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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편지 훔쳐보기(2)

2020.06.13 10:20

박문태 조회 수:106

필규에게(2),

 

우연히도 내가 1985년에 한국교육학회 연례 학술논문 발표회에서 발표한 ‘Assumption과 Comprehension'에서 Assumption 부분의 핵심사항이

그 弔辭에서, a verbatim translation 도 안되는 것으로 번역되어 있어서 작심하고 아래에 제시하려고 한다. ‘괜히 왔다 간다’가 인쇄물로

남겨져 있으니 언젠가는 누구로부터 지적을 받을 것이 두려워, 천하부고 졸업생, 영문학도 필규가 그 점은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려고 바로 잡는 것이다. ‘괜히 왔다 간다’가 거의 필규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의 그 해설에 앞서 Lancaster 교수가 ‘Assumption’이라는 낱말을 쓴 배경을 풀이해야 할 것 같다. 동시에 내가 어찌 Lancaster 교수의

意圖까지 알고 있느냐? 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重光의 속마음까지 推定하는 飛躍도 해야 할 것 같다.

高昌律(重光의 俗名)은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나는 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는 것을 어려서, 대여섯 살 때부터 體感하고 있었을 것이다.

출처마다 약간 다르지만, 高昌律이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되고 한국으로 왔다면 그때는 歸還同胞 신세였을 것이다. 고창률은 나보다

다섯 살 위이다. 내가 전주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교 운동장 건너편 큰길가의 헌 건물에 귀환동포들이 거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열한 살 먹은 고창률이 어떤 생활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학교의 반 동무들에게 자랑할 것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自尊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저 잘난 맛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특히 그가 더 커서(중학생일 때?), 비 오는 날, 어머니가 군인 아저씨와 한 방에 있었던 것을, 마당에 들어서서 마루 끝에 있던 군화와 어머니

신발을 보고, 그 길로 家出하여 바다로 뛰어들기도 하고, 구걸도 하다가 한라산으로 올라가 한 여름을 毒蛇를 잡아먹으며 집으로 내려오지

않았던 것을 보면, 어떤 충격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나도 이와 비슷한, 한 맺힌 추억이 있어서 그렇다. 고창률은 더 커서 해병대에 갔다가

첫 휴가로 집에 왔을 때에도 군화와 어머니 고무신이 나란히 놓여 있어서, 그길로 부대로 되돌아가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여 중이 되었다

. 어머니와 같이 있던 군화의 주인이 하나인지 둘인지는 모른다.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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