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추나무의 추석 인사
2017.09.24 09:42
우리집 대추 나무 추석인사
담 아래 웅크려 남아있던 잔설마저 따사로운 봄 볕에
흔적마저 사라지고
매화향기 그윽한 어느 찬란했던 봄날
도로변 좁은 소꼽전에 대추나무 한 그루 서럽게 버려진다.
여기 저기 가지 부러져 상처뿐인 가여운 대추나무
우리 집 둿뜰에 옮겨 심었다.
가끔 오는 봄비 맞으며 성근 뿌리 낮선 땅에
뿌리내려 힘겹게 새싹 틔우더니
한여름 불꽃 뙤약볕 맞나 소나기처럼 눈물 쏫아내며
묵묵히 긴 시련 억척같이 이겨내고
이제 추석 며칠 앞두고 맺혔던 서러움 빨갛게 알알이 쏱아낸다.
착한 대추나무
대롱대롱 인사를 보내고있다.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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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17.09.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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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16:11
김동연님 감사해요. 칭찬하실 줄 알았거든요.
쪽찍개 점쟁인 줄 예전엔 미쳐 몰랐지요.ㅎ.ㅎ.
.
-
이은영
2017.09.24 10:29
추석선물이군요. 대추가 주렁주렁 달렸어요.
열매를 보고서야 나무이름을 아는 저로서는
신기하게 보면서 나무 이름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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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흥숙
2017.09.24 10:55
주인장의 마음씨도. 주렁줄렁 대추 열매처럼 무르익은 글솜씨도 감탄입니다. -
황영호
2017.09.24 16:26
연흥숙님은 착한 대나무 한테 칭찬 좀 많이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왜 어기짱을 놓으시지조? 바보 만들어도 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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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16:17
이은영님 시골 토배기가 서울 양반님께 정중히 한가지 배움을 드렸으니,
다음에 한턱 쏘셔야함니다. 꼭!ㅎ.ㅎ.(연흥숙님께서 끼어들기 해서 답글 밑으로 갔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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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7.09.24 11:17
버려진 한그루의 대추나무를...
아주 귀중한 대추나무로구나
다음 인사회 아니면 언젠가 이 나무의 대추를 먹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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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16:33
그래 태영이 알곘다, 염려마,
살것같지 않았던 대추나무 아주 씩씩하게 잘 살았으니 기대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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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17.09.24 11:38
무심하게 버려졌을 한 그루 대추나무가 주인 손길에서
사랑을 먹고 대풍을 이뤘군요.
한 편의 대추나무 에세이, 선~한 인성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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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16:41
맞아요, 김영은님 영주시에서 골목 환경사업으로 도로를 넓히는 바람에 버려질뻔 했던 대추나무였지요.
못 살것 같았는데 가지 치고 막걸리 갖다붓고 살릴려고 정성을 다 했지요,ㅎ.ㅎ.
늘 너무 과찬하시니 어지럽고 바보돼요,^^
-
이정란
2017.09.24 13:18
이렇게 아름다운 글솜씨를
그동안 어찌 숨겨놓고 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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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16:55
이정란님까지 그러시면 착각에 빠질지도 몰라요?
늑막에 바보돼는 그꼴 우애 보실려고 그래요? 이정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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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2017.09.24 19:25
동물이건 식물이건 주인의 사랑으로 크는 법.
영호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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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4 20:34
승표야 고맙다. 정말 저 대추나무 내 아니면 말라 죽었을지도 몰라.
내 저 대추나무 살려 볼려고 가지 치고 물도 주고 막걸리 까지 사다 붓고 했지,
그래서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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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17.09.25 09:52
솔직히 말하면 부인께서도 정성을 쏟았을 걸요?
혼자 생색을 내고 계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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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5 10:35
하하 들켜버렸네요.
김동연님을 누가 당할가마는 이번에는 속을 줄 아랐는데...
역시 쪽찍개는 따로계셨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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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2017.09.25 07:23
황영호 친구의 이 멋진 게시물을 왜 이제야 발견했지?
대추나무보다 그 위의 글에 시선이 한동안 머물게 되다니!
이런 재능의 친구가 뒤늦게라도 빛을 발하게 되어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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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5 09:05
이 교수, 빛을 발한다구? 이 먼 시골에서 내가 보내는 빛이 눈이 부시던가? 하하하
뭐 그냥 주변 잡기로 우리 서로 소통하는짓 아니요? 여가 되는되로 즐겁게 어울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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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17.09.25 20:14
글과 대추와 대추나무가 함께 어우러진 名品{명품} 으로 오래기억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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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5 20:52
사부님을 띄어넘는 엄 군수가 극찬을 해주시니 우쭐해 지는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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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7.09.27 02:07
푸른 하늘아래 대추알이 발갛게 여물어 가고
감, 밤이 익어가고 솦잎냄새 나는 송편을 빚는 풍성한 추석이
황영호님 댁에는 아직도 찾아 오네요.
오래 잊고 있던 저희 구미 외갓집 생각이 떠오릅니다.
몇년 전에 고향 생각하며 잘 생긴 대추알을 몇개 화분에 묻고
겨우내 열심히 들여다 보았건만 무소식, 실망한 적도 있답니다.
풍성한 계절에 마음과 몸이 영그는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조성구, 김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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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09.27 05:26
김승자님 정말 반갑습니다.조 박사께서도 건강히 잘 계시지요?
한참만에 소식 계시니 궁금하기도 하였고 더욱 반가운 생각이 듭니다.
왜 자주 정다운 글, 좋은 작품 안 올리세요? 기다려 지던데요.
맞아요 몇해 전에 그러셨지요 구미에 외갓집이 계신다구요.
멀지않은 구미를 생각하니 김승자님 내외분이 바로 옆에 계시는것 같습니다.
자주 김승자님의 좋은 글,작품 바라면서 두 내외분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김승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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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대추나무가 곱게 추석 인사를 하고 있네요.
착한 주인을 만나 곱게 자라서 꽃피우고 열매까지 맺고는
제법 의젓하군요. 목숨을 구해 준 주인께 보답하는 것 같습니다.
황영호님 순수 창작 영상물 너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