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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여자친구랑 커피 마신

얘기도 칼럼으로 한번 써봤으면"

 

만100세 생일맞은 김형석 延大명예교수
본지 실린 칼럼 엮은 '백세 일기' 펴내

 

"백세일기를 연재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이게 책으로 나올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인문학 공부를 하는 한 모임에서 이 칼럼을 모아다가 교재로

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책을 내면 좀 더 편하게 공부할 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일주일 전인 4월 23일 만 100세 생일을 맞은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아무튼, 주말'에 연재한 칼럼 '백세일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2018년 3월 10일에 첫 칼럼이 실렸고, 100회분을 훌쩍

넘겼다.


김 교수가 작업실로 애용한다는 서울 홍은동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 그는 보청기·지팡이·틀니 중 아무것도 몸에 갖추지

않고 있을만큼 정정했다. 지난해엔 이틀에 한 번꼴로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했다.올해 들어 청력이 조금 약해져 옆에서 큰 소리로 말을

건네야 했다.그는 "여전히 나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는지, 연애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다" 며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남들과 함께 사는 세상, 젊어서만 연애하냐, 늙어서도 한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저도 카페 같은 데서 제 또래 할아버지보다 여자랑 얘기하는 게 더
좋아요. 앞으로 그런 기회가 많이 생겨서 그걸 칼럼으로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1920년에 평남 대동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6·25, 4·19혁명 등을 직접 보고 겪었다. 수영장에서

할머니 무리에게 기가 죽은 할아버지 이야기처럼 최근 일상부터

윤동주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80여 년 전까지,그의 칼럼 소재는

20세기 초부터 21세기 초까지 한 세기를 마구 넘나든다.

 



글의 내용을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머릿속에 정리가 되면, 한 시간도

안돼서 칼럼을 완성하는 일필휘지형이다. 칼럼 소재가 떨어지거나

마감 시간을 피하고 싶었던 적이 있느냐고 묻자, "사람이 늙는다고

하는 건 미래가 없어지고 과거는 길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소재가 아직

많이 남았다. 원고 마감이 힘들거나 귀찮은 적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대신 불만 아닌불만을 한 가지 제기했다.

"백세일기는 200자 원고지 6.5매 분량이에요. 예전에는 제 글을 맘껏
쓰다가 제한된 지면 분량에 맞추려니까 그건 좀 싫네요. 게다가 짧은
글 안에서 재미도 좀 있어야 하고 읽고 나서 생각할 거도 좀 있어야

하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지난 4월까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강연이 거의 취소됐지만, 5월부터
다시 강단에 선다. 그는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있을 때까지 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덧니를 드러낸 채 씩

웃더니 말을 이었다."  '그렇게 안 되면(일을 못 하면) 그만 살래?'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에요.

 


우리 어머니는 '아흔이 넘으니 재미없다, 오래 안 살아야겠다'고 자주
말씀하시면서도 손자가 내복 사 들고 가면 나중에 입겠다고 아껴두셨죠.
그럼 손자가 '할머니 200세까지 살고 싶은가보다' 하고 놀리곤 했어요.
제가 딱 그때 어머니 심정입니다. 아흔이 넘으면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는

데도 더 살고 싶은 의욕, 생에 대한 애착은 없어지지 않아요.(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그래도 이백 살까진 안 살래요."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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