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여행기 - Oaxaca, Monte Alban
2017.03.23 01:39
2003년 4월 9일 수요일 Oaxaca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37: 아침 18, 식료품 59, 캔디 5, Oaxaca 버스 270, 인터넷 8, 복사 3, 환율 US $1 = 10 peso)
San Cristobal에서 Oaxaca까지 오후 5시부터 아침 6시까지 13시간의 밤 버스 여행은 아주 힘들었다. 지난번 Campeche에서 San Cristobal까지의 12시간 밤 버스에서는 그래도 좀 잤는데 이번에는 거의 못 잤다. 버스 에어컨이 고장 났는지 에어컨이 안 나오고 선풍기조차 안 틀어 놓아서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창문이라도 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열 수 없는 창문이었다. 지난번 버스 여행에서는 버스 안이 추워서 고생을 했는데 이번 버스는 더워서 고생을 했다. 추우면 옷을 더 꺼내 입으면 되지만 더우면 속수무책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어쩌면 나만 덥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도 참고 불평을 안했지만 고생이 많았다. 마지막 3시간은 버스 기사가 선풍기를 틀어놓아서 좀 나았다. 일찍 좀 틀어놓은 것이지.
이 지역은 무슨 치안 문제가 있는지 13시간 오는 동안에 검문을 여섯 번이나 당했다. 다섯 번은 경찰이고 한 번은 군인 같았다. 경찰이나 군인이 버스에 올라와서 손님들의 신분증을 조사하고 짐이 수상해 보이면 짐 검사를 한다. 나도 한 번 여권 검사를 받았다. 검문소에는 검문 때문에 여행을 지연시켜서 미안하지만 당신과 당신의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니 양해를 해달라는 사과문이 보였다.
도대체 무슨 문제 때문에 하는 검문인가? 한 가지 추측은 이 지역이 밤 버스를 터는 강도 사건이 생긴 곳이다. 요새로 그런 사건이 생기는 것인가? 때로는 버스 승객이 갑자기 강도로 변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추측은 이 지역이 소위 Zapatist라 불리는 게릴라들이 말썽을 부리던 곳인데 그들이 아직도 완전히 소탕된 것이 아닌가? (추신. 나중에 알고 보니 마약 밀수 때문인데 미국 정부의 압력 때문에 하는 것이란다.)
버스 터미널 매표소
2003년 4월 10일 목요일 Oaxaca, Magic Hostel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60, 아침 12, 점심 18, 콜라 4, 식수 2, 커피 11, 식료품 12, 인터넷 8, 환율 US $1 = 10 peso)
아침 6시경에 Oaxaca에 도착하니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시내 거리가 Maya 원주민들 데모대로 꽉 막혔다. 무언가 정부로부터 얻어내기 위한 데모란다. 중앙광장 Zocalo는 완전히 이들에게 점령당한 것 같았다. 장기 데모인 듯 큰 텐트들이 있고 주방과 화장실까지 있고 24시간 먹고 자고 하는 것 같다. 한 친구가 연설을 하는데 proletariat, socialism 같은 단어가 들리며 매우 선동적이다. 연설을 하는 친구는 교육을 많이 받은 백인 계통으로 보이고 박수를 치는 청중은 무식한 Maya 원주민들 같았다. 예감이 안 좋은 분위기라 빨리 떠났다.
나와 비슷하게 다른 버스에서 내린 캐나다 Winnipeg에서 왔다는 청년과 함께 숙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 친구는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 네 군데의 호스텔을 둘러본 다음에 Magic Hostel로 정했다. San Cristobal의 Magic Hostel보다는 낡았으나 시설은 더 좋은 것 같았다. 중앙광장 Zocalo에서도 아주 가까워서 편리한 위치다. 가격은 60 peso로 San Cristobal의 Magic Hostel보다 20 peso나 더 비싸다.
우선 어제 밤에 버스 안에서 제대로 못 잔 잠을 보충하기 위해서 낮잠부터 잤다. 한 시간 반 정도 달게 자고 나니 오전 10시경이었다. 샤워를 하고 숙소를 나서서 Zocalo 광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길가 포장마차 음식점에 사람도 많고 음식도 먹을 만해 보여서 음식 두 개를 시켰다. 한국의 빈대떡 크기의 tortilla 안에 치즈, 토마토, 닭고기, 버섯, 야채 등을 넣어서 기름에 튀긴 것인데 맛이 좋았다. 두 개를 먹으니 아침으로 충분하다.
Zocalo 광장 구경을 하고 광장에 있는 야외 음식점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켰더니 자리 값인지 거금 11페소를 받는다. 그러나 앉자마자 행상들이 덤벼든다. Zocalo에서는 실내 음식점에 자리를 잡으면 안 그런데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금방 기념품 행상들의 포로가 된다.
쫓기듯이 도망을 해서 Cathedral 구경을 하고 차가 안 다니는 보행자 길을 걸었다. 이곳에도 데모대가 지나가서 한참 동안 구경을 했다. 무슨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몰라도 멕시코는 데모가 너무 많은 나라다.
한 성당에 들어갔는데 내부가 진짜 금으로 페인트로 장식이 되어있는데 그렇게 화려한 성당 내부는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이곳 성당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데 (한국의 절도 마찬가지) 무슨 동상들이 그렇게 많은지, 종교가 미신화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데모대는 시내를 누비다가 Zocalo 광장으로 돌아와서 연설을 하고 박수를 치고 야단들이다. 걷다가 건물 하나가 페인트로 엉망이 된 것을 보았는데 데모대가 본때를 보인 것 같다. 왜 그 건물이 희생의 선택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저녁때 산보를 다시 한 번 하고 저녁 9시 30분 경 잠자리에 들어가서 "Gorky Park"이란 추리 소설을 읽었다. 젊은 여행객들은 2층 라운지에서 맥주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는 것 같다. 참 재미있게들 보낸다. 여럿이 같이 다니거나 혼자 다녀도 금방 친구를 사귀어서 같이 다니거나 한다. 부럽다. 나는 나이 때문에 이런데 잘 못 낀다. 과테말라에서는 그런 대로 끼었는데 멕시코의 호스텔에서는 잘 안 된다. 나하고 같이 이 호스텔로 온 캐나다 젊은이는 오전에 Oaxaca 근처에 있는 볼거리 Monte Alban에 다녀왔다면서 내 Lonely Planet 책을 빌려서 내일 구경 갈 곳 연구를 마치고는 여자를 하나 사귀어서 나가서 저녁 내내 안 보인다. 같은 방에 있는 역시 캐나다에서 온 여자 여행객은 이곳에서 2주간 스페인어 공부를 하겠단다. 과테말라 Xela에 있는 스페인어 학원 얘기를 해주었으나 이곳의 경비가 Xela의 배인데도 이곳에 그냥 있겠단다. 자기는 이곳에서 2주 동안 공짜로 먹고 잘 곳이 있어서 수업료만 내면 된단다. 한방에 있는 4명의 독일 젊은이들은 막 쿠바에서 오는 길이란다. 쿠바에서 한 달 반을 있었는데 너무나 좋았었단다. 아마 해수욕장이 좋았던 것 같았다.
Zocalo 중앙광장에는 정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시내 여기 저기 데모대가 보인다
Oaxaca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Santo Domingo 교회
거리 풍경
거리 풍경
2003년 4월 11일 금요일 Oaxaca, Magic Hostel
(오늘의 경비 US $27: 숙박료 60, 점심 25, 저녁 48, 핫 초코 6, 6, 식료품 11, Monte Alban 버스 24, 입장료 37, 인터넷 10, 환율 US $1 = 10 peso)
오늘은 Monte Alban에 다녀왔다. Oaxaca 지역에 살았던 Zapotec족이 기원전 200년경에 건설한 도시인데 1000여 년 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버려서 폐허가 된 도시다. Oaxaca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도시는 산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Oaxaca가 위치한 Valles Centrales 평야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서울의 남산만한 산의 산정을 깎아서 평지로 만들고 그 위에 세운 도시인데 그 옛날에 산을 어떻게 깎았는지 궁금하다. 물은 어떻게 조달했는지 모르겠다.
수학여행을 온 중 고등학생들 수백 명이 우글거린다. 외국 여행객도 많아서 관광버스가 여러 대 보였다. 버스 터미널 근처에 기막히게 맛있는 핫 초코를 파는 가게에 들러서 사 마셨다. Chiapas 지방에서 나는 코코아로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이란다.
Monte Alan은 기원전 200년경에 산정을 깎아서 평지로 만들고 세운 도시다
초콜릿은 이 지역의 명물이다
시장 안 음식점들
고기를 이렇게 놓고 파는데 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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