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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은 겨울에만? 여름엔 냉우동이 있다

여름 별미로 떠오른 냉우동

남정미 기자/조선일보

 

제주도 출신 두 청년이 의기투합해 만든 ‘오제제’는 일식에 제주 감성을 덧입힌 곳이다. 제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차’를 넣어 우동면을 만들었다.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우동집이 겨울에만 붐빈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지난 16일 오후 1시 40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우동 카덴’ 앞. 점심때를 훌쩍 넘은 시간임에도 여전히 7~8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일본 쓰지 요리 학교를 졸업한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이곳은 겨울보다 여름 매출이 더 많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작은 우동집 ‘야마타니’ 역시 마찬가지. 낮 12시에 문을 여는 이 가게 앞엔 오픈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매장 안 손님이 주문한 메뉴는 모두 ‘냉우동’.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늘 영업시간이 3시간을 넘지 못한다.

 

◇’붓카케 우동’부터 ‘자루 우동’까지

 

우동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면 요리다. 그중에서도 ‘붓카케 우동’은 일본인이 여름철 가장 사랑하는 우동. 일본 오사카 현지 우동 가게에서 경력을 쌓은 야마타니 김동호(38) 사장은 “‘붓카케(ぶっかけ)’는 일본어로 ‘세차게 뿌린다’ ‘끼얹는다’는 뜻”이라며 “붓카케 우동은 따뜻한 국물 대신 쓰유(간장 다시 국물)를 차가운 면에 부어 먹는 우동”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우동에 들어가는 면은 반죽부터 ‘수타’로 하고, 쓰유도 직접 만든다. 여름철 대표 메뉴 격인 ‘붓카케 우동(8000원)’ 역시 마찬가지. 간 무와 레몬 정도만 간단하게 올려 나온 붓카케 우동은 선도 좋은 생선회를 먹을 때처럼, 면 본연의 맛에 좀 더 집중해 먹으면 좋다. 우동만 먹기 심심하다면, 어묵의 일종인 치쿠와 튀김(1000원) 또는 새우튀김(2000원)을 권한다. 무엇을 곁들여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야마타니 우동'의 '붓카케 우동'.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요즘 서울에서 가장 잘나가는 돈가스 집으로 꼽히는 ‘오제제’는 실은 ‘자루 우동(1만원)’ 맛집이기도 하다. 일본 유명 우동집인 ‘야마토 우동’ 출신 박상준(33) 대표와 돈가스 가게에서 경력을 쌓은 김지훈(30) 대표가 의기투합한 곳. 2020년 6월 서울 용산구 동자동(서울역점)에서 시작한 오제제는 현재 명동, 광화문, 강남점으로 매장이 늘어났다.

 

원래 자루 우동은 ‘대나무 등으로 엮어서 만든 그릇’을 가리키는 일본어 자루(ざる)에서 온 말. 면을 삶아 찬물에 씻어 체(자루)에 담아 내고, 쓰유에 찍어 먹는 우동을 뜻한다. 오제제는 자루 대신 나무나 돌 그릇 위에 얼음을 소복이 깔고, 녹색 면을 올리는 플레이팅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자라, 제주에서 보고 먹은 재료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며 “겨울철 제주 눈밭에 서 있는 푸른 솔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젊은 층 사이에선 말차가 주는 색감 덕에 ‘슈렉이 기부한 머리카락’이란 이색 별칭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연희동 '우동 카덴'의 냉우동.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자작하게 얼음 띄운 ‘한국식 냉우동’

 

연희동 카덴에는 자루 우동, 붓카케 우동뿐 아니라 좀 더 한국적인 냉우동도 있다. 5~9월에만 먹을 수 있는 ‘카덴 냉우동(8000원)’이다. 송성준 카덴 요리부장은 “쓰유만 부어 먹는 붓카케 우동은 아무래도 한국 사람은 낯설게 느끼거나, 또 얼음이 없어 이게 왜 냉우동이냐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런 점을 보완해 처음부터 쓰유에 얼음을 자작하게 넣어 내는 우동이 ‘카덴 냉우동’이다. 따뜻한 우동에 들어가는 면보다 얇은 ‘호소면’을 사용해 식감이 좋고, 얼음 때문에 시원함이 더 즉각적으로 느껴진다.

 

라임을 꽃처럼 띄워내는 ‘라임 냉우동(1만1000원)’도 별미다. 라임 즙을 국물에 직접 짜서 넣었을 뿐 아니라, 슬라이스한 라임을 국물에 띄워 라임의 산미와 향이 우동에 골고루 배게 했다. 송 부장은 “라임의 산미가 밀가루의 비린 맛을 잡아주고, 라임 향은 산뜻함을 더한다”고 했다.

 

연희동 ‘카덴’의 ‘라임 냉우동’.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카덴은 3번까지 면 추가가 무료로 가능해, 면 인심 후하기로도 유명하다. 다만 냉우동은 면이 얇아 쉽게 불기 때문에 면 추가가 어려워, 사전에 ‘양 많이’를 요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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