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월대보름엔 '쥐불놀이'
2025.02.14 12:55
정월대보름엔 '쥐불놀이'
출처 / 조선일보
지난 12일은 정월 대보름이었다. 어렸을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보름날 밤이면 동네 형들과 모여 깡통에 구멍을 뚫고, 짚과 신문지 등을 넣어 쥐불놀이를 했다. 눈 쌓인 논밭 위를 뛰어다니며 형님들이 돌리는 깡통을 나도 돌려보겠다고 나서다 깡통을 엎기도 했다.
휴대전화도, 컴퓨터도, 오락실도 없던 그 시절, 허허벌판을 뛰어다니며 놀던 생각이 오늘따라 많이 떠오른다. 겁도 없이 수영도 못 하면서 형들 따라 동네 하천에 뛰어들어 잠수도 하고, 얼어 있던 그 하천 위에 점프하다 얼음물에 빠진 일, 개울가에서 가재 잡고, 논두렁에서 메뚜기 잡아 구워 먹던 일 등등 그 시절 시골에서 참 재미있게 놀았다.
그래도 명절이나 때가 되면 자주 보게 되는 민속놀이, 전통놀이가 그래도 지자체에서 축제를 하면 볼 수 있어, 가끔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쥐불놀이며 연날리기, 자치기, 씨름,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팽이치기 등 평소 보기 힘든 민속놀이들이 사진기자가 된 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체험해보겠다고 덤비다가 넘어지고 헛발질하며 머리를 긁어보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추억의 놀이가 없는 듯하여 더욱 아쉬워 보인다. 명절이고 제사고 큰집에 모이던 아이들은 휴대전화와 씨름하느라 별 추억이 없어 보인다. 안타깝다.
지난 8일 오후 대전 대덕구 현도교 아래 금강변에서 정월 대보름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이 도심을 배경으로 달집도 태우고, 쥐불놀이도 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 쥐불놀이는 예로부터 한 해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기를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다. 횃불을 들고 들판에 나가 논밭두렁의 잡초와 잔디를 태워 해충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물론 요즘 시대에 논밭이나 들판에 쥐와 해충이 넘쳐나진 않겠지만 하나의 놀이로 아이들의 추억이라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쥐불놀이를 한다면, 아이고 또 주민들이 신고하겠구나...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
댓글 4
-
김승자
2025.02.14 20:41
-
황영호
2025.02.14 21:22
사람사는 냄새가 물신물신 풍기는 동내마을 정월대보름 쥐불놀이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불러오고
그리움이 채곡채곡 쌓인 먼 전 날의 고향 마을이 아스라이 떠오르네.
-
이은영
2025.02.15 10:28
그전에는 참으로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성북동 토배기 저에게는 오빠들 뒤꽁무니 졸졸
따라 다니면서 추운데도 숫불 깡통들고 성곽을 따라
쥐불놀이 하던 때가 그리워 집니다.
그때가 정말 좋은 시절이었는데 아쉽네요.ㅎㅎ
-
김동연
2025.02.15 23:21
올 정월 대보름에는 보름달을 보지도 못하고 찍지도 못했군요.
작년에는 성내천 다리위에서 보름달을 찍었었는데...
쥐불놀이를 마지막 본 건 제주에서 2015년에 쥐불놀이
큰 행사에 참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전 금강변의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놀이를 보면서 늦었지만 정월 대보름을 즐기는군요.
기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18762 |
손목을 다치고
[10] ![]() | 이초영 | 2025.03.21 | 111 |
18761 |
양조장의 변신 국순당 ‘박봉담 카페’
[5] ![]() | 이태영 | 2025.03.20 | 121 |
18760 |
백악관, 佛 자유의 여신상 반환 요구에 "미군 아니면 독일어 썼을 것"
[2] ![]() | 엄창섭 | 2025.03.18 | 110 |
18759 |
아름답고 청정한 절 봉녕사에 다녀왔습니다.
[2] ![]() | 이태영 | 2025.03.17 | 116 |
18758 | 역대 서울 시장을 통해 본 서울 개발의 역사 [4] | 김필규 | 2025.03.15 | 288 |
18757 |
K조선의 힘으로 다시 태어났다... 美 군함, 수리 6개월만에 바다로
[2] ![]() | 심재범 | 2025.03.14 | 87 |
18756 | 25년 3월 산책모임 [3] | 이은영 | 2025.03.13 | 122 |
18755 |
서순라길의 갤러리 소연 카페
[5] ![]() | 이태영 | 2025.03.13 | 114 |
18754 | 팔십 평생 떼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 [3] | 김필규 | 2025.03.07 | 224 |
18753 |
마치 민속촌에 온 느낌, 유운 카페
[3] ![]() | 이태영 | 2025.03.06 | 138 |
18752 |
올해 독일 카니발 퍼레이드 주인공은 트럼프, 머스크, AI
[4] ![]() | 엄창섭 | 2025.03.06 | 100 |
18751 | 통화중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있어요 - 갤럭시 삼성폰 [4] | 김동연 | 2025.03.05 | 365 |
18750 |
새해 첫 산우회
[9] ![]() | 김동연 | 2025.03.01 | 104 |
18749 |
평택국제중앙시장에 다녀오다.
[5] ![]() | 이태영 | 2025.02.28 | 148 |
18748 | 21세기 살아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마스 헤더윅 [3] | 김필규 | 2025.02.26 | 126 |
18747 |
어제 대전에서
[2] ![]() | 심재범 | 2025.02.23 | 97 |
18746 |
옛날 봄날 이야기
[15] ![]() | 이초영 | 2025.02.21 | 138 |
18745 |
3년 동안 벌어진 전쟁의 비극. 우리는 무엇을 보았나?
[2] ![]() | 엄창섭 | 2025.02.21 | 104 |
18744 |
한 번쯤 가볼 만한 '용인 처인 휴게소"
[4] ![]() | 이태영 | 2025.02.20 | 111 |
18743 | 겨울 산책길 - 한강 [8] | 김동연 | 2025.02.17 | 129 |
» |
정월대보름엔 '쥐불놀이'
[4] ![]() | 엄창섭 | 2025.02.14 | 106 |
18741 |
산책회 DDP(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디자인둘레길을 걷다.
[3] ![]() | 이태영 | 2025.02.14 | 125 |
18740 |
2월의 習作
[4] ![]() | 이태영 | 2025.02.14 | 108 |
18739 |
어제 광화문에
[1] ![]() | 심재범 | 2025.02.09 | 100 |
18738 |
역시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
[6] ![]() | 황영호 | 2025.02.09 | 95 |
엊그제 늦은 오후 둥그렇게 떠있는 큰 달을 보았는데
벌써 정월 대보름 달이였군요!
새벽에 일어나나서 형제들과 함께 이부자리에 앉아서 온갖 건과류로
"부름"놀이를 하고 밤, 잣, 땅콩을 깨물어 먹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이젠 대보름도 모르고 지나쳐 버렸습니다만 위의 기사를 보며
잊혀져 가는 옛 풍습놀이를 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