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en Music Festival에서 만난 임윤찬 피아니스트
2023.09.02 05:38
미네아폴리스의 여름은 참으로 아름답다.
긴 겨울이 지나고 기다리던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이 오면 호수에서 불어오는 살랑바람이
더위를 잊게해 주니 마냥 호숫가로 나와 계절을 찬양한다.
어디로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날리가 없다.
그런데 지난 7월 말에 왕복 2,100마일(3,300 km) 거리를 운전하여 콜로라도에 다녀왔다.
캘리포니아에 살고있는 동생내외와 미시간 언니, 모두 다섯 Octogenarian들이 모였다.
각기 이런 저런, 크고 작은 노인병들이 전혀 없지는 않은지라 과연 무사히 해 낼 수 있을가,
적지않은 염려들을 안고도 감행하기로 작정했다.
”이제 아니면 언제?“라는 의아심을 각자 마음속에 자문하고 있었을게다.
늘 산은 나로 하여금 엄숙한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위엄과 아름다움이 있다.
11,325 feet(3,350 m)가 넘는 Elk Camp의 산정까지 곤돌라와 스키 Lift를 갈아타고 올라간다.
구석 구석 잔설을 안고있는 계곡으로 눈녹아 흐르는 물소리에 귀기우리며
푸른 수목과 작은 들꽃으로 보료를 깔아놓은 듯 포근한 산등성이 위로
뭉게구름이 푸른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하늘에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준다.
높이 올라 갈 수록 바람이 차지면서 가볍게 숨이 가빠온다.
그리고 Aspen Music Festival에서 임윤찬군의 Rachmaninoff Third Piano Concerto!
19세의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열연을 보고, 듣고싶어서 천 백마일을 달려온 것이다.
일생에 이보다 더 감격스러운 순간이 또 있을가?
Colorado, Aspen Summer Music Festival에 참관하려고 7월 29일부터 숙소를 예약했는데
뒤늦게 임윤찬군의 프로그램이 7월 28일의 프로그램에 올라왔다는 소식을 받았다.
티켙예약이 오픈되자 마자 우선 예매에 일단 성공했다. 며칠만에 2,000석이 매진!
숙소는 29일부터로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급히 추가하려니 쉽지 않았다.
많은 숙소들이 이미 매진이 되었거나 아니면 여간 고가를 부르지 않는다.
우리가 예약한 곳에서 하루 일찍 투숙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해 놓고 기다렸다.
다행히 몇일전에 연락이 왔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7월 26일 새벽에 집을 나서서 네브라스카에서 일박하고, 콜로라도 Avon/Veil에서 둘째날을 쉬고
28일 임윤찬 피아노 공연일 아침 일찍 Snowmass, Colorado에 도착, 여장을 풀고
오후 다섯시 반 공연시간에 맟추어 Aspen Music Festival이 열리고 있는 Benedict Music Tent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얼마나 행운의 기회인가!
나는 늘 인간의 능력이 가장 희귀한 천재를 꼽으라고 하면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같은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를 파고드는 과학자들이라고 오래 믿어왔으나
언제부터인지 어느 예술가나 과학자보다도 음악가들이 인간의 불가사해한 능력으로
보이지 않는 음률을 오선지에 그려서 멜로디로 살아나게 하는 그 능력이야말로
나와 같은 음악의 문외한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천재들이라고 믿는다.
황홀한 음악을 작곡하는 귀재들은 물론이고 그 오선지에 그려진 곡들이 살아나와
춤을 추게 할 수 있는 연주자들의 능력에 나는 감탄의 경지를 넘어 존경하여 마지 않는다.
황홀한 연주가 끝난 후 임윤찬군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 나의 뜨거운 마음을 달래면서
임윤찬군의 열연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약하며 내 마음을 달랜다.
인간의 능력이 극치에 도달하는 경지를 목격할 수 있음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미국의 곡창지인 아이오아, 네브라스카주의 평원을 달리면서 겨울 가축먹이를 말아놓은 Bail이 아름답게 눈을 끌었습니다.
집을 떠나 하이웨이를 달린지 둘쨋날 오후, 드디어 콜로라도의 렄키 협곡을 지났습니다.
셋쨋날 드디어 콜로라도 렄키산맥을 뚫고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들꽃밭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언니와 올케
Colorado Tree, Aspen을 병풍삼아 들꽃들이 보료처럼 산허리를 덮고 있었습니다.
다섯 Octogenarian들이 11,325feet(3,350m) 높이의 Elk Camp 정상에 올랐습니다. 곤돌라와 Ski Lift를 갈아 타고 갔지요.
Aspen Symphony Orchestra와 협연에 몰두하고 있는 임윤찬군의 모습을 살그머니 담았습니다.
뒤늦게 추가되어 오른 프로그램인데 며칠만에 매진되었습니다.
열연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로부터 끝없는 환성의 갈채에 답하고 있는 임윤찬 피아니스트
매년 여름에 열리는 Aspen Summer Music Festival이 개최되는 Benedict Tent Music Hall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청중들.
2,000석의 텐트 연주홀은 Louvered Wall로 되어 통풍도 되거니와 밖에서 핔크닠을 하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평원에 지평선 끝까지 만발한 콜로라도의 Wild Sunflower Field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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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3.09.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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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3 20:31
남은게 시간이라면서 저의집 할아버지가 운전해서 가자고 우겼어요.
덕분에 추가로 오른 인윤찬군의 연주에 맟추어 갈 수 있었답니다.
마침 예정되었던 우리 휴가 스케쥴 직전에 올라와서 운이 좋았지요.
그런데 호사다마라더니 잘 놀고 와서 다섯사람이 모두 코비드 positive가
되어 자가격리하고 고생 좀 했답니다. 다행히 경하게 치르고 일어 났어요.
건강을 축복해 주신 덧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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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3.09.03 19:41
구름이 점점이 있는 파란 하늘의 ELCamp 산정에서의 두 분 모습을 뵈니 정말 건강하시네요
게다가 콜로라도까지 왕복 3,300km를 손수 운전하시면서 다녀오셨다니 놀랍네요
서울서 부산까지 왕복이 954km밖에 안 됩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연주를 직접 관람하실 수 있는 기회도 가지셨군요
업로드 하신 사진 몇 점 모두 작품이네요 아름답습니다.
사진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신 거죠? 색감을 비롯 화질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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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3 20:41
이태영님, 사진 용량을 줄이는 과정을 스킾했더니 사진이 몇장 올라가지 못하네요.
그런데로 차창으로 찍은 사진들도 괜찮아 보인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호사다마라더니 그동안 운좋게 피하고 지났던 코로나 바이러스에 드디어 전염되어
즐거웠던 여행의 감흥을 제때에 보여드릴 기회를 놓쳤답니다.
오래동안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는데도 즐거운 회상을 할 수 있게 해 주네요.
일찌감치 좀 더 배워 두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막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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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23.09.03 20:01
두 분 장하십니다. 고령에 장거리를 차로 다녀오시다니. 콜로라도의 여름은 미네소타 여름에 못지 않게 아름답군요. 한국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세계를 누비고 있군요. 지금 한국의 황금기인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에도 잔인했던 여름이 물러가고 아름다운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네소타의 가을도 한국의 가을 못지않게 아름답겠지요. 마음껏 즐기세요. 우리도 그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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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3 20:53
박선생님, 요즈음도 늘 건강하시지요?
콜로라도에 여행하면서 박선생님이 즐겁게 다니실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음악회에 가서는 정굉호씨가 함께 왔더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지요.
우리 둘 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고싶은 여행을 하고싶지만
체력에 한계를 느끼면서 자제를 합니다.
특히 남편이 손수 운전하는 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에 완전 solo로 해내는데
저는 면허증이 있어도 조수노릇 밖에 하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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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3.09.03 22:24
승자를 비롯해서 다섯분의 건강한 모습이 너무 멋있어.
미국의 긴 장거리여행을 무난히 가서 음악회를 즐겁게 보는
노인들의 체력이 대단하구나.
늘 건강한 두분 앞으로도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
승자야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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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3 23:06
우리는 처음부터 이번 여행은 운전하기로 했기 때문에 추가일정에 오른 임윤창연주를 참관할 수 있었어.
우리 언니는 비행기편이라 변경할 수가 없었고 동생네는 운전했지만 일정을 변경할 수 없었어.
몇달전에 손열음 피아니트가 미네아폴리스에 왔을 때에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
임윤창이 이곳까지 오려면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것 같은데 이번 기회가 정말 좋았어.
서울에 살면 이런 기회가 쉽게 올거라고 생각해.
은영이는 아들 셋이 모두 근처에 살고 있으니까 재미있게 노년을 즐길 수 있어서 좋겠어.
늘 건강하고 아름다운 은영이의 미소를 잃지 않기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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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23.09.04 08:38
오랫만에 두 분 내외분의 즐거운 피서여행에 겸하여 피아노 연주회를 참관하신
소식을 접하여 기쁘고 반가웠습니다!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거운 주변 소식 보내
주시기 기다리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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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4 22:02
안녕하시지요?
오랜만에 큰 여행을 무사히 다녀와서,더구나 그 지독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아 온 후 만감이 오가면서
뒤늦게서야 서투른 글을 올렸습니다.
덧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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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2023.09.0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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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6 07:49
김교수님, 안녕하시지요?
우리 형제를 잘 아시는 김교수님께서 저의 사진으로 올리신 글은
제 글과 중복이 되고 특히 K-순종이라는 단어가 거부감을 줍니다.
수고스러우시지만 속히 삭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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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2023.09.07 00:20
홈피와 댓글 다 삭제했습니다
제 생각이 짧았나 봄니다.
제 글을 보셨을 다섯분에게 죄송
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성구 부군께서
도 유감이었다면 더욱 죄송합니다.
김포에서 仁 ^^♡ -
김동연
2023.09.05 22:15
너무 멋진여행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승자야.
다섯 분 다 건강해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승자가 제일 건강해 보여.ㅎㅎ
긴 여행동안 곳곳에서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주어서 눈호강을 했고,
임윤찬군의 피아노 연주를 직접가서 듣고 만나고 왔다니 부럽기 짝이 없네. 축하!축하!
댓글이 늦은 이유는 나도 8월 31일부터 어제까지 제주여행을 하느라고 바빴어.
나도 제주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진작가가 돗토리현 사구에 가서 찍은 사진전을
열었다고 해서 사진전 보러 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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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3.09.06 07:57
동연이가 오래 보이지 않아서 혹시 아픈가, 아님 여행중인가, 궁금했어.
아름다운 제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니 반가워.
우리 외손주들 셋이 팔월 초에 제주에 가서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산야가 운무에 덮혀서 아쉬웠고 태풍경보때문에 하루 일찍 서울로 왔다고 하던데
동연이네가 갔을 때엔 날씨가 맑고 좋았으니 복받았어.
고남수 사진작가는 처음 들었는데 작품전시 소개를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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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지위에 자연이 만들어 내고있는 아름다움은 감탄을 넘어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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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는 Elk Camp의 산정까지 가셔서 목적지 Aspen Music Festival에서 임윤찬군의 열연
Rachmaninoff Third Piano Concerto 를 관람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셨다니 행운이 연속되는 축복입니다.
김승자님 조 박사 언제나 지금 처럼 행운과 건강이 이어지는 축복이 있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