 간다.
우리말에 영어로 직역할 수 없는 표현이 있다. ‘개 눈에는 X만 보인다.’이다. 물론 ‘총각 눈에는 처녀만 보인다.’도 있고, ‘노름꾼 눈에는 매화도 매조(梅鳥)로 보이고, 당구를 막 배웠을 때, 방의 천정이 당구대로 보이고, 바둑을 잘 두는 그 친구의 눈에는 박문태도 호구(虎口)로 보인다의 표현이 있다.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했다는 말,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가 있다. 이런 해학성(諧謔性)이 요즈음 정치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댓글 2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12632 | ' 명보극장 영화안내 ㅡ | 하기용 | 2016.06.19 | 124 |
12631 | 일기(2016. 6.18) [5] | 박문태 | 2016.06.19 | 216 |
12630 | ' 초대의 이유 ㅡ | 하기용 | 2016.06.18 | 122 |
12629 | 159회 출사 (사릉.홍릉) 선사회 [10] | 정지우 | 2016.06.18 | 183 |
» | 일기(2016.6.17) [2] | 박문태 | 2016.06.17 | 156 |
12627 | ' 강력한 존재 ㅡ | 하기용 | 2016.06.17 | 113 |
12626 | 감미로운 바이올린 연주곡 모음 [1] | 심재범 | 2016.06.17 | 83 |
12625 | 寒山詩 / 두 사람에게 [1] | 오세윤 | 2016.06.17 | 192 |
12624 | 생에 꼭 한번 들어야할 불후의 명곡 16곡 [2] | 심재범 | 2016.06.16 | 133 |
12623 | 6월 둘째 인사회, 美를 創造한다. [14] | 이태영 | 2016.06.16 | 236 |
12622 | ' 우리나라 명문대 ㅡ | 하기용 | 2016.06.16 | 113 |
12621 |
유럽 자전거 여행
[16] ![]() | 박일선 | 2016.06.16 | 129 |
12620 | 조수미의 달의 아들 [11] | 이은영 | 2016.06.15 | 171 |
12619 | ★아름다운 조개와 조개 예술★ [7] | 김영송 | 2016.06.15 | 112 |
12618 | ' 오늘은 6月 '인사회' 두 번째 날이다 ㅡ [3] | 하기용 | 2016.06.15 | 112 |
12617 | 서울 도심의 아름다운 사찰 봉원사(奉元寺) [10] | 이문구 | 2016.06.14 | 175 |
12616 | ' 그리움만 쌓이네 ㅡ [2] | 하기용 | 2016.06.14 | 202 |
12615 | 최고의 클래식 | 심재범 | 2016.06.14 | 114 |
12614 | 1박2일의 여행.. [10] | 이태영 | 2016.06.13 | 231 |
12613 | [re] 올림픽공원에서 가을을 만나다. | 김영은 | 2016.10.10 | 85 |
12612 | 일기(2016.6.13) 넋두리 [2] | 박문태 | 2016.06.13 | 160 |
12611 | 무더운 날씨에 심재범 친구와 정겹게 어울리다 [6] | 이문구 | 2016.06.13 | 160 |
12610 | 마음의 위안을 주는 세미클래식 모음 [1] | 심재범 | 2016.06.13 | 116 |
12609 | ' 건망증 선생님 ㅡ | 하기용 | 2016.06.13 | 86 |
12608 | LALA - 연습 , 잡동산이 영상 만들기 (6.15일 인사회 현장 학습용) [8] | 최종봉 | 2016.06.12 | 136 |
작가다운 해박한 지식도 배우기도하고...고마워 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