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봄날 이야기
2025.02.21 11:16
먼산에 아지랑이 품안에 잠들고
산골짜기 흐르는 물
또 다시 흐른다
고목에도 잎이 피고 벌나비도 꽃을 찾는데
가신님은 봄이 온줄 모르시나요.
먼 옛날, 2월, 추위가 수그러들고,
햇볕 따뜻한 개천가 풀밭에
새쑥이 보입니다.
친구들 서너명과 소쿠리 옆에 끼고
몰려다니며 쑥을 캡니다.
엄마는 방앗간에서 빻아온
보리가루와 섞어서 쑥버무리를 찝니다.
눈삐집고 나온 쪽파를 데쳐서
돌돌말아 쑥버무리와 함께 파 많이 먹어라,
눈 뚫고 나온 첫 쪽파는 보약이란다 하시며 한상 차려주시고
둘러앉아 쑥떡파티를 했지요.
1952년 피난지에서 봄날 풍경입니다.
돌이켜 보면 그시절 엄마가 쪄주신 햇 쑥떡이 무공해 영양떡이었어요.
쑥캐면서 봄맞이 노래를 부르곤 했지요.
며칠간 폭우가 쏟아 지더니 오늘은 화창한 봄날입니다.
오랜 겨울 가뭄끝에 단비를 맞고 봄꽃들이
활짝피어 마음도 상쾌해 지네요.
요사이 쑥떡은 색갈만 파랗고
쑥잎과 쑥향이 풍기던 예전 시골 쑥떡맛이 나지 않아요.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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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5.02.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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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영
2025.02.22 11:35
댓글 고마워, 친구들하고 대화하고 싶어하는 내마음 알아주는 동연여사,
이상하게 우리집에서 부고11이 안나와서 남편있는 병원에 와서 전화로 열어본다.
노래제목을 몰라 혹시나 하고 가사를 올려보니 노래가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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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5.02.22 11:49
앗 이런 동영상도 있었구나! 사진이 근사하네.
하지만 쑥캐러 갈때는 '동무들아 나오라 쑥캐러가자~
라는 노래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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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5.02.22 05:59
초영아, 오랜만에 봄소식 가지고 왔구나, 반가워!
캘리포니아 화재난리 뉴스가 대단했지만
네가 사는 남가주는 연기냄새도 없이 무사히 지나고
벌써 봄맞이 소식으로 마음을 들뜨게 하는구나.
쑥캐러 동산을 오르내리던 어린시절을 상기하니
참으로 세월이 많이도 갔건만
우리 아직 건재하니 고마운 일,
꽃피는 봄이 오걸랑 카메라들고 나가 새봄을 맞아드리며
또 다시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가야지?
위에 올린 노래가사(?)에 "가신 님은 봄이 온지 모르시나요?"라는 대목에서
최근에 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울컼한다.
-
이초영
2025.02.23 06:02
동연아
네말대로 pswd 넣었더니 log in 됬어. 그나마 전화로만.
지금 병원에서 전화 열었어. 고마워.
그동안 너에게 매번 부고11에 올려달라고 부탁한것
기꺼이 들어줘서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나는 부고11에서 멀어진 존재가 됬을꺼야.
승자야, 따뜻한 댓글 고마워.
Minn. 추위를 피해 Florida에 가 있다고?
근래에 그곳에 폭우, 폭설이 왔다는데 너
있는 곳은 피해없기 바래.
Dr. Cho, 너, 두분 안녕하시지?
여기는 봄꽃 만발이야. 그런데 개나리, 진달래가
동부같이 많이 없어.
Minn. 집으로 가면 호숫가 산책길 걷는 사진 올려줘.
잘 볼께. -
이태영
2025.02.23 08:54
건강히 잘 지내시고 계시죠?
추억의 아름다운 작품 감상 잘 했습니다.
이초영 님은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늘 홈페이지에서만 뵐 수 있어서
언젠가 한 번 인사회에 참석하시겠지 생각하곤 했는데...
어느 사이 2025년 봄이 다가왔네요
-
이초영
2025.02.24 07:07
이태영님, 오랫만입니다.
예술작품으로 올리시는 새로운 명소들을 감탄하며
감상합니다. 은퇴자들이 힘들고 위험하게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이렇게 훌륭한 명소가 많고,
이제는 멀리 남쪽 섬에도 쉽게 갈수있고, 여기 저기 맛집도
많고, 한국의 은퇴자들이 친구 만나면서 은퇴생활을 즐길수
있는것이 부럽습니다. -
황영호
2025.02.23 11:13
1952년 6.25 피난 시절이면 우리들이 중학교 시절이겠네요?
어김없이 찾아온 또 한 해의 봄을 맞아 70 여년전 먼 전 날의 피난지에서 보낸 이초영님의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새싹 파릇파릇 솟아오르던 지난 봄날에 대한 추억의 글.
소쿠리 옆에 끼고 동무들과 콧노래 부르며 들녁 양지바른 길섶에 뽀족뽁족 돋아나는
쑥 캐던 추억들,
자식 잘되기만 바라는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쏟아지는 봄 날에 대한 글이
읽는 사람들 마음에 다시 한 번 가곺은 어린 시절의 서정을 가만히 건드립니다.
-
이초영
2025.02.24 07:27
황영호님, 안녕 하세요?
건강이 회복되시고, 서울 출입 다시 활발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나이 들어가니 옛일이 아련히 생각날때가 있어요.
1952는 우리가 국민학교 6학년이지요. 공군이셨던 아버지 임지따라 경남 사천에 2년 살았던 것이 나의 농촌생활 전부인데,
고향이 이북인 저에게는 그 짧았던 피란지 사천의 삶이 마치
내 고향인듯 여겨지네요
이른봄 뒤산에서 칡뿌리 캐어먹고, 여름에는 산딸기 따먹고,
아까시아꽃 씹ㅇ.면서 단물 먹고,
요사이 애들에게는 소설에나 나오는것 같은 자연속의 삶을
우리는 하로종일 살았지요.,
차비 아끼느라 방학때는 걸어 다녔지요. 달리 갈곳이 없으니
사천에서 진주로 30리길, 또 사천에서 삼천포 까지 30리길,
걸어도 위험하지도 않았고.
삼천포에는 풍부한 해산물 사먹고, 잔주에서는 남강
촉석루를 오르락 내리락,
그때 많이 걸어서인지 아직도 두다리로 잘 걷습니다. -
이은영
2025.02.23 15:24
초영아 오랜만이야.
병원에는 왜 갔는지 걱정된다.
그래도 미개한 옛날이 더욱 운취 있고 그리워 진다.
그때는 쑥떡도 너무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이었는데.ㅎ
-
이초영
2025.02.24 07:35
은영아, 내가 그동안 부고 11에 Log in할수 없어
댓글 한자 못 쓰다가, 동연이 도움으로 이렇게
쓸수 있어 글이 길어지네.
너희 자매들 사진보고, 이 나이에 모든 자매들이
건강하고, 가까이 살면서 즐기는것이
복많은 자매들이구나 생각되고 부러워.
부 모님ㄲㅔ서 내려다 보시고 흐뭇해 하시고
예뻐라 우리 딸들 하실꺼야.
그대들은 아름다운 효녀들이야. -
심재범
2025.02.23 15:28
덕분에 봄노래 잘 들었읍니다
그런데 부군이 계신 병원이라니요?
곧 봄기운과 함께 부군께서도 쾌차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귀가하시기를 빕니다
-
이초영
2025.02.24 07:47
심재범님, 부고 졸업 50주년때 뵈었지요.
2009, 벌써 16년이 됬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남편과 같이 서울 간다고 좋아했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항상 건강 하세요. -
연흥숙
2025.03.01 06:08
초영아, 어쩌면 그렇게 옛날 이야기를 시로 잘 담아냈는지 역시 영문과 학생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시에 엄마들은 추억에 남는 간식을 해 주셨는지 어른되서 생각하면 정말 훌륭한 분들이셨어.
그곳엔 벌써 봄이 왔구나. 나도 뚝섬 뚝에서, 유원지에서 냉이를 캐러 갔던 생각은 난다.
황영호씨랑 동연이랑 초영이도 노래까지 올리는 재빠른 솜씨 부럽습니다.
초영아, 건강하게 병원에 계신분 잘 돌봐드리기 바래.
벌써 16년이 지났다고, 우리 이대에서 뵌 날이. 엊그제 같은데...
-
이초영
2025.03.01 10:56
흥숙아 정답게 댓글 고마워.
올릴까 말까 하다가 쓴글이
조회수가 100 이야.
재미도 없는 옛날 이야기, 친구들이 이렇게
읽어주니 기쁠일도 별로없는 일상에 즐거웠어.
나도 음악 올리는 실력 없어.
동연이 에게 보내면서 올려달라 부탁한단다.
마다않고 해주는 동연에게 항상 고마워.
흥슥아, 만나지도 못하고, 멀리 덜어져 살아도
또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서울의 친구들 소식
반갑게 본다. 봄소식 많이 올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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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70년 전 노래라 이렇게 나왔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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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쑥 뿌리에 대고 힘을 콕 주면 야들야들한 쑥이 내손에 쏙 들어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