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서울시가 대놓고 벤치마킹…

日 최초 공중정원 ‘미야시타 파크’는 어떤 곳?

 

[신현암의 ‘新도쿄견문록’]

日 최대 부동산 회사 ‘미쓰이 부동산’ 손에 재탄생

 

신현암 팩토리8 대표  /출처:조선일보

 

 

지난달 서울시는 ‘입체공원’이 서울 곳곳에 들어선다고 밝혔다. 민간 부지 개발 시 평면적인 형태로만 조성했던 공원을 문화·사업 시설 등 다른 기반 시설이나 민간 건물 상부에도 만들 수 있게 허용한다는 의미다. 그러곤 도쿄 시부야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미야시타 파크’를 벤치마킹했다고 덧붙였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서울시가 대놓고 벤치마킹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1953년 시부야에 미야시타 공원이 생겼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마이카(My Car) 시대’가 도래했다. 자동차 주차장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미야시타 공원은 1966년, 1층에 주차장, 2층에 공원이라는 형태로 탈바꿈한다. ‘일본 최초의 공중 정원’이다.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 미쓰이 부동산의 손에 재탄생한 미야시타 파크의 4층 옥상 공원 모습. /미야시타

 

파크 인스타그램 그런데 1990년대에 들어 이곳에서 노숙자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무렵 일본 출장을 가면 신주쿠역, 우에노 공원에서 노숙자를 참 많이 봤었다. 이 지역도 상황이 비슷했다. 2009년, 공원 이름을 ‘미야시타 나이키 파크’로 바꾼다는 조건을 걸고, 나이키가 자기네 돈으로 공원 현대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멀쩡한 공원에 웬 외국 브랜드냐는 지역 주민의 반발 탓에 이 프로젝트는 결국 중단된다.

 

그 와중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다. 우리에겐 덜 알려졌지만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도 일본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잇따른 대지진으로 시설 노후화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프로젝트에 대한 니즈(수요)는 커져가는데, 프로젝트를 실행할 자금은 없었다. 결국 시부야구(區)는 민간 자본 유치를 결정했다. 공원을 재개발하는 대가로 30년간 시설 임대권을 주는 것이다. 공모를 통해 미쓰이 부동산이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미쓰이 부동산의 손에 2020년 7월, 길이 330m의 미야시타 파크가 탄생했다. 우선 기존 2층짜리 시설을 4층으로 올렸다. 꼭대기 4층이 옥상 공원과 호텔이다. 공원엔 스케이트보드장, 록클라이밍장, 스타벅스 등이 있다. 어린 학생부터 젊은 층까지 삼삼오오 낮이건 밤이건 모여 있다. 공원 길을 걸으면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다음은 ‘시퀀스 미야시타 파크’라는 호텔이다. 시퀀스는 미쓰이 부동산의 호텔 브랜드다. ‘5시 체크인, 2시 체크아웃’이라는 독특한 형태로 운영된다. 마지막은 ‘레이야드 미야시타 파크’라는 상업 시설이다. 1층부터 3층까지 상점, 식당으로 가득하다. 키스(Kith)라는 편집숍, 루이비통 등 명품 매장도 눈에 띈다. 이러한 공간 구성 능력은 미쓰이 부동산이 가진 핵심 역량 중 하나다.

 

미쓰이 부동산은 ‘잔류(殘)시키고, 소생(蘇)시키며, 창조(創)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미야시타 파크를 보자. 공원을 잔류시켰다. 낡은 건물을 새로운 시설로 소생시켰다. 호텔과 상업 시설이 어우러진 활기찬 공간을 창조했다. 기왕 벤치마킹한다면 제대로 하는 게 좋다. 그 건물은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철학으로 그런 건물을 만들었는지까지도 알고 벤치마킹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img.jpg

미야시타 파크의 4층 옥상 공원 모습. /미야시타 /구글이미지

 

nikken-sekkei-ltd-miyashita-park-car-parks-archello.1619277876.0738.jpg

미야시타 파크의 4층 옥상 공원 모습. /미야시타 /구글이미지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445 여러분의 생각은.. new 최종봉 2024.05.01 4
18444 비 오는 날의 수채화 new 최종봉 2024.05.01 3
18443 방랑시인 김삿갓 new 최종봉 2024.05.01 3
18442 별난 산책, 서울약령시의 경동시장과 한의약박물관 탐방 [3] file 이태영 2024.04.30 54
18441 나의 산책길 [6] 황영호 2024.04.30 54
18440 “아이비리그 갑니다” 美 할렘가 학생들, ‘K교육’ 덕에 눈빛 달라졌다 [2] 엄창섭 2024.04.30 48
18439 日에 한국을 홀딱 넘기려던 美 대통령 [3] 김필규 2024.04.29 60
18438 중국 광저우 덮친 토네이도 [1] 심재범 2024.04.29 27
18437 2014년 유럽 여행기, 덴마크 편 - 수도 Copenhagen 아들과 함께 [2] 박일선 2024.04.28 19
18436 2024 Honorary Starters at the Masters [2] 김필규 2024.04.27 52
18435 4월의 대공원 산우회 [4] 이은영 2024.04.27 61
18434 선과 악의 본질 [6] update 최종봉 2024.04.27 24
18433 <서울숲>을 걸었습니다. [10] 김동연 2024.04.25 101
18432 “광복 100주년 화성에 태극기” 우주항공청 닻 올렸다 [4] 엄창섭 2024.04.25 82
18431 송파의 대표적 문화공간 '송파책박물관' [3] file 이태영 2024.04.23 94
18430 신록의 계절 [4] file 김영은 2024.04.23 83
18429 흰모란 일기 [6] 김동연 2024.04.22 87
18428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 최종봉 2024.04.22 45
18427 읽기만 해도 근심이 풀리는 글 [3] 최종봉 2024.04.22 34
18426 여유와 넉넉함 [1] 심재범 2024.04.22 39
18425 2014년 서유럽 여행기, 영국 편 - 온천도시 Bath와 선사시대 유적 Stonehenge [1] 박일선 2024.04.21 16
» 서울시가 대놓고 벤치마킹… 日 최초 공중정원 ‘미야시타 파크’는 어떤 곳? file 이태영 2024.04.18 81
18423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열린 봉축점등식 [2] file 김영은 2024.04.18 65
18422 물에 잠긴 ‘사막도시’ 두바이 [2] 엄창섭 2024.04.17 72
18421 북촌 한옥마을 카페투어 [6] 김동연 2024.04.17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