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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일 원로 "최악 양국관계 방치 안 돼" 긴급 화상회의

길윤형 입력 2020.07.27. 07:56 수정 2020.07.27. 08:06 
 
 
 
이부영·이삼열 등 한국 쪽 제안에
일본 쪽 적극 화답 양국관계 토론
"두 나라 지도자 접점 찾으려 해야"
"일, 탈냉전 한반도 목표 지지해야"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법 제언도
"피해자와 가해 기업 간 화해 중요"
현실성 높은 안 마련해 협의하기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2층 세미나실에서 ‘코로나 위기와 한-일 관계’를 주제로 열린 한-일 화상회의에 참석한 이홍구 전 총리가 일본 원로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두 나라 원로들은 한-일 갈등의 해법 모색을 위해 앞으로도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동아시아평화회의 제공

“최근 한-일 대화가 없는 중에 매우 보기 드문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를 계기 삼아 대화를 더 빈번히 갖는 노력이 필요합니다.”(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기 속에서 양국 역사를 다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큰 진전이었지만 그게 금과옥조는 아닙니다.”(이홍구 전 총리)

지난 25일 오후 2시 반. 큼지막한 화면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한·일 원로들이 반갑게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를 나눴다. ‘코로나 위기와 한-일 관계’라 이름 붙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는 최악의 상태로 망가진 한-일 관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등 한국 원로들의 제의에 일본 쪽도 적극 화답하며 현실화됐다.

이날 참가자들이 공감한 것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이라는 현실적 위협 속에서 한-일이 대립하는 것은 두 나라 모두에 하나도 득 될 게 없다는 ‘자명한 이치’였다. 한-일 관계의 새 지평을 연 1998년 10월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선언의 주역인 최상용 전 주일대사는 기조발제에서 “현재 세계에서 비핵·평화를 주장할 수 있는 중심 국가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비핵·평화는 냉전의 안보 동맹이 아니라 냉전 후 세계를 위한 미래 지향적 목소리여야 한다고 믿는다”며 “두 나라 지도자는 나무보다 숲을 보고 쟁점을 양극화로 몰아가지 말아달라. 접점을 찾으려는 인내와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본 쪽 기조발제자로 나선 오카모토 아쓰시 이와나미서점 사장이 아베 정권의 냉전적 세계관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화답했다. 그는 아베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봉합한 12·28 합의의 당사자였던 “박근혜 정권 이후 탄생한 문재인 정권에 적대감과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융화와 한국전쟁 종전 움직임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아베 정권이 느끼기에) 일본의 기존 입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움직임이었다고 지적했다. 오카모토 사장은 “일본이 탈냉전의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한국 정부와 국민을 지지하고 지원하면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이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것이며 지난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도 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관계 악화의 직접적 원인인 2018년 10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일본 외무성 출신의 한 참가자는 “한국은 65년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한·일이 타협한 내용을 일방 변경하려는 한국에 동의하지 못하는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고, 일본도 대법원 판결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을 상호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기초로 중국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에 ‘화해’에 성공한 선례인 하나오카 사건 등을 참고해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기금’을 만들되, 일본 기업은 ‘자발적 의사’로 참여하고, 포스코 등 한국 기업과 한국 정부가 적극 동참하는 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 쪽 참가자는 “한국이 그동안 여러 양보안을 내놨지만, 일본의 호응이 없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일본 피고 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이뤄지면, 그에 따른 보복 조처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의견이 이어졌다. 중-일 화해 작업에 참여했던 한 일본 쪽 참가자는 “역사 문제는 단순히 (대법원) 판결을 이행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피해자와 일본 가해 기업 간의) 화해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쪽 참가자는 “일본 외무성이 옛 연합국 포로들과 그 후손들에게 했던 것처럼 한국인 피해자를 일본에 초청해 사죄한다면, 이것만으로도 관계는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 집권 기간 중엔 해법 마련이 힘든 만큼 내년 9월 퇴임 뒤를 기약하자는 현실적 제언도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 일본 쪽에선 “이날 논의 내용을 정리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안을 몇개로 좁혀 다시 협의를 거듭해보자”고 제안했고, 한국 쪽도 동의했다. 이부영 운영위원장 등 한국 참가자들은 이날 논의 내용을 모아 한국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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