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아 어쩌나
2020.01.26 17:27
아하! 일선아, 무어라 위로할꼬.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
당신 같은 베테랑도 이런 봉변을 만났으니. 그런데 사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다네
2008년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녀온 후 한해 쉬고 2010년 가을 일본의 하이꾸의 성인으로 알려진 마쓰오 바쇼가
150일 동안 2,400km를 걸었다는 <오쿠로 가는 작은 길>을 4번에 나누어 한 번에 600km 씩 4년 동안 나누어 걸어볼 요량으로
계획을 세우고 길을 나섰다.
마쓰오 바쇼는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인 단가 (5자 7자 5자 모두 열일곱자로 완성되는 시)의 성인이다. 예를들어보면,
소나무처럼
천년을 기다려도
두견새 천년. 또는
조용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울음
1644년생으로 46세되는 1689년에 2,400km의 오쿠로가는 작은길을 걸으며 나무와 하늘과 바람 그리고 문화 유적과
그리고 길가의 농부, 숙소의 주인들과 끝없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무작정 따라나서고 싶어 떠났다. 바다출판사에서 발행한 <바쇼의 하이꾸기행, 오쿠로가는 작은길>을 단숨에 읽고.
도쿄에서 닛고를 지나 그리고 우쓰노미아까지 3일을 걸었다.
어럽쇼 350년 전에 마쓰오 바쇼가 걸어가던 길은 신작로, 고속도로가 되었고 군데군데 마쓰오 바쇼가 묵었던
여인숙이 있던 곳이란 팻말만이 나를 맞아주어 난감하게 만들어 버렸다.
김삿갓이 걸었다는 관동팔경도 가는 길은 몽땅 신작로길 뿐인것 처럼.
그렇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시간이 멈춘 길이 아니었던가?. 1,000년전 순례객들이 걷던 길이 그래로 남아 있는 길.
그냥 패잔병처럼 돌아왔다.
오늘 일선이 소식들으니 내경험을 들려주며 위로하고 싶으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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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0.01.2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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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규
2020.01.27 09:48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라는 하이꾸, 기본적으로 5자 7자 5자로 끝내는 짧은 시,
읽고나면 어떤 여운이 남는것 같고 그림으로 말하자면 여백의 미가 짱짱한 작품같아.
우리들이 김삿갓의 시에서 느꼈던 해학과 풍자에서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감출수없는
세상에대한 분노와 복수심(?) 때문에 때론 통쾌하지만 안쓰러웠으나 마쓰오 바쇼의
하이꾸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는 천진함과 속세를 떠난 구도자의 모습이 보이는듯.
장삼오사들이 마구 지꺼리듯 읊어대던 하이꾸를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의 한 장르로
끌어오린 마쓰오 바쇼.
아직 못보았다면 당장 바다출판사가 발행한 오꾸로 가는 작은길 3권을 강추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거지같은 세상에서 잠시 떠나있을 수 있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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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0.01.29 16:19
동네 롯데몰에 큰 서점이 있어 찾았더니
아쉽게도 '오쿠로 가는 길'이 출간이 오래돼서 절판이라 구입을 못했지요
다시 다른 서점에서 한 번 찾아야겠습니다. -
김필규
2020.02.02 16:28
오쿠로 가는 길이 없으면, 2015년에 열림원에서 출판한
"바쇼 하이쿠 선집/ 시인 류시화번역도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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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20.01.27 18:52
'오꾸로 가는 작은길' 강추하신다니 '마쓰오 바쇼'가 더 궁금해 집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일본을 대표한다는 短歌 시인이 나무와 바람 하늘등
자연과 소통하면서 쏟아내는 언어를 넘나드는 해학적 표현,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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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0.01.27 21:49
일본의 문학인 "마쓰오 바쇼"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박일선님의 여행이야기로 인해 "마쓰오 바쇼" 의 "오꾸로 가는 작은길" 이
보고 싶어집니다. 정말 이거라도 읽으면서 머리를 식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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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20.01.28 02:56
일본 단가에 관심이 가는 군.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서 살 수 있나 알아봐서 살 수 있으면 사서 읽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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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0.02.01 22:24
<오쿠로가는 작은 길 1> ebook으로 나와 있어서 yes24에서 샀습니다.
'우라미' 폭포를 뒤에서 바라보고 난 후. 나스노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가사네'가 패랭이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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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규
2020.02.02 14:52
잘 하셨읍니다.
당시 싸구려 숙소에는 이부자가리가 없어 바쇼는 두꺼운 종이에다 감물을 칠한뒤 비벼
부드럽게 해서 만든 가볍고 튼튼한 옷인 가미코를 입고 여행했다는 기록입니다.
가미코 입고 여인숙 방에 누어 다음 시를 읊는 바쇼를 상상해 보셔요.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첨벙 소리.
부지런히 따라가서 바쇼와 즐거운 여행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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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산티아고 가는길'을 다녀 온 분들이 많아서 경험담도 듣고 책도 읽었지만
일본인을 대표하는 문학인 마쓰오 바쇼 하이꾸 기행 <오쿠로 가는 작은 길>은 처음으로 접하네요
덕분에 여러 자료를 찾아 마쓰오 바쇼 문학인에 관해 이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