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pen/Snowmass, Colorado
2021.07.08 05:13
2019년 겨울부터 코로나 19로 여행이 제한되어 있다가 백씬의 보급으로 감염도가 낮아지면서
사회활동이 정상화됨에 따라 뉴욕에 떨어져 사는 아들식구가 미네아폴리스에 다녀갔다.
모처럼 17명 우리 가족이 모두 모여 10,000 호수의 미네소타를 실감나게 하는 미네통카호수 주변을
private yacht로 돌면서 형제들, 사촌들이 회포를 풀고
2월에 넘겼던 나의 팔십생일을 축하해주는 오붓한 우리 가족모임을 즐겼다.
마침 아들이 Snowmass에 있는 스키 리조트에 가서 여름 등산과 Aspen의 여름 음악 Festival을
즐기라고 표를 건네주는 바람에 생각하지 않고 있던 피서여행을 하고 왔다.
Aspen-Snowmass, Colorado는 아이들이 봄방학마다 스키를 타러 가는 곳이고
몇년 전에 여름 가족모임으로 등산과 Rafting을 함께 즐기기도 했고
어느해 초가을에는 우리 두 노인이 한가로이 Colorado Aspen의 금빛 잎들이
햇쌀아래 반짝이는 눈부신 경관을 즐긴 적도 있다.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산과 초원이 아름다운 곳이라 꾸부러진 내 허리나
고산증에 숨차하는 남편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떠났다.
미네아폴리스에서 두시간 반 비행후에 네시간 운전하여 Elevation이 8,209ft(2,502m) 높이의
Snowmass Village에 Timber Club에 여정을 풀었을 때에는 영낙없는 고산증에 헉헉댓지만
청명한 하늘아래 흰구름이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Rocky Mountain의 정경에 환호가 터져 나온다.
아침마다 청명하고 화씨 60도(15C)를 오르 내리는 쾌적한 기온에 고산증도 잊고
하이킹 스팈을 양손에 들고 산타기에 나섰다.
예년에 못보았던 젊은 Mountain Biker들 틈에 줄을 서서 긴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다시 스키 Lift로 갈아타고 고도 11,325ft(3,452m) 높이의 Elk Camp에 도착하니
상큼한 산바람에 코끝이 시렵고 손가락이 곱아온다.
사방으로 험준한 산봉우리들로 둘러쌓인 Elk Mountains의 장관을 360도로 둘러보니
계곡 곳곳에는 아직도 잔설이 쌓여있고 멀리 만년설을 덮고 있는 봉우리가 햇볕과 구름을 번갈아 덮고
별천지를 이룬다. 40여분 넘게 콘돌라와 리프트를 타고 올라 온 보람이 있고도 남는다.
둘쨋날엔 Rim Trail South, 수없는 Switch back and forth가 반복되는 3.98마일 hiking trail(왕복)을
천신만고로 허덕이며 9,212ft Spiral Point에 도달하니 360도로 트인 장관이 눈녹은 스키슬롭들과
저수지며 산아래 마을들을 둘러보게 하는 정상에 화강암으로 장식된 플랱홈에
거대한 Yin-Yang 무늬가 지친 발걸음을 반겨준다. 마치 누군가 태극기를 그려놓은 둣 반가운데
사연인즉 Snowmass 마을사람들이 즐기는 산행끝에 편편한 산등성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의 수양을 하고 가라는 뜻에서 이렇게 거대한 작품을 작성해 놓았다고 한다.
다음날엔 이틀동안의 강행군에 지친 몸을 쉴 겸 경치가 아름답다는 Aspen Maroon Bell에 가서
Lake Maroon을 보고 오자고 계획했으나, 왕복 3.5마일인 Crater Lake Trail을 걷기로 욕심을 내었다.
알고보니 화산에서 나온 돌과 바위로 688ft 고도를 올라가는 험하기 그지없는 하이킹코스였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를 되내이며 돌아서고 싶은 마음을 달래면서 강행하여
드디어 분화구 호수에 도달하니 거의 세시간 산행! 꿈같은 경관아래 숨을 돌리고 하산길에 오르니
내리막이라고 쉬울 줄 알았던 길이 여전히 넘어 온 바위돌길이라 한눈팔 겨를이 없는 아슬아슬한 고행이다.
곳곳에 피어있는 앙증맞은 들꽃이며 콜로라도의 Columbine, Colorado Sunflower등등
각가지 야생꽃들에게 눈길을 빼앗기다 돌밭에 넘어질새라 안간힘을 쓰며 내려오니
도합 다섯시간의 산행이였다. 다시 언제 가히 또 오를 기운이 있으랴 생각하니
멋모르고 오르기를 너무나 잘 했다고 서로 자찬한다.
마지막날인 7월 2일은 편히 쉬면서 호강하는 날이다.
Aspen Music Festival and School에서 Aspen Chamber Orchestra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N0. 5, “Emperor”와 B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의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에 굳어가는 감성을 깨우며 천재 악성의 위대한 음률에 새삼 감탄한다.
공연장이 Tent Hall이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무려 2,000여 좌석이 있는 거대한 음악홀임에 놀랐고
벽은 Louver(통풍을 위하여 벽이 격차로 오픈이 되어 있는 시설)로 되어 있어서 통풍이 시원하고
또 많은 청중들이 야외 풀밭에서 핔크닠을 하며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파크로 되어 있어서
편안한 모습으로 해넘어가기 전 여름 낮을 즐기는 정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야외 음악홀이라고 하는데도 음향 효과(acoustic)가 왠만한 실내 음악홀 못지 않음에 새삼 감탄하며
역시 Aspen Music Festival and School이 유명한 까닭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
잘 생긴 산들에 둘러쌓인 마을에 석양이 머물고 있는 여름 밤,
아름다운 선율에 취한 채로 Elk 무리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원을 지나며
"금상첨화"가 바로 이런것이 아닐가 하고 중얼거려 본다.
Maroon Lake, Maroon Bell, Aspen, Colorado
철분의 함유량이 많아서 Maroon빛갈이 짙은 기암 절벽들
A view from the Spiral Point, Rim Trail South, Snowmass
On the top of the Elk Camp, Elivation 12,325 ft
Yin-Yang Granite design on the Spiral Point, Rim Trail South, Snowmass, 9212 ft
Aspen Chamber Symphony Orchestra performing Bethoven's Piano Concerto No.5 "The Emperor"
2050석 Tent Music Hall 밖에서 picnic을 하며 음악감상을 하는 사람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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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21.07.08 16:14
미네소타에 가셔도 콜로라도를 사랑하는 전통은 계속되는군요. 참 아름다운 곳이시군요. 두 분 계속 건강해 보이십니다. 여름 잘 보내세요. -
이태영
2021.07.08 17:16
몇 장의 사진을 보니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가족 17분이 모이는 2월에 넘겼던 생일 파티에 이어 두 분이 환상의 여행을 하셨군요
특히 철분의 함유량이 많아 Maroon 빛갈이 짙은 기암절벽들 사진은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자연의 걸작품입니다.
여행의 마무리, 거대한 2천 석의 Tent Music Hall에서 음악을 감상하시면서 즐거움을 만끽하셨습니다.
첫 사진 Maroon Lake를 다운로드하여 크기를 보면
사진의 원본 크기가 4042x3024, 너무 커서 몇 장 올리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1000 이하 900X675나 850X638 정도로 크기를 조절하면 몇 십장도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줄이는 방법은 PC 구글 검색란에 포토스케이프(무료)를 찾아 앱을 다운로드해
여러 기능 중에 '크기조절'을 이용하면 됩니다.
아래 사진이 850X638로 크기를 조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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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1.07.08 21:51
서울 무더위 속에 앉아 허덕이고 있으면서 보니까 거기가 천당 아닌가 싶구나.
대단한 절경으로 여름휴가를 멋지게 다녀왔구나. 688ft 나 되는 고도의 험한
트렉킹코스를 걸어 올라갔다니 놀라운 체력이야.
야외 텐트 안팎에 울러퍼지는 베토벤 교향곡 '황제"가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
부럽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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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1.07.08 21:51
단란하고 화목한 온 식구들의 축복속에 코로나19로 늦어진 80생신을 부족함이 없이 즐기시는 모습에
찬가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드님의 착한 효심으로 주선된 4일간의 두 분 여름 피서여행 일기는 콜로나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
거침없이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처럼 쉼없이 흘러내려가고 있어 지상낙원같은 이국의 정취를 그려보게 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시는 조 박사 김승자 님 내내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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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21.07.08 22:17
콜로라도의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면서 여행하고 있는 두 내외분의
건강하신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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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1.07.08 23:17
와!!! 멋있다.
이제 조금은 누그러진 코로나 덕분에 밀렸던 즐거운시간을
마음것 누려 보는구나.
그림같은 절경으로 스키까지 즐기는 모습 정말 보기 좋구나.
그렇게 높은곳에서 말미도 않하는 강철한 체력으로 마음것 즐기고 있구나.
건강 유지하면서 우리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보자구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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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1.07.09 00:19
여러 동문님들의 친절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일주일 지나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막상 올리려니
용량초과라고 거부받아서 몇장만 보여드렸는데
이태영님께서 자세히 방법을 가르쳐 주셔서 다음에는
더 자유롭게 사진을 올릴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연이는 지금 서울엔 장마철이라 무덥다고 하지만
가까운 곳에 친구들과 함께 자주 자리를 할 수 있으니 우리는 늘 부럽단다.
사진에는 우리 둘 다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둘 다
노인 장애자에 속한답니다만 안깐힘을 쓰고 다녔습니다.ㅎㅎ
하이킹중에는 젊은 사람들의 조언과 응원과 격려에 용기를 많이 받았지요.
산이 어디로 갈리 없으니 천천히 즐기라고 하더라고요.
하긴 그 높다는 백두산보다 더 높은 곳을 올라갔었네요!
Octogenerian으로서는 일주일 강행군(?)이였지만
중간에 쉬어가며 나이에 맞추어 즐겼습니다.
요즈음은 어디를 가나 "우리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도 왔나?" 하고 둘러보는데
음악회에는 우리보다 더 연로하신 노인들도 많이 계시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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