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21)
2009.04.28 22:20
고국의 마지막 등산은 산들래 님의 인도 하에 북악산 서울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이다. 해 빛이 밝은 아침 뱅쿠버에 살든 8명이 함께하다. 이조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숙정 문(북문)을 지나 창의 문을 통해 자문 밖으로 내려오다. 궁정동 안가 자리를 보고 청와대 앞길을 가다. 유명한 삼청동 수제비 집에서 산들래 님이 쏜 수제비를 맛있게 들고
삼청동 옛 기와 집 골목길을 걸어 3 시간 산행을 마치다. 추억에 남는 하루다.
야구경기에 마지막 두 이닝을 남겨놓고 잇는 것처럼 내 인생의 막바지에 서 내 마음속 깊은 곳에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정말 기쁘기 그지없다. 42년 전 내가 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떠난 이래 2009년 4월은 내 마음을 바꿔놓은 잊을 수 없는 한달 이다.
지하철역 계단에 밀려오고 밀려가는 사람들 얼굴이 나와 같은 얼굴이고 그래서 그들이 모두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백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나는 소수민족(Minority)이지만 여기 나와 같은 모습의 사람들속에서는 나는 Majority에 속해지는 것이다. 내가 Majority가 된다는 것은 몹시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