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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조선일보)

2021.01.26 15:18

황영호 조회 수: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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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낙타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낙타 - 복사본 @.jpg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신경림 (1935- )

절창이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시.

 

어려운 말 하나 쓰지 않고
깊은 곳을 찌르는 언어.

 

어떤 경지에 오른 시인만이
그런 거룩한 살인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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