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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아웅산 테러

北 공작원과 술집 여종업원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

 

 

일러스트=최정진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죽음을 모면했지만(cheat death), 17명의 수행원이 순직했다(die on duty). 이 만행을 저지른(commit the atrocity) 북한 공작원 세 명 중 두 명은 생포되고(be captured alive) 한 명은 사살됐다. 처음 검거된 김진수는 미얀마 군경이 아니라 시민들에 의해 우연히 체포됐다. 그때 결정적 역할을 한(play a decisive role) 이는 술집 여종업원(barmaid)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 여인은 현재 양곤 변두리에서 홀로 살고 있다(live alone on the outskirts). 이름은 다르 산 예. 나이는 87세. 그해 10월 9일 술집에서 일하던 중 국부(國父)이자 독립 영웅(founding father and independence hero)인 아웅산의 유해가 묻힌 묘역이 외국인들에 의해 폭파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북한 암살단(hit squad)이 한국 대통령을 살해하려(assassinate him) 했다고 했다.

 

 

혼란에 휩싸인(plunge into chaos) 가운데 범인들은 현장에서 도주했다(flee the scene). 범인 추적이 이어지며 불안이 계속되던(be on edge with a hunt for the perpetrators under way) 사흘째, 다르 산 예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finish her shift) 양곤강 근처 집으로 귀가했다가 '강속에 도둑이 있다'는 고함 소리에 뛰쳐 나갔다.

 

한 남자가 허리 높이 물속에 서 있었다. 강물 속으로 걸어들어가며(wade in) “이리 와요, 이쪽으로 와요”라고 외쳤다. 못 알아듣고 쳐다보기만(stare at her) 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영어 문장 “Are you my friend?”를 외쳐봤다. 그러자 “Yes, yes! Are you Chinese?”라며 손을 뻗어 그녀와 악수를 하려 했다. (reach out to shake her hand).

 

그 순간, 강가에 있던 미얀마 남성 세 명이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위기감을 느낀 북한 공작원 김진수는 수류탄을 꺼내 핀을 뽑았다(take out a grenade and pull its pin). 제대로 터지지도 않았다(fail to detonate fully). 왼쪽 손은 통째, 오른쪽 손은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이 날아갔다(be blown off). 그렇게 체포된 그는 끝내 진술을 거부하다가 1986년 교수형에 처해졌다(be hanged).

 

다른 두 공작원 중 신기철은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고(be shot to death in a firefight), 자기가 꺼내 든 수류탄에 부상을 입고 범행을 시인한 강민철은 종신형에 처해져(be sentenced to life in prison) 25년 동안 미얀마 감옥에서 지내다 2008년 5월 간암으로 사망했다.(die of liver cancer).

 

세 공작원은 범행 직후 양곤강으로 내달렸다. 북한 화물선으로 데려다 줄(take them to a North Korean freighter) 쾌속정이 대기하고 있기로 했다. 없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꺼내 든 수류탄은 손 안에서 터져 버렸다. 안전핀을 뽑는(pull the pin off a hand grenade) 순간 터지게 조작돼 있었다.

 

40년이 지난 현재, 다르 산 예는 가족들을 여의고 이웃들 도움으로 연명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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