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끝)

2020.02.22 20:07

박문태 조회 수:1062

(9)

 

   어머니 살아계실 때에 마지막으로 본 것이 미국 유학 중이었다. 돌아가실 것만 같으니 살아계실 때에 보고 가라고 해서 급히 귀국하여, 나을 동안 어머니 곁에 있다가 박사논문을 마무리 짓고 금방 오겠다며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봉천동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배웅하러 나오신 어머니를 뒤돌아보며 ‘금방 와요. 들어가세요.’라며 소리쳤는데, 꾸부정한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흔드시는 손짓이 ‘나도 좀 데려가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울컥’해지는 목젖의 침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

  지금 이 글을 쓰며 울먹여지는 입안을 커피로 씻어내며 봉천동 2층 집을 가느스름한 눈으로 그려본다. 다 집사람이 남매를 키우며 장만한 집이다. 이 집 사람의 손목 한 번 잡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妓生蟲임을 밝혔는데도, 자신은 운명적으로 ‘묘목을 키워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장인·장모님에게 나의 출생배경만은 묵비권을 행사했다.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6061 커피 한잔과 혼자듣는 클래식모음 12곡 [2] 심재범 2020.02.28 291
16060 사진 찍는 남자 [6] file 김인 2020.02.28 293
16059 봄을 알리는 카페 '한스'의 분홍꽃 [10] file 이태영 2020.02.27 133
16058 매그넘 인 파리展 [12] 김동연 2020.02.27 105
16057 LALA-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6] 최종봉 2020.02.27 96
16056 거리두기 [5] file 이태영 2020.02.26 122
16055 이 풍진 세상에도 봄은 옵니다. [14] file 황영호 2020.02.25 164
16054 ◈ 3월 4일 인사회 모임은 없습니다. [9] file 이정란 2020.02.25 109
16053 가현산 봄, 가을 [7] file 김인 2020.02.24 108
16052 [태평로] 정말 거지 같다 [5] 엄창섭 2020.02.24 138
16051 방콕을 벗어나 '종묘'에서 산책 [11] file 이태영 2020.02.24 127
16050 진짜는 결과로 말한다. [5] 김필규 2020.02.24 106
16049 한강의 철새들 [14] 이은영 2020.02.23 120
16048 LALA-코로나공포가준 방콕 기회( 입방체구상으로 치매예방연습) [6] file 최종봉 2020.02.23 80
16047 ♣ 그리운 겨울모습 [15] 성기호 2020.02.23 162
16046 수선화 달력 [16] file 김동연 2020.02.23 162
16045 봄은 오는데 [12] file 황영호 2020.02.23 131
16044 2월 산우회 모임 [3] 정지우 2020.02.23 147
»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끝) [2] 박문태 2020.02.22 1062
16042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8) 박문태 2020.02.22 165
16041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7) 박문태 2020.02.22 65
16040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6) 박문태 2020.02.22 64
16039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5) 박문태 2020.02.22 66
16038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4) 박문태 2020.02.22 62
16037 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3) 박문태 2020.02.22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