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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5)

2020.02.22 19:04

박문태 조회 수:66

(5)

  내가 한 생명체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내 의사(意思)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생명체가 존재하게 되는 것은 찰스 다윈의 이론(理論)대로 ‘개체발생은 종족발생의 반복’일 뿐이다. 이것은 약 300만 년 전의 아프리카 유인원 화석 발견에서 추정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반복되어온 일이다. 저기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의 원주민부터 최근에 탐사가 시작된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 마야문명의 후손과 애플 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대학 때 낳은 자기 딸을 남 보듯 하며, 아주 냉담했음), 사회계약론의 쟝 자크 루소(친구 집의 하녀와 cheating 하여 3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이들 모두를 고아원에 보냈음)까지, 자기 자식들의 의사를 타진하여 세상에 나오게 하지 않았다. 어미와 아비는 책임감 없이 다른 목적으로 개체를 발생시켰다. 아인슈타인, 링컨, 세종대왕, 김수환 추기경의 부모가 우리들의 자식인 너를 낳아도 되겠느냐고 의사타진을 하지 않았다. 나아가 이들의 부모가 어느 누구와도 의논한 일은 없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 뿐이다. 그러니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도 순전히 결과적인 것이지 목적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대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무심코 출생배경을 따지려 든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작가 마광수 교수도 장미여관을 좋아했지만 결과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결국은 혼자 살다 갔다. 우리 모두가 동물의 하나이기 때문에 자식 낳기를 어떤 목적적 책임행동으로 규정할 수는 없어도, 그러니까 처음부터 책임을 질 수는 없었어도, 이성(理性)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결과적 책임은 져야 한다. 나는 그런 책임을 14살에 어머니에게 왜 속이고 있었느냐고 따진 뒤, 家出하려다가 실패한 뒤, 억지 타협을 보아 서울로 出家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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