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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수준

2017.10.05 07:08

오세윤 조회 수:189

550호 2017. 9. 26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0.8%의 신뢰를 받는 국회

 


  지난 3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우리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 기관들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시민단체가 29.9%의 신뢰를 받아 1위였고, 언론 10.9%, 종교기관 9.7%, 대학 6%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우리 눈을 의심케 하는 것이 국회의 신뢰도였는데, 0.8%의 신뢰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2013년에는 1.5%였는데 4년 만에 신뢰도가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사법부도 5.5%, 행정부도 4.0%밖에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에서 이렇게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부기관이 한국 외에도 또 어디 있겠는가? 나라가 이제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기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그렇게 못 믿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국회 바깥에서는 비교적 괜찮은 분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훌륭한 분들이 국회에만 들어가면 수준 이하의, 상식 이하의, 유치한, 교양 없는 사람으로 변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드러나서 불신, 무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우리 국회문화가 잘못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는 개인이 만들지만 한 번 만들어진 문화는 상당 기간 그 영향 안에 들어가는 사람을 감염한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만들었지만, 한국에 태어나는 사람은 한국어를 하게 되는 것과 같다. 한 집단의 교양 수준이 낮으면 자존심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들어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벌어진다. 지금 한국 국회에는 그런 악순환이 일어나서 국민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도덕과 교양 수준이 견고하게 정착되고 말았다. 0.8%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그렇게 막대한 액수의 세비를 받고 특권을 누리는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물론 문화는 영원불변하지 않다. 의식이 깨인 소수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외부로부터 다른 것을 받아들이면 문화가 개혁되고 발전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는 의원이라면, 어느 정도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국민과 나라의 얼굴에 먹칠을 계속하는 국회의 문화를 바꾸려고 과감하게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 절대다수가 한 마음으로 우리 국회에 그런 영웅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글쓴이 /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부산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전 동덕여대 총장

·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전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 글 내용은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공식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추석 연휴로 인해 다음주 성숙의불씨는 한 주 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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