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관(觀)도 소설가가 보는 것은 다르다. 영어에서는 묘한 차이를 보인다. 두 눈을 부릅뜨고 보는 ‘look at'은, ‘알았냐?’라는 의미가 숨어있는 ‘you see?'와는 다른 ’보기’이다. 기분 나쁘고 시비를 걸려고 하는 것 같으면 'What are you looking at?'하지 'What are you seeing?'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소설가가 보는, 관(觀)하는 것은 'looking at', 시비를 걸려는 듯이 샅샅이 들추어보는 것이다.

문학이 그렇듯이 소설 또한 윤리·도덕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윤리·도덕이 아니어야 문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식자 연(識者 然)하게 진술하면 ‘그 역(逆)도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이다. 여기에 윤리와 도덕과는 거리가 먼 소설가와 정치가들에게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짚고 넘어간다. 정치가 김영삼(혼외의 딸과 아들! 딱 한 번의 부적절한 관계로 이렇게 자식을 둘 수 있었겠는가?), 케네디(육체파 여배우 메릴린 먼로와의 깊은 관계. 여배우는 자살까지 했음), 클린턴(백악관 인턴 르윈스키과 백악관 도서관에서 연구는 하지 않고 부적절한 관계를 수차례 맺음) 대통령 등이 스캔들을 일으킨 것은 공통점이다. 소설가로 이광수는 조강지처(백혜순)가 있는데도 일본에서 의학공부를 한 여의사 허영숙에게 끈질기게 연애편지를 보냈고, 사이사이 나혜석과도 연애를 했다. 결국은 본 부인 백혜순과 이혼하고 허영숙과 결혼 했다. 오감도(烏瞰圖)의 이상(李霜)은 술집 여급출신 금홍과 동거생활을 하였고, 최인호는 탤런트와 외국 여행을 상당기간 다녀와서 한 동안 시끄러웠다. 불란서의 실존주의 문학의 선봉에 있던 샤르트르는 보브와르와 계약결혼하고, 보브와르의 제자와 연애를 공개적으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