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여행 소식
2018.04.23 02:08
두번 째로 휴식을 취하는 루마니아 도시 Sibiu에서 소식을 드립니다. 첫 번째로 휴식을 가진 도시 Timisoara에서 4일을 달려서 도착했는데 4일 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 고생한 얘기를 간단히 얘기드리겠습니다.
첫째 날은 어떻게 하다가 비포장 도로로 달리게 되었는데 전날 밤에 온 비로 진흙길이 되어서 도저히 자전거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 2km만 어떻게 가면 포장 도로가 나올 것 같아서 진흙탕 길 옆으로 난 초원을 자전거를 끌면서 갔는데 초원이 끝나고 밭이 되면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결국에는 온 길을 되돌아가서 포장도로로 가서 가느라고 3시간이나 소비하며 고생을 하면서 85km나 달렸습니다.
둘째 날은 민박집에서 자는 날인데 찾아가니 주인이 민박집이 아니라며 주소는 맞는데 도시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나 말고도 그렇게 잘못 찾아오는 사라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12km를 되돌아가서 다른 도시에 있는 민박집을 간신히 찾아들어갔는데 그러느라고 3시간을 허비하고 24km나 쓸데없이 더 달렸습니다.
세째 날은 어떻게 트럭이 많이 달리는 도로로 들어서서 하루 종일 트럭을 피하느라고 고생을 했는데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좁은 왕복 2차선 도로인데 트럭이 어떻게 많은지 트럭이 아닌 차들보다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트럭들은 함께 몰려 다녀서 한번 트럭이 나타나면 10여대가 연달아 지나갈 때도 많았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10여대의 트럭이 양쪽 방향에서 동시에 나타날 때입니다. 그러 때는 아예 자전거에서 내려서 갓길에 서서 트럭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네 번째 날은 구릉이 어떻게 많은지 구릉을 수없이 올라가고 내려가느라고 고생을 했습니다. 다행해 신통하게도 트럭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하루 종일 10여대도 못보았습니다.
그렇게 고생하고 3년 전에도 왔던 Sibiu에서 3일 밤을 묵으면서 쉴 생각입니다. 계획했던 것보다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서 좀 천천히 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트럭이 덜 다니는 길로 해서 갈 생각입니다.
지금 묵고 있는 Sibiu는 12세기에 독일 사람들이 세운 도시랍니다. Sibiu는 당시에 헝가리 왕국의 땅이었는데 헝가리 왕이 독일 Saxon 지방 사람들을 초청해서 이곳에 정착하게 하고 대신 헝가리 왕국의 동쪽 국경을 수비하는 책임을 맡겼답니다. 당시 아시아 쪽에서 몰려오는 유목민들을 막는 책임이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은 자기네도 그보다 수세기 전에 아시아 쪽에서 유럽으로 와서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정착했지요. 독일 Saxon 지방 독일 사람들은 5세기경에 영국으로도 이주해서 Anglo-Saxon의 영국사람이 된 사람들이지요.
그러면 다음 쉬는 도시에서 또 소식을 드리겠습니다.
조용한 마을 길
버스정류장을 쉬는 장소로 사용했습니다
저 위쪽은 훨씬 더 나빴습니다
실제 상황은 이 사진에 나온 것보다 훨씬 나빴습니다
수없이 구릉을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그러나 네째 날은 신기하게 트럭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서 편하게 달렸습니다
Sibiu 근처에 당도하니 앞에 설산이 나타났습니다. 내가 저 산을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눈 모양의 창문이 난 지붕이 특이합니다
12세기에 독일 사람들이 세워서 2차대전 때까지 700여 년을 살다가 떠난 도시 Sibiu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Hermannstadt라 불렀죠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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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8.04.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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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12:27
루마니아에서는 주인을 내쫓지는 못하고 700여 년 동안을 잘 살다다 2차대전 후에 대부분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떠났지. 그래도 아직도 독일의 영향이 대단한 듯. 함께 잠깐 얘기를 나눈 루마니아 고교 생에 의하면 자기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학교에서 독일반에 속해있었는데 독일반에 속하면 루마니아어 시간 하나 빼놓고는 모든 강의를 독일어로 한대. 놀랄 일이지. 루마니아에서는 독일어를 잘해야 취직이 잘된대. 현재 루마니아 대통령도 독일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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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8.04.23 08:57
일선이, Timisoara에서 Sibium으로 오는 4일동안의 자전거 여행길에 큰 고생을 겪었구나?
흙 자갈 섞인 비 포장도로가 비에 젖고 지나는 트럭에 홈 파져
여기저기 웅덩이 처럼 물이 고여 먼 길은 누구도 자전거로는 갈 수 없겠네.
6시간이나 긴 시간 힘 들게 돌아갔지만 맑끔히 나타난 포장도로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시원한 초록의 평원을
이국의 정취 속에 마음껏 달리는 일선이의 가슴에 가득차는 벅찬 즐거움은 부럽기만 하구만...
영국의 앵글로 색손족의 역사적인 유래도 알게되었네, 고마워 일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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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12:33
열심히 읽어주니 내가 고맙지. 옛날에 독일 사람들이 여기 저기 팔려다닌 것을 보면 옛날에는 독일 사람들이 못살았나봐. 모험심이 많았던지. 영국의 앵글로색손 족도 5세기경에 영국에 용병으로 간 독일의 Angles와 Saxon 지방 사람들이었지. Angles와 Saxon은 지금도 있는 덴마크 바로 남쪽의 독일 지역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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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18.04.23 09:40
사흘동안 고생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했는데
다음에는 다시 훨훨 날으듯이 달렸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Sibiu의 지붕에 뚫어진 창문은 사람눈 모양을 하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눈위에는 셰도우까지 칠했는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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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12:35
지붕에 난 다락방 창문인데 눈 같이 혹은 입술 같이 웃기게 보입니다. 여행도 새옹지마 같다는 것을 한참 전에 배웠습니다. 그래서 고생이 될 때도 곧 고생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며 감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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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란
2018.04.23 13:03
고생하셨습니다.
작은 가방 가지고 앉아계신 모습이 동네 한바퀴 정도 하시는것처럼 경쾌합니다.
건강하게, 잘쉬면서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
박일선
2018.04.23 14:14
감사합니다. 고생 끝에는 항상 낙이 있는 것이 여행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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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2018.04.23 15:02
젊은 나이에 국내 외지에서 고생을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노인이 먼 외국에서 자전거를 모시다싶이 이끌고 며칠동안이나
고생을 하다니 정말로 안타깝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군.
의지가 강하고 판단력도 누구 못지 않은 친구니 남은 여정도
더욱 조심해서 잘 진행하리라 기대하겠네.
우리는 편안히 앉아서 친구 덕분에 가 본적 없는 루마니아 등
여러 동유럽의 특이한 경치를 즐길 수 있으니 복이 많은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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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18:18
집 떠나면 고생이지. 그래도 즐거움도 있으니 이렇게 다닌다네. 한국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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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2018.04.23 19:37
고생을 사서 하시는 모습이 존경 스럽습니다 !!!
가만히 앉아 구경하는것이 송구스럽기도 하지만 ,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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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22:11
최경희씨 오랜만입니다. 가능한한 고생을 안하면서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때로는 고생을 하게 되는군요. 그래도 아직 고생을 감수할 힘은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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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8.04.23 20:48
고진 감래라는 말이 떠 오릅니다.
뛰어 들었으니 역경에 부딫치면서도 강행군 하시다 보면
뿌듯한 성취감에 “Thumbs Up!”.
건강하게, 즐기면서 달리세요!
늘 올리시는 소식,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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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22:15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정 고생이 되면 근처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 타고 귀국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다니는데 아직 한번도 그렇게 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아마 계획한대로 끝내게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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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18.04.23 22:24
자전거여행 고생하시나 걱정했는데 아주 의젖해 보이십니다.
루마니아 여행 즐겁게 하시면서 건강 유지하시면서 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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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3 22:37
자전거를 달리다가 힘들면 숙소에 도착할 때쯤이면 녹초가 되지만 쉬고 나면 또 생생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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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18.04.23 23:09
악몽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고생스런 며칠이었군요,
인생도 새옹지마, 여행도 물론 새옹지마이지요.
Sibiu 에서 며칠 푹 쉬면서 재충전하세요. 일선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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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4 00:56
Sibiu에서 재충전을 충분히 하고 내일 다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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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하느라 무진 고생 했구려.
그래도 낯선곳의 호기심을 풀어주니 재미는 있을것 같네.
하여간 대단하이.힘들수록 건강조심하기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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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8.04.24 22:58
괜히 고생한 얘기를 올려서 친구님들이 너무 걱정을 하도록 만들었네. 여행 떠나면 가끔 생기는 고생을 피할 수는 없는데. 걱정 말게. 10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날 테니까. 아마 허벅다리가 제일 건강할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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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을 악전고투라고 표현해도 되겠군
진흙도로, 민박집의 문제, 달리는 트럭, 구릉때문에 고생 고생 끝에 SIBIU에도착했어
얼마전에 Anglo- Saxon 에 관해서는 일선이의 강의를 자세히 들었지 Sibiu도 Saxon 민족이군
두 곳 모두가 Saxon 용병이 주인을 쫓아내고 차지했어
이번 게시물은 읽기도 좋고 10년전 사진과 비교해 화질이 너무 좋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