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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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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춘계 여행을 가지못한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여 오던 참에 드디어 2017년 10월 25일

가을 테마여행 일정이 확정되었다.

문자로, 동창 회보를 통해서  이미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며칠 전 총무 홍승표한테서 참가여부를 묻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불문곡직 오케이! 내일이 벌써 2017년 10월 25일 서울사대부고 11회 가을 여행을 가는 날이다.

 

나는 시골 고향 소백산자락  한 반도의 내륙 오지 경북 영주에서 평생을 한 인생,  

꿈도 없이 단조로운 일상의 생업 속 에서 연탄 공장이라는 작은 기업을 가업으로 경영하는 낙으로  위안삼아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따라 나이를  들어가며 지내고  있는 처지인 지라 당일 상경하여

아침 8시 50분에 여행 출발지인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반포 경남 아파트에 살고있는 딸 아이 집에 가서 하루 밤을 지내고 아침에 출발 예정지인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가면 안성맞춤이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날은 쾌청하고 기온은 섭씨 20도를 오르 내린단다. 여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나라 굴지의 대 기업에서 이런 일이 다반사라니? 자정이 넘도록 야근을 하는 것은 일상처럼 되어 있단다.

사위 아이가 밤 2시가 가까워서 퇴근해서 집에 왔다.. . 밤 2시에야 겨우 잠 자리에 든 사위를 깨우기가 너무 안스럽고

미안해서 딸 아이한테 콜 택시를 부르라고 했다.

아무리 청년 실업이 엄중한 현실이지만 소위 글로벌 규모의 대 기업에서 저토록, 젊은 이들을 혹사(?)  시키고 있다니?

시골에서  평생을 한가롭게(?)  살고 있는 나에게는서울 생활이 여간 힘들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마음 속에 깊이 느껴진다.

 

아들 교육에 메달려  맞벌이를 하고있는  딸 아이가 마음이 쓰이는지 한 마디 건낸다.

아빠 오늘 나도 아침에 회사에서  회의가 없으면 아빠 모셔 다 드릴 수 있는데 …. 아서라!

예야 신경  쓰지마라,  내 마음도 편하고 너희도 괜찮고,  5분이 체 않되서 콜 택시가 도착했다.

현대백화점 주차장 까지는 20분 도 안 걸릴 거리다, 갑자기 딸 아이가 아빠! 오늘은 택시비는 제가 낼 게요.

도착해서 택시비가 더 나오면 아빠 돈으로 채워 넣으세요. ㅎ.ㅎ,    현금 만원을 주면서 손을 흔들며 구경 잘 하시고 내려가세요.

하고,  몇 번이나 뒷 걸음으로 가다가 뒤돌아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어찌나 착하고 귀엽게 느껴지는지,

기특하구나. 자식 노릇 하겠다고  집 앞 도로까지 기어이 따라나왔다가 뒤 돌아가는 뒷 모습이…,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청명한 가을 날씨 만큼이나,.

누군가가 나에게 작은 축복이라도 보내고 있는 걸가?

 

주차장에 도착하니 택시비가 일만 일천 원 이란다.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다 말고 나는 깜짝 싶었다. 아니지!

그러면 우리 딸의 착한 마음을 무시하는 나쁜 아빠가 될게 아닌가?

제가 일부러 애비에게 택시비를 주었는데 그 돈으로 내어야지 ! 카드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지갑에서 천원 한 장을꺼내서 딸이 준 만원 한 장과 합해서 일만 일천원을 택시비로 기분 좋게 지불하고

해 맑은 날씨 만큼이나 상쾌한 기분으로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벌써 친구들은 먼저 와 버스 2대에 나뉘어 타고 대기중이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친구들과 대충 인사를 나누고 우리를 실은 버스2대는 드디어 번잡한 서울시내를 빠져나와

시원한 고속도로 위에서 오늘의 여행 목적지인 포천 아트 밸리와 산정호수를 향해서 달렸다.

 

모두들 고희의 나이를 지나 팔순을 바라보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때로는 무거웠던어깨의 짐을 ,

때로는 찬란했던 가슴의 명패를 훌훌 내려놓고 ,떼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60년전의 티 없는 순수한 세월로빠져 들어가면서 차창 밖으로 흐르는 자연의 아름다운 가을 날의 풍취에 젖어 들어간다.

드디어 첫 목적지 포천 아트 밸리 ,

 

기암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의 장관은 우리들의 눈 길을 모으고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높지 않는 산 등성이에는 모닥불처럼 번져가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모두들 다투어 가을에 물든 자연의 아름다운경관을 ,삼삼오오 앉아서 담소하고있는 친구들의 정다운 모습을,

담고있는 동안 벌써 시간은 그침없이 흘러 시장기가 살며시느껴지는 정오를 지나 1시를 향하고 있었다.

 

음식점의 명소 이동 궁전갈비 집으로 이동하여 달달한 양념 갈비와 술 잔을 건내면서

즐거운 점심시간을 지나 약간의 막간을 이용해 휴식을 가진 후

마지막 여행 목적지 산정호수로 넘어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어 우리들을 반갑게 기다리고 있었다.

 

단풍은 가을 볕에 데인 듯 빨갛게 물들어 있고

가을 오후의 따가운 볕은  눈부신 은빛 윤슬을 잔잔한 호수위를  흐르게 하네.

호숫가 양지 밭엔 함초롬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 가을 잠자리 유혹하고

건너 편 그늘진 솔 숲은 새 단장을 뽐내는 단풍을 부러워하듯 고적하고 고졸하다.

가을 쾌청한 날 고요한 산정 호수의 물결처럼  한가롭고 여유로이

즐거운하루를 소중하게 보낸 53명의 노년의 인생은 황혼에서 아름답다.

 

이렇게 우리들은 2017년 10월 25일서울사대부고 11회 가을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53명을 실은 2대의 버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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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역에 무사히 도착해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오후 5시30분경 각기  즐겨웠던 시간을

가슴에 새기며 아쉬운 작별로 소중한 하루를 추억 속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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