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두동 사대부중 교문을 들어 서든 날 (1955)
2019.03.19 04:59
나는 가끔 부고 10,9,13,7회 Website에 들어가 본다.
7회에 들어갔다가 보고 싶던 사진 한장을 발견했다.
1950년대의 용두동 사대부증 교문에서 교정으로 들어가는 길.
사진에는 길 양옆의 나무들이 앙상하게 가지들만 보여 주지만
봄철에는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는 꽃길 교정길이다.
지금은 흔적도 찾아 볼수 없지만 나에게는 잊지 못할 교정길이다.
50년대 용두동 사대부증 교문에서 이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붉은 벽돌 본관건물이 있다.
55년 3월 중순, 대구에서 중2학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렇게도 가고싶던
K 여중, E 여중으로 전학할수 있으리라 기대감에 부풀었다.
두학교를 다녀오신 아버지께서 두 학교 모두 어마어마한 거금의 전학금을 요구한다며
중3은 가까운곳에서 마치고 일년후 고등학교 입학시험 치룰때 시험쳐서 가라고 말씀하셨다.
공군에 계시던 아버지가 전근되실때마다 임지를 따라 가서 전학할때 아무 문제없이 전학
했으므로 나는 서울학교도 시험치고 실력이 되면 쉽게 전학 할수 있으리라 생각 했었다.
내 꿈이 좌절되자 울고, 불고 단식을 해도 아버지는 꿈적도 안 하셨다. 문교부에 다니시는
친척분이 오셨다가 용두동에 있는 사대부중을 가 보라고 주선을 해 주셨다. 대구에서 학교
다닐때 경북 사대부중의 명성을 알고 있던터라 한번 가 보자하고 억지로 끌려서 용두동을
찾아 교문으로 둘어섰다. 교문에서 학교 본관까지 걸어가는 길양옆으로 개나리는 만개가
지나 잎들이 돋아나고 진달래 철죽이 막 피기 시작하여 노랑, 핑크, 연초록으로
교정길이 식물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아름다운 꽃길이었다.
교장, 교감 선생님과 면접하고 그 자리에서 수학,영어 두과목 시험치고 전학허가를 받았다.
꽃길 같이 예쁜 교정길에 반해서 였을까 다음주 월요일부터 3학년 7반 사대부중 학생이 되었다.
마음잡고 새 학교에 잘 다니는 딸이 효녀라고 좋아하시며 전학선물로 카메라를 사주셨다.
내 앨범에 가득 쌓인 중, 고등학교 사진들은 아버지의 선물이다.
6년근은 아니지만 나는 4년근으로 자랑스런 천하부고 졸업생이 되었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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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9.03.1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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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영
2019.03.19 11:28
지금은 사라져 버린 부중 교정,넓은 정원, 한 가운데 분수대.
청량대, 뒷동산에 운동장, 흑백 사진이지만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10여년전, 처음으로 인터넽에 사진 올리는 법을 배웠을때 제가 몇장 올렸어요.
부고 11 Website에 부중 사진 다시 올리는 것이 망서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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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9.03.19 09:30
우와, 63년 전에 찍은 사진이군요
그때는 칼라 사진이 아니라 흑백 사진 시절이라 조금 희미하지만 아주 소중한 추억의 사진입니다.
지금은 흔한 것이 카메라이지만 그 당시 카메라를 소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지요
교정 뒤에는 임금이 선농제를 지내고 설농탕의 유래가 있는 선농단이 있었지요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동문들 가운데 학생이 이 초영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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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영
2019.03.19 11:37
눈사람 굴리는 사진 가운데가 이초영입니다.
음악과 함께 답글 주시는 이태영 회장님 감사합니다.
이태영님 답글 주시면 음악부터 찾는 습관이 생겼으니
순전히 이태영님 탓입니다. 어느날 깜빡 음악 잊으시는 날
무언가 허전해지면 어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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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19.03.19 22:16
초영아 반갑다. 어쩜 그때 사진들을 너때문에 다볼수있어서 먼 기억으로나마 떠오르게 하여주는구나
그래도 부중때가 무척 재미있었어. 학교 뒷곁에 굴속에 들어 갔다가 굵은 못을 밟아서 병원으로 가면서 난리 피던일이랑.ㅎㅎ
공부 잘하는 애들은 중간에 전학온 애들이 재법 많이 있구나. 이렇게 나이 들어서야 알게되었구나.
나는 멋도 모르고 언니가 경기여중이라 으레 경기가는줄 알고 있다가 남여 공학인줄도 모르고 제일 먼저 입학 원서를 넣은곳이 부중인데
집에서 경기는 성격이 않좋다고 그냥 다니라해서 멋모르고 입학해서 조금 후해 하면서 다녔단다..ㅎㅎ
부중에서 3년 개근, 부고에서 3년개근 합해서 6년 개그까지 했으니 많이 미련했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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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영
2019.03.20 08:41
은영아, 우리가 지금 64년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 10년도 오랜 세월인데
64년이라니 믿기지가 않어. 6년 개근이라니 네가 부지런하고 착실한
학생이었구나. 나는 한번도 개근을 해본적이 없어.
지방에서 전학오니까 수학은 그런대로 진도가 비슷한데
영어가 너무 진도가 앞서서 전학후 첫 영어 시간에
안용희 선생님이 현재완료를 가르치시는데 과거, 과거분사를 설명하실때
무슨 뜻인지 잘 몰랐어. 옛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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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9.03.20 11:00
세월이 그만 우릴 속이고 달아난것 같지?
어쩌다 보니 오늘이 되었는데
초영이 너는 그때나 지금이나 웃는 모습이 똑 같네.
하긴 다른 애들도 이름은 삼삼하나 얼굴모습은 생생해.
재미있는 너의 사진첩이 요술 보물상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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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완기
2019.03.20 12:21
1953년 3월은 한창 전쟁중이었고 그것도 휴전직전의 최고로 전투가 격렬했었지요.
근데 저의형님(부고 6회)권고로 k,s 중을 제쳐놓고 특차인 부중으로 갔지요.신청해놓고도
머뭇머뭇하다가 교문에서 본관까지의 개나리,진달래가 풍기는 평화이미지가 어린 저를
붇잡아놓았지요. 그때 붇들린 덕택에 일생을 아직까지는 평화롭게 살아왔기에 감사할
일밖에는 없군요. 이초영여사님,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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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영
2019.03.21 06:45
1,2 월 내내 비가 내리더니 10년 만에 CA의 가믐이 해소된
봄선물이라고 좋아한다.
잔디도 파릇파릇, 누르스럼 하던 나무잎들도 푸른옷으로
갈아 입으니 공기가 한결 상쾌해.
승자야. Ohio봄 맞으며 이사할 준비로 바쁘지?
요지음 은퇴자들이 멀리 안 가고 살든곳에서 계속해서
살고 싶어 하는것이 추세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자녀들이
가까이 있는곳이 앞으로 내가 살곳이라 생각되.
계획대로 잘 되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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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사진이 많으시다니 부럽습니다. 중학교 때 벌써 카메라를 소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카메라 소유자셨군요. 저는 중학교 때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카메라가 생겨서 고등학교 때 사진은 많은 편입니다. 그 카메라는 경주 수학여행 때 방에서 도난 당했지요. 틀림없이 남자 동문 짓일 텐데 지금 쯤은 "야, 그때 미안했어." 하고 이실직고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미안했는지 조용하지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