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김형석의 100세일기] 나는 옛날사람…

헬렌 켈러의 강연을 직접 들었다

 

[아무튼, 주말]

 

내가 옛날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예를 든다.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직접 들었고,

윤동주 시인과 한 반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큰

사건도 있다. 나는 중학교 2~3학년 때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알려진 두 외국 저명인사의 강연을 들었다.

 

 


일러스트= 김영석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일본 사회를 비롯해 미국과 서구

기독교계에도 알려져 있던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1888~1960)

라는 사회운동가 겸 베스트셀러 작가가 숭실학교 강당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평양의 유지 약 1500명이 그날 강연을 들었다.

나는 그의  강연 첫 부분을 이렇게 기억한다.

 

 

"내가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날 때 조선을 다녀간 친구들이

'평양 모란봉 경치가 훌륭하니까 꼭 들러보라'고  권고했다.

을밀대를 내려오면서 대동강 변을 걷는데 오른쪽에 한국 정서를

풍기는 기와집이 보였다. 가까이 가니 '평양기생학교'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내 어머니 생각을 했다.

지방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어머니는 기생만도 못한 천한 여자였다.

아버지가 정치를 한답시고 그 지역을 다니다가 한 여자에게서

나를 사생아로 태어나게 했다. 아들이라 집으로 데려다 키웠는데

어머니가 누군지 모르고 살았다.10대 후반에 크리스천이 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지우고 싶었다. 그러나 하느님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한 것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 여러분은 우리

어머니처럼 버림받는 여성을 만들지 말아주시기 바란다."

 


그는 일본의 중국 침략에 반대했고 조선 점령을 비판해 옥고도

치렀다.'사선을 넘어서'라는 3부작은 외국어로 번역되었는가

하면 국제적으로도 일본을 대표하는 크리스천이었다. 태평양 전쟁

후에는 일본 왕실의 초청을 받아 일본 노동계를 위한 사회운동

역사를 일왕에게 강의하기도 했다. 나도 대학생 때 몇 차례 더

그의 강연을 들었고 애독자이기도 했다.

 


다른 한 사람은 미국의 헬렌 켈러(1880~1968) 여사이다.

그는 태어난 지 19개월 만에 열병으로 시각과 청각을 잃었다.

일곱 살 때 스승 앤 맨스필드 설리번의 정성 어린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알파벳을 써가며 글을 배웠고, 선생의

후두에 손을 얹어 촉각으로 발음을 연습했다. 그 결과

1904년에 래드클리프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했다. 그 뒤부터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기적의 주인공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14년에는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그의 생애가 영화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나의 삶' '헬렌 켈러의

비망록' 같은 저서를 남겼다. 헬렌 켈러 여사는 세계 일주 여행과

강연을 하면서 평양에 들렀고 우리 학교 채플 시간에 설교도 했다.
85년 세월이 지났다. 지금도 나는 사명이 주어진 노력에는 불가능이
없다고 믿는다. 기적은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조선일보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96 祝 뜻 깊은 사대부고 졸업 50주년 기념식에 다녀와서 [1] 전준영 2009.04.03 249
18395 [re] 아이구 힘들어! 황영호 2009.04.03 102
18394 [re] '졸업 50 주년을 축하하며 - <'여름용' 日記 (1026) > [1] 황영호 2009.04.03 163
18393 ▶ 복을 지니고 사는 방법 [5] 임효제 2009.04.04 146
18392 ★ 똥파리(한국 2008) 소개합니다. [10] 이정란 2009.04.04 151
18391 다행과 불행 [1] 민완기 2009.04.06 124
18390 [re] '광화문 근처의 행복 --- <'여름용' 日記 (1029) > 민완기 2009.04.06 104
18389 50주년 기념 남도 답사 여행을 다녀와서 !! [3] file 전준영 2009.04.06 245
18388 다행의 원천 [1] 민완기 2009.04.07 136
18387 고국에서(1) [9] 김세환 2009.04.07 229
18386 주거니 받거니 (193) / 解逅 [4] 김영종 2009.04.07 185
18385 부고 11회 졸업 50주년 기념 1 - 기념식 [4] 이문구 2009.04.07 274
18384 卒業 50週年記念 旅行 ( 南道 山寺巡禮 ) 1 [4] 김진혁 2009.04.07 185
18383 졸업 50주년 기념 2 - 테마여행 1일(출발, 나주, 영암, 강진) [5] 이문구 2009.04.07 235
18382 졸업 50주년 기념 3 - 테마여행 2일(강진, 순천, 구례) [8] 이문구 2009.04.08 256
18381 卒業 50週年記念 旅行 ( 南道 山寺巡禮 ) 2 [3] 김진혁 2009.04.08 163
18380 [re] 고국에서(1) 민완기 2009.04.08 77
18379 진주성 [14] 김동연 2009.04.08 185
18378 주거니 받거니 (194) / 無音의 世界로 [8] 김영종 2009.04.08 129
18377 ▶ 날으는 매조 ‘아침 고요 수목원’에 떨어질 뻔하다. [12] 임효제 2009.04.08 201
18376 [re] ▶ 날으는 매조 ‘아침 고요 수목원’에 떨어질 뻔하다. [2] 민완기 2009.04.08 94
18375 4월 분수회 모임 오찬과 산책 [2] 전준영 2009.04.08 149
18374 졸업 50주년 기념 4 - 테마여행 3일(구례. 진주, 사천) [7] 이문구 2009.04.08 277
18373 고국에서(2) [2] 김세환 2009.04.08 147
18372 [re] 고국에서(2) 민완기 2009.04.08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