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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2020.03.02 12:40

황영호 조회 수:198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봄비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수복의 봄비-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jpg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1924~1986)

삼월, 숨을 크게 한 번 쉽니다. 양말이라도 이쁜 빛깔의 새것으로

꺼내 신고는 사뿐히 걸어가 맞이 하고픈 달입니다. 한 해를 산다면

소년기쯤 될까요? 그 어느 하루 비가 옵니다. 이 시기의 비는 예

로울 수 없습니다. 땅속 깊이 숨어 자는 뭇 씨앗들의 눈을 틔우

내리는 비입니다.아이가 한 번 아프고나면 훌쩍 크듯이 봄비

번 지날 때마다 저편 '긴 언덕'의 빛깔은 달라집니다. 긴 겨

을 이기고 울 먹이며 서럽게 다가오는 '풀빛'입니다.잿빛 천지에

푸른 보리싹들이 고맙기만 했습니다.종달새 가 그 위에서 '지껄이

까닭입니다. 어려운 시절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고나면

나라는 훌 쩍 클 겁니다. 물러간 사이비의 리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질 겁니다.'시새워 벙그러질' 꽃 시절을 향해 니다.      

                                           

                                           시인 한양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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